[그린란드 패권 싸움] 트럼프 변수, 세계 질서 재편 신호

23일(현지시간)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전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참석 중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한 이후 북극과 그린란드에 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며 "그린란드에 대해 완전한 접근권을 확보했고 여기에는 시간 제한도 끝도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를 통해 핵심 광물 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는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병한 유럽 8개국에 대한 관세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는 오는 2월1일부터 10%, 6월1일부터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반자치 영토이며 미국 군대는 1951년 맺은 협정을 통해 조약에 따라 그린란드에 주둔해왔다. 미국과 중국 간 견제가 치열해지는 가운데 최근 몇 년간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 빙하가 녹으며 핵심 광물과 북극 항로의 가치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앞서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동맹국에 대해 군사력 사용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트럼프가 동맹국과의 관계에서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을 내세울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대서양 동맹에 대한 서방국가 지도자들의 신뢰가 이미 크게 훼손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다른 중견국들의 연대를 촉구하며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들이 무역, 공급망과 금융 인프라를 경제적 압박의 수단으로 무기화해 글로벌 질서가 균열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동맹국들은 새로운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이 조기에 무역 협상을 추진했음에도 50%의 관세를 부과했던 인도는 지난해 가을 중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며 관계를 복원했다. 이는 2024년 국경 충돌 이후 경색됐던 관계를 개선한 것이다. 캐나다 역시 최근 중국 전기차, 카놀라유와 농산물 수출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예비 무역 협정을 체결해 에너지와 우라늄 거래를 위한 길을 확보했고 수년간 긴장됐던 관계를 완화했다.
BCA리서치의 마르코 파픽 수석 전략가는 "전 세계 다른 국가들에게 트럼프는 가장 좋은 일이었다"고 말하며 트럼프를 통해 일부 국가들의 과도한 트럼프 의존도가 드러나면서 각국이 다변화, 지출 확대와 개혁 추진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캐나다의 경우 수출의 80%가 미국에서 발생한다.
파픽은 달러 약세와 함께 향후 해외 자산이 미국 자산을 능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미국 패권의 단극 세계를 전제로 한 포트폴리오에서 강대국 경쟁이 공존하는 다극 세계에 맞는 포트폴리오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이 아닌 해외 주식의 추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 전 세계 주식을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MSCI 올컨트리 월드 인덱스는 지난 1년간 34% 상승했다.
또한 당분간 유럽의 결속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사태를 유럽이 겪어온 그 어떤 사건보다도 큰 경종이라고 표현하며 유럽의 자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그린란드의 주권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에 맞서며 지난해 도출된 유럽연합(EU)-미국 간 예비 무역 합의의 승인 절차를 중단했으며 긴장 완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아시아그룹의 선임자문이자 영국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외부 자문인 소피아 개스턴은 나토 사무총장 마르크 뤼터가 합의 틀을 협상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영국 역시 설계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고 전했다. 이 합의 틀은 키프로스 등 해외 기지에 대해 주권을 유지하고 있는 영국의 기존 관계 모델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스턴은 영국이 물밑에서 덴마크와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군 기지에 대한 주권 소유 여부 등 세부사항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자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전 수석 투자전략가인 레베카 패터슨은 "미국과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지만 다변화는 가능하며 실제로 국가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조용하고 수면 아래에서 진행되는" 다변화라고 설명했다.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켈리 멀티에셋 부문 글로벌 총괄은 세계 질서가 변화해 국방비 지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며 미국이 이미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을 앞서기 위해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가 과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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