儉 항소 포기 ‘대장동 2심’ 첫 재판… 대형 로펌 선임한 업자들 “추징보전 풀어야”
피고인 전원 출석해 혐의 부인
항소 포기한 검찰은 “의견 없어”
변호인들 다음 재판서 1시간 PT 예고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으로 원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민간업자들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범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내 대형 로펌 변호사를 선임한 이들은 대대적인 증인 신문을 예고하며, 재산에 걸려 있는 추징보전도 풀라고 요구했다. 반면 항소를 포기한 검찰은 재판에서 “특별한 의견이 없다”고 밝혔다.

민간업자 측은 원심판결에 수긍할 수 없다며 각자 추가 입증 계획을 밝혔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자신과 남 변호사가 나눈 통화 내용 녹취록을 증거로 내겠다며 남 변호사에 대한 증인 신문이 필요하다고 했다. 원심에서 신문이 이뤄지지 않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 전원을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국선 변호사 1명과 함께 재판에 임했다. 그는 “(사선인 1심 변호사가) 금전 문제로 2심은 어렵다고 하는데 어떻게든 1심을 보신 분이 나을 것 같다”며 사선 변호사를 선임할 때까지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 측 역시 “1심의 심리가 많이 미진했고, 판결문을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횡령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증인 3명을 신청하겠다고 했다.
정 회계사 측은 1심에서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된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고, 남 변호사가 1심 결심 이후 다른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기존 진술을 번복한 만큼 이 두 명에 대한 증인 신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그간 유 전 본부장에게 간 일부 자금이 과거 이재명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알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하반기 재판에선 수사 과정에서 검사에게 압박을 받아 허위 진술했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화천대유에 유리하도록 공모 지침서를 작성하고,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도록 해 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2021년 10월부터 차례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31일 김씨에게 징역 8년과 428억원 추징을 선고했다. 대장동 사업을 설계해 처음 시작한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에겐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5년을 판결했다. 또 공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을 총괄한 유 전 본부장에게 징역 8년과 벌금 4억원과 추징 8억1000만원을, 남 변호사 추천으로 공사에 들어가 투자사업팀장으로 일한 정민용 변호사에게 징역 6년과 벌금 38억원, 추징금 37억2200만원을 선고했다.
원심은 이들의 업무상 배임 혐의를 유죄로 보면서도 공사의 손해액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김씨 등이 서판교터널 사업 등과 관련해 공사 내부 비밀을 받았다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도 무죄로 봤다.

이날 재판에서 재판장은 제삼자의 추징보전 취소신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씨와 남 변호사 측도 “추징보전 결정의 근거가 된 이해충돌방지법이 1심에서 무죄로 확정됐기 때문에 추징보전 자체가 실효(효력을 상실)됐다. 검찰은 해제 등 적절한 조처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씨와 남 변호사 측은 “우리가 취소신청을 한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재판이 끝나고 변호인들과 웃으며 악수하며 퇴정했는데, 이때도 변호인에게 “저거(추징보전 취소신청) 우리가 신청한 거 아니죠?”라며 재차 확인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절차를 마치고 올 3월13일 첫 공판기일을 열기로 했다. 특별기일로 진행되는 이 재판에서 변호인단은 30분에서 1시간가량 발표를 통해 항소 이유를 상세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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