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15%'...스테이블코인 저축 열풍

전시현 기자 2026. 1. 24. 09: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외 거래소·DeFi 플랫폼 통해 최대 150만원 수익
박성준 동국대 센터장 "준비금 투명성·감사 여부 확인"
ai로 그린 스테이블코인 /이미지=챗GPT

|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해외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격 변동성이 거의 없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디지털 예금'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해외 거래소나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을 통해 은행 예금 금리의 3~5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내세운 상품이 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커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되지 않아 국내 거래소에서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 정부와 여당은 올 1분기 안에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이더리움처럼 가격이 출렁이는 자산과 달리 달러·유로 같은 법정화폐나 금 등 실물자산 가치에 1대 1로 연동되도록 설계돼 가격 변동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예컨대 1000만원을 1년간 맡길 경우 국내 은행 정기예금(연 2.5% 가정)은 이자 약 25만원 수준이지만 해외 플랫폼에서는 연 4~6%(40만~60만원)를 제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더 공격적인 전략을 쓰면 연 10~15% 수익률을 내세우는 경우도 있어 단순 계산으로는 은행 예금 대비 최대 6배에 이른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같은 '스테이블코인 저축' 확산은 시장 성장세와도 맞물린다. 23일 글로벌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게코가 발표한 '2025년 연례 가상자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025년 한 해 동안 48.9% 성장해 3110억달러(약 458조원)를 기록했다.

미국 블룸버그는 2025년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가 33조달러(약 4경8600조원)에 달했고 4분기에만 11조달러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흐름이 연평균 81% 성장해 2030년 56조6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해외 거래소 예치로 연 4~6% 수익

개인 투자자가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는 해외 거래소 등 중앙화 금융(CeFi) 플랫폼의 예치 상품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스테이블코인 예치 이자를 제공하지 않지만 해외 거래소는 상황이 다르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USDC·USDT 등)을 맡기면 연 4~6% 수준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실제 사례도 있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는 2025년 USDC 예치자에게 기본 2%에 보너스 10%를 더해 연 12% 이자율을 제공했으며 유럽 기반 가상자산 대출·예치 플랫폼 넥소는 USDC에 대해 최대 연 12% 수익률을 제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에 예치된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거래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대출되거나 각종 금융 서비스에 활용된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예치자에게 이자로 돌려주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해외스테이블코인 수익률 비교표 /챗GPT

◆ DeFi 렌딩으로 연 3.5~5% 수익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을 통한 렌딩(대출) 방식이 있다. 은행이나 거래소 같은 중개자 없이 블록체인 스마트 계약을 통해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다. 아베(Aave), 컴파운드(Compound) 같은 대표 렌딩 프로토콜에 스테이블코인을 맡겨 연 3.5~5% 수준의 APY(연환산수익률)를 받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1000만원 기준으로 연간 35만~50만원 수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여기에 플랫폼 거버넌스 토큰 보상까지 더해지면 체감 수익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

DeFi가 내세우는 장점은 '비수탁형' 구조다. 이용자가 자산을 거래소에 맡기는 형태가 아니라, 본인 지갑이 통제권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거래소 파산 위험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다만 그만큼 스마트 계약 오류나 해킹, 청산 등 DeFi 특유의 위험도 함께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유동성 공급·이자농사로 연 15%까지

수익률을 더 끌어올리려는 투자자들은 탈중앙화 거래소(DEX)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이자농사(파밍)' 같은 전략을 구사한다. 커브 파이낸스 같은 스테이블코인 특화 DEX는 유동성 공급자에게 거래 수수료 일부를 나눠준다. 업계에 따르면 커브의 3pool(USDT-USDC-DAI)은 거래량이 많은 시기 연 8%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

레버리지를 섞은 복잡한 전략도 거론된다. 기령 DeFi 플랫폼에서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해 4.7% 이자를 받고 이를 담보로 다른 코인을 2.4% 금리로 빌려 재예치해 3.3% 수익을 추가로 얻는 식이다. 이런 대출-재예치를 반복하면 최대 연 15% 수준 수익률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리스크도 커져 초보 투자자에게 권장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 '수익형 스테이블코인' 등장···보유만으로 이자 적립

최근에는 지갑에 보유하기만 해도 이자가 자동으로 쌓이는 '수익형 스테이블코인'도 등장했다. 별도의 예치나 복잡한 절차가 없어 편리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예컨대 2024년 6월 출시된 리프트달러(USDL)는 매월 자동으로 약 5% 연이율로 이자를 지급한다. 1000만원을 리프트달러로 보유하면 1년에 50만원이 자동 적립되는 구조다.

미국 블록체인 기업 피겨마켓이 발행하는 YLDS는 블랙록의 프라임 머니마켓펀드 투자 수익을 매월 배분하며 연 3.85% 이자를 자동 지급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YLDS를 승인해 금융상품으로 인정하면서, YLDS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합법적 '디지털 달러 예금통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에테나랩스의 USDe는 델타 중립 헤징 전략과 선물 시장 펀딩 수수료를 활용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2024년 연평균 약 19%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2025년 들어 6~7%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설명이 나온다. 블록체인 리서치 업체 라이카에 따르면 USDe는 현재 약 63억달러(약 9조3000억원)의 예치금을 보유하고 있다. 1000만원 기준으로는 연간 60만~70만원 수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 예금자보호 없어···디페깅·해킹 위험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재테크가 은행 예금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높은 수익률은 그만큼의 위험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차이는 예금자보호가 없다는 점이다. 은행 예금은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보호되지만, 스테이블코인에는 그런 안전장치가 없다. 거래소나 플랫폼이 해킹당하거나 파산하면 원금을 잃을 수 있다.

'디페깅(페그 이탈)'도 대표적 위험이다. 1달러에 고정돼야 할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0.9달러, 0.8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가상자산 해외 전문매체 블록미디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USDe가 일시적으로 달러 페그를 이탈한 사례도 있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발행사의 준비금 투명성과 정기 감사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고이자 상품일수록 플랫폼 신뢰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치형 상품은 락업 기간, 출금 제한, 이자 변동 조건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며 "무엇보다 원금 보장을 약속하는 상품일수록 고위험에 해당하므로 어느 정도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비댁스 관계자도 "스테이블코인은 안전해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누가 발행했는가'를 따져봐야 한다"며 "이자가 높을수록 금융 구조를 먼저 의심해야 하며 규제·환전·출금이 막히는 순간 '현금'이 아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신뢰로 돌아가는 자산"이라며 "무엇보다 준비금이 충분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커스터디(수탁)로 분리 보관돼 있어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자산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주요 리스크로 스테이블코인 디페깅 위험, 플랫폼 해킹 및 파산 위험, 이자율 변동, 규제 변화, 기술적 오류 등이 있다"며 "검증된 대형 플랫폼을 이용하고 자산을 분산해서 예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소액으로 시작해 경험을 쌓은 후 점차 금액을 늘리는 게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 국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추진···2월 초 규율 체계 마련

정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을 추진하고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종합 규율 체계를 내달 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에는 발행사 인가제, 100% 이상 안전자산 보유 의무화 등이 골자로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화되면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다양한 재테크 방법이 합법적으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발행사의 직간접적인 이자 제공을 강하게 제한하는 흐름이 있어 국내 규제가 어떤 방향으로 설정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시현 기자 

Copyright © 한스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