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AI야말로 부처일지 모른다

오진영 기자 2026. 1. 2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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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로 쏟아지는 책은 6만 2865종(2023년 기준). 모든 책을 읽어볼 수 없는 당신에게 머니투데이가 먼저 읽고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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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석가라는 한 인물의 위대함을 숭배하기보다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대전제 아래 끝없이 의심하고 탐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승려와 AI가 끝없이 논쟁하는 장면에서는 생각이 다른 사람이라면 불편한 대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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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MT문고]-'석가 웃다'
[편집자주] 매년 새로 쏟아지는 책은 6만 2865종(2023년 기준). 모든 책을 읽어볼 수 없는 당신에게 머니투데이가 먼저 읽고 추천해 드립니다. 경제와 세계 정세, 과학과 문학까지 책 속 넓은 세상을 한 발 빠르게 만나보세요.

/사진제공 = 지혜의나무

불교는 첨단 기술에 가장 거부감이 없는 종교 중 하나다. AI(인공지능)나 VR(가상현실)부터 로봇 기술까지 범위도 다양하다. 한 영화에서는 로봇이 깨달음을 얻자 '부처가 되었다'며 가르침을 청하는 승려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올해 조계종 총무원장의 새해 첫 인사도 'AI 시대를 대비하자'는 말이다. AI는 불교를 어떻게 생각할까?

정경스님과 챗GPT가 나눈 이야기를 담은 '석가 웃다'는 이 의문을 다룬 책이다. 저자가 끊임없이 던지는 화두에 대해 챗GPT가 응답하고 또 질문하는 흐름으로 구성됐다. 석가의 가르침이나 미륵 신앙 등 불교 사상은 물론 노자의 사상이나 사기·호메로스 등 동서양의 고전들까지 주제도 다양하다.

때로는 의견이 다르거나 결론을 내리지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야말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끝없이 의심하고 탐구해야 한다는 불교의 '화두'에 걸맞다. 책은 석가라는 한 인물의 위대함을 숭배하기보다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대전제 아래 끝없이 의심하고 탐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기존의 불자들이 생각하는 대목과 궤를 달리하는 부분이 많다. 석가를 절대화해 불교가 기복종교로 치달았다는, 파격적이라고까지 느껴지는 주장도 거침없다. 승려와 AI가 끝없이 논쟁하는 장면에서는 생각이 다른 사람이라면 불편한 대목도 있다. 그러나 수행과 깨달음의 종교로서 불교를 탐독하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가장 좋은 안내서다.

여러 주장과 해석이 오가지만 결국 저자의 생각대로 논의가 전개된다는 점은 아쉽다. AI가 저자의 물음에 대해 건네는 칭찬이나 의견을 수정하는 대목은 토론보다는 AI의 입을 빌린 강연에 가깝다는 느낌을 준다. 불교 교리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독자라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저자는 가야산 해인사에서 출가한 뒤 참선요가를 연구해 온 승려다. '버려서 아름다운 것들', '순간순간이 항상 옳고 완벽할 뿐' 등 여러 책을 썼다.

◇석가 웃다, 지혜의나무, 3만원.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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