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전망 2026] 청년·지역사회 잇고…공동체 힘으로 서비스 공백 메워야
청년·지역 상생 통해 정착 유인
비즈니스 협력 돕는 정책 필요
농촌주민 조직·지자체 힘모아
수요 맞춤형 사회서비스 제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우리나라 고령화율은 21.2%다. 반면 전형적인 농촌에 해당하는 읍·면 지역의 고령화율은 29.7%에 달한다. 이처럼 인구 고령화에 따라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이 활력을 되찾으려면 ‘청년’을 불러들이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할 토대를 다져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청년의 농촌 정착 위해 ‘지역사회 상생’ 필요=농경연이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개최한 ‘농업전망 2026’에선 농촌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 청년이 다시 돌아오도록 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015년 25.4% 수준이었던 농촌의 청년인구(19~39세) 비율은 2020년 23.7%, 2024년 22.0%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농촌과 도시 지역의 청년인구 비율 격차도 2015년 4.4%포인트에서 2024년 5.5%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다만 상황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권인혜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농경연이 도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20대의 44.3%, 30대의 48.1%가 농촌에서 버킷리스트를 실현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며 “이는 적지 않은 청년들이 관계인구로서 농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청년들이 관계인구를 넘어 농촌의 정주인구가 되려면 지역사회와의 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권 부연구위원은 “농촌에선 집을 구할 때도 온라인이 아닌 사람을 통해 정보가 전달되는 만큼, 지역사회와 상생하지 않는 청년은 농촌 특유의 사회적 자본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에서 농촌문화공간을 운영하는 이지현 뭐하농 대표는 “지난 10년간의 귀농 경험과 주변 청년농 사례 등을 되돌아보면 일자리, 삶의 질, 지역주민과 커뮤니티 형성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청년이 농촌에 정착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전남 강진의 ‘청년협동조합 편들’의 경우 이주 청년이 운영하는 양조장에 지역 후계농들의 쌀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협력해 청년 정착과 지역사회 활력 강화라는 긍정 효과를 이끌어냈다.
권 부연구위원은 “청년과 지역사회의 상생이 자체적으로 만들어지기는 어렵기 때문에 도시 청년과 농촌 청년, 청년과 지역의 기성세대간 비즈니스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비스 사막’ 농촌, 공동체로 극복해야=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려면 우선 인프라가 부족한 소위 ‘서비스 사막’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단적인 예로 2024년 기준 면지역 1인가구의 49%가 65세 이상인 노인가구지만, 농촌에는 이들의 돌봄을 책임질 의료·요양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농촌소멸이 더욱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이순미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농촌 사회서비스는 민간시장의 부재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서비스 제공 주체를 외부에서 주민 주도로 완전히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정부는 농촌 사회서비스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23년 ‘농촌지역 공동체 기반 경제·사회 서비스 활성화에 관한 법률(농촌경제사회서비스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농촌 주민들이 공동체를 꾸려 자발적으로 농촌 경제·사회 서비스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부연구위원은 “성공적인 주민 주도 서비스 공동체는 협동조합과 같은 법인 형태로 주로 조직화됐고,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조직이 긴밀하게 연결됐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충남 홍성에서는 개별 세탁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지자체와 주민공동체가 협업한 ‘행복나눔빨래방’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홍성군이 공간을 제공하고, ‘함께하는장곡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을 맡는 구조다.
이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성공 모델을 농촌 전체로 확산하기 위해선 주민들이 스스로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진단하고 제공하는 법인을 설립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주민과 지자체가 사회서비스 공급 계획을 수립하고 협약을 체결하면, 농림축산식품부와 지자체가 예산·인프라를 지원하는 ‘농촌서비스 협약’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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