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닮은꼴 신천지 수사…'교주 지시·유착 목적' 규명 관건

김기성 기자 2026. 1. 2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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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본, 교주-2인자 지시 관계 입증 과제…통일교 의혹과 유사
조직표 동원 목적은?…유착 목적-교단 이권 관계 규명 난제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왼쪽)과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총회장./ⓒ 뉴스1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정교유착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을 둘러싼 의혹 수사를 위해 연일 교단 탈퇴자들로부터 기초 사실관계를 파악해 나가고 있다.

집단 당원 가입이 교주 이만희 총회장의 지시에서 비롯됐음을 입증하고 이같은 시도를 벌인 계기를 밝히는 것이 합수본 수사의 성패를 결정할 전망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지난 19일부터 신천지에서 제명된 간부들을 연이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혹, 신천지 2인자로 불린 전 총무 고 모 씨 관련 횡령 의혹 사건 등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국힘 尹 경선·전당대회·총선 개입까지…한나라당 시절도 확인

합수본이 들여다보는 신천지의 주요 정교유착 사건은 △2021년 11월 국민의힘 20대 대선 후보 경선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2024년 총선에 이르기까지 이뤄진 대규모 신도 당원 가입 의혹 등이다.

신천지의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개입 의혹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의혹 제기가 발단이 됐다. 홍 전 시장은 이 총회장 만난 자리에서 신도 10만여 명이 국민의힘 책임 당원으로 가입해 당시 경선 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른바 '10만 당원설'을 제기했다.

합수본은 지난 19일 신천치에서 제명된 관계자 A 씨 조사에서 "2021년 윤 전 대통령이 선출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지도부의 당원 가입 지시가 있었다. 지역별 할당량이 있었고 이를 채우기 위한 구체적인 지시도 내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신천지에서 제명된 관계자들은 신천지 교단 자체가 보수 지지세가 강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막아줬다는 인식에서 그에게 '보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전했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필라테스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신도들의 대규모 당원 가입을 추진한 사실도 파악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뉴스1'이 확보한 2023년 신천지 내부 간부들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면 신천지는 '필라테스 작전'을 수행하면서 △문자로 권면하면 안 됨 △권면은 대면으로 할 것 △신용불량자는 권면에서 제외 △중립의무 있는 공직자에게 권면 안 됨 등으로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

신천지 탈퇴자들은 이같은 방식 등을 통해 최근까지 국민의힘에 입당한 신도 규모를 약 5만 명이라고 전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알려진 신천지 전체 신도 31만여 명에서 약 16% 규모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지난 2020년 3월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총회장 특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2020.3.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신천지 수사 '이만희 지시·정치권 접촉 목적' 입증이 관건

신천지의 정당 가입 의혹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과 양상이 유사하다.

통일교의 한학자 총재와 교단 2인자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김건희 여사 등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여사 측이 지원하는 당대표 후보의 선거를 돕는 대가로 통일교에 대한 국회의원 비례대표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혐의(정당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 전 본부장은 한 총재와 공모해 김 여사 측의 제안을 수락했고, 한 총재의 지시·승인에 따라 교인 2400여 명을 국민의힘에 입당시킨 것으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수사 결과 파악됐다.

또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은 정당법 위반 혐의 사건 외에도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에게 교계 현안 청탁을 위해 정치자금 총 1억 4000여만 원을 쪼개기 후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 총재 측은 해당 후원이 윤 전 본부장의 개인적 일탈이지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윤 전 본부장은 한 총재의 지시가 없으면 불가능했다는 입장을 보이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통일교 사건에서처럼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신천지 교인들의 당원 가입이 교주 이 총회장의 지시에서 비롯됐는지 규명하는 것이 향후 합수본 수사의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합수본은 최근 신천지 전 간부로부터 "1인자인 이 총회장의 재가 없이는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신천지가 대규모 신도 동원을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현안이 무엇이었는지 규명하는 것도 합수본의 과제로 꼽힌다.

앞서 통일교의 경우 '한일해저터널', 캄보디아 메콩피스파크 사업, 비무장지대 평화공원 설치 등 사업을 현실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치권에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이단 관련 연구를 지속해 온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신천지의 정치권 접촉 확대가 교리 모순, 교주의 고령화 등 교단 내부의 조직 약화 요인을 일거에 해소하기 위해 진행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탁 교수는 "95세의 교주, 거듭되는 후계 구도 실패, 14만 4000명이란 교리에서 모순이 드러난 점, 그리고 코로나19까지 겪으면서 신천지 입장에서는 일시에 전화위복하는 계기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핵심 권력층과 접촉해 우호 관계를 형성하면 보다 수월하게 신도를 통제하고 안정적인 후계시스템을 만드는 데까지 이를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부터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고, 최근 선교 거점(종교시설) 확보 과정에서 지역 주민, 지방자치단체와의 갈등을 지속하고 있어 정치적 지원이 분명히 필요한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신천지는 통일교에 비해 강한 조직력과 통제력을 가지고 있고, 신도가 31만 명이 넘어 국내 동원력에 있어서 효과를 낼 수 있는 점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이끌게 된 김태훈 본부장(대전고검장). 2026.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신천지 2인자 21억대 횡령 혐의 수사…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지나

합수본은 신천지 2인자로 불린 전 총무 고 모 씨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사기 혐의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을 예정이다.

2017년부터 2024년까지 교단 총무를 맡은 고 씨는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혹을 실질적으로 지휘한 인물로 지목되기도 했다.

고 씨는 2020년 2~3월 방역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이 총회장을 위해 '법무비'가 필요하다며 12지파장들로부터 총 21억 원을 받고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고 씨는 지파장들에게 "이 총회장 재판비에 사용해야 한다"며 "판·검사와 정치인 로비를 해야 하는 데 돈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고 씨 고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고 씨 등 신천지 고위 간부 3명이 2017년 9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약 2년 11개월간 '이 총회장의 지시 또는 승인을 받았다'고 속이고 12지파장들에게서 총 113억여 원을 수금해 사적 유용했다는 내용이 담긴 68쪽 분량 내부 고발 보고서도 확보했다.

고 씨가 당원 가입 의혹의 사실상 실행자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100억 원대 횡령 자금이 정치권·법조계에 로비 자금으로 쓰였는지, 단순 착복인지도 향후 합수본 수사로 밝혀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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