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이혜훈 해명에도 여야 “변명 안돼”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6. 1. 24.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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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후보자 인사청문회
부정청약 의혹에 해명하자
與도 “당첨후 부부동거” 질타
野, 갑질정황 녹취 틀며 압박
투기의혹·子부정입학도 따져
李, 내란동조 논란에만 사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국회(임시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재훈기자]
우여곡절 끝에 23일 열린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여당 의원까지 이 후보자에게 의혹 해명을 두고 질타하는 모습이 연출됐지만 대다수 의혹은 제대로 해명되지 않았다. 특히 이 후보자의 서울 반포 아파트 청약을 두고 장남의 위장 미혼·전입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는 아들 부부의 파경 위기 때문이라는 설명까지 나왔다.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배우자의 ‘래미안원펜타스’ 아파트 청약 당첨과 관련해 제기된 위장 전입 및 부정 청약 의혹에 “장남이 결혼식을 올렸으나 직후 관계가 악화해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살았다”고 해명했다. 청약가점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혼 상태를 유지한 것이 아니라 자녀의 가정사 때문에 불가피하게 가구원으로 남게 됐다는 취지다. 이 후보자는 배우자가 2024년 8월 해당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것과 관련해 결혼한 장남을 부양가족으로 신고하며 청약가점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재훈기자]
여야 모두 “변명이 될 수가 없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남이 결혼했는데 세대수를 유지하기 위해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이는 주택법 위반”이라고 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관계가 파탄 났던 신혼부부가 1년5개월이 지나서야 다시 같이 살게 됐는데 하필 그날이 국토교통부의 원펜타스 부정 청약 조사가 끝나고 그 결과가 발표된 바로 다음날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용산·세종 전셋집에 ‘전세권 설정’이 돼 있는 점을 거론하며 “전입신고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을 들여 전세권 등기를 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따져 물었다. 이 과정에서 임이자 재경위원장(국민의힘)은 이 의원의 문제 제기를 두고 “예리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보좌진 갑질’ 이슈를 파고들었다. 이 후보자가 의원 시절 함께 일했던 보좌진 3명의 증언에 기반한 자료화면을 띄우고 소개했다. 해당 자료에는 “본인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보이면 한밤중이든 새벽이든 직원들에게 전화해서 소리를 지르셨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의 폭언이 담긴 녹취를 재생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녹취에서 “너 그렇게 똥오줌을 못 가려” “아 말 좀 해라”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전화로 보좌진에게 폭언하는 것이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23.김재훈기자
이 후보자는 배우자의 인천 영종도 토지 매각과 관련한 ‘다운 계약’과 양도소득세 탈루 의혹에 대해 “당시 세법상 원칙인 ‘기준시가’ 기준으로 적법하게 세금을 납부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장남의 연세대 ‘부정 입학’ 의혹과 관련해 “다자녀 전형 입학 답변은 착오였고, 사회기여자 전형이 맞다”고 해명했으나 야당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가 장남이 ‘다자녀 전형’으로 입학했다고 답변서에 썼으나, 입학 연도인 2010년에는 해당 전형 자체가 없었다”며 추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17년 전 일이라 차남과 혼동했다”며 “어제 ‘사회기여자 전형’으로 입학했다고 의원실에 정정 자료를 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비망록 진위 의혹에 대해 “제가 작성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이 후보자가 작성했다고 주장한 ‘비망록’에는 2017년 이 후보자 본인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무마 정황, 무속인과 종교에 의지하는 내용, 낙선 의원 명단 작성과 낙선 기도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이날 ‘내란 동조’ 논란에 대해서는 수차례 사과했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청문위원 여러분, 그리고 저를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신 대통령님께도 송구하다. 우선 저의 성숙하지 못한 언행으로 인해 상처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과 관련해 “부처별로 나뉜 유사·중복 사업을 수혜자 중심으로 통폐합하고, 구직급여 등 경직성 의무 지출에 대해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고환율·고물가 이중고, 장기적으로는 성장 엔진이 식어가고 있어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세수 기반이 약화된 만큼 민생과 성장을 지원하려면 과감한 지출 효율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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