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언박싱] 미 정부에 SOS친 쿠팡 투자사들…사실상 쿠팡의 반격
지구촌 이슈를 깊이 있게 풀어내 보는 시간, W언박싱입니다.
쿠팡에 투자한 미국 회사들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ISDS, 즉 국제투자분쟁 중재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통보해왔습니다.
동시에 미국 정부에는 한국 정부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는데, 쿠팡 사태가 국제 분쟁으로 옮겨 붙는 양상입니다.
우선, 쿠팡 투자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가 우리 정부에 제출한 중재 의향서를 살펴보면, 이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고 있는 건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겁니다.
한국 정부가 기존 국내 대기업 보호를 위해 쿠팡을 표적으로 삼았다, 미국 기업인 쿠팡은 가혹하게 처벌하고, 한국과 중국 기업은 경미하게 처벌했다고 했습니다.
이런 차별 때문에 쿠팡 주가가 떨어졌고 미국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다는 점을 분쟁 제기 이유로 든건데요.
한국 정부 대응이 베네수엘라나 러시아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저격도 서슴지 않았는데요.
쿠팡 투자사들은 중재의향서에서, 이 대통령과 중국계 기업들이 긴밀한 관계라고 주장하며, 이 대통령이 경쟁사인 쿠팡을 공격할 구실을 기다리고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른바 친중 프레임을 씌우며 한국 정부를 공격한건데, 정치적 논란까지 감수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개입할 명분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미 관계와 연결시킨 보도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데,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이번 고소는 한미 관계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가 하락만을 근거로 쿠팡이 ISDS 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정부 규제가 부당하다는 점과 주가 하락의 원인이 규제 때문이라는 걸 모두 입증하는 게 쉽지 않아선데요.
때문에 미국 정부의 무역구제 조사에 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거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미국 무역대표부에 조사를 요청했는데, 301조는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차별받으면 해당 국가에 보복할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다시 말해 미국 정부가 나서서 관세 등의 보복 조치를 해달라는 건데요.
이 대목에서 한미 무역협상에 영향을 주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청원이 접수된 만큼 미국 무역대표부는 45일 안에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로이터 통신은 조사가 시작될 경우 쿠팡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며 한국의 디지털 플랫폼 규제 전체가 도마에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도 이번 분쟁이 디지털 규제를 둘러싼 한미 간 마찰을 키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주 미국 의회에서도 한국 정부의 쿠팡 규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에이드리언 스미스/미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장 : "안타깝게도 제가 보기에는 한국이 여전히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입법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쿠팡 측은 미국 투자사들의 이런 움직임이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액면 그대로 믿기엔 석연찮은 부분이 많습니다.
이번 분쟁을 주도하고 있는 쿠팡 투자사 그린옥스는 쿠팡 지분 3%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회사로 이 회사 대표 닐 메타는 쿠팡 김범석 의장이 이끄는 쿠팡 이사진 8명 중 한 명입니다.
15년 간 이사회 멤버로 활동해왔는데요, 사실상 한국 정부를 향한 쿠팡의 반격이란 분석이 이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쿠팡이 이번 사태를 한미 통상 분쟁으로 끌고 가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 한다는 거죠.
쿠팡에 대한 차별적 조치는 없었다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민석 국무총리는 연방 하원의원들을 만나 쿠팡에 대한 차별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고 하는데요.
미국 무역대표부의 조사가 만약 시작된다면 그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당장은 조사가 시작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게 우리 정부의 우선 관건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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