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목소리로 “이혜훈 장남 입학 경위·아파트 청약 부적절” 질타
국토부 “의혹 사실이면 부정청약 소지 있어”

진통끝에 열린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 장남의 연세대 입학 경위와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통상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서 여당은 야당의 공격을 방어하고 정책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번 청문회에서는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의원들도 검증의 날을 세웠다.
여야는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장남의 2010년 연세대 입학 경위를 문제 삼았다. 논란의 발단은 “장남이 다자녀 전형이 아니라, 국위선양자 전형으로 (당시 연세대에) 입학했다”는 이 후보자 해명이었다. 이 후보자는 “시부(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께서 공무원으로 평생 봉직한 여러 공적을 인정받아 청조근정훈장을 받으셨기 때문에 (전형) 자격 요건이 됐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에 낸 답변서에서 “장남이 다자녀가구 전형으로 연세대에 입학했다”고 밝혔지만, 이 후보자 장남이 입학한 2010학년도에는 다자녀전형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부정입학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장남의 할아버지가 내무부 장관을 해서 훈장을 받은 게 우리나라의 국위를 선양했다고 할 수 있는가”라며 “이런 걸 통해 부정 입학을 했다는 걸 후보자가 그대로 자백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시아버지인 김태호 전 장관은 4선 의원 출신으로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최 의원의 지적에 이 후보자는 “제가 만든 규정이 아니고 학교가 만든 규정”이라고 반박했다. 최 의원은 “당시 후보자 남편은 연세대 교무부처장”이라며 “사회 기여자 자리를 이혜훈 후보자의 장남이 강탈한 것”이라고 의혹 제기를 이어갔다. 임이자 재정경제기획위원장도 “헌법 제11조 3항은 훈장 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장남의 대학 입학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도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서적으로 특히 청년들에게 예민한 문제인데 (장남이) 사회적 기여 전형으로 들어갔지만, 2013년에 특혜를 주는 제도라고 없어졌다”고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짚었다.
이 후보자는 이후 해명 기회를 얻자 다시 구체적으로 장남의 입학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주로 수능, 내신, 그 다음에 영어 각종 성적, 그리고 필기시험, 구술시험으로 학교에서 종합평가를 한다”며 “장남의 경우에 성적 우수자이고, 영어시험의 경우에는 토플, 에스에이티(SAT), 그다음에 에이피(AP)라고 미국 대학 과목을 먼저 시험 보는 것들이 있는데 다 5등급을 받아서 냈다”고 했다. 이어 “이 학생이 학교에 들어가서 3.85 학점을 받았으면 저는 그걸로 충분히 입증됐다고 본다”며 “아까 (임이자 재경경제기획위원회) 위원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학교는 자료 폐기 보존 기간이 지나서 아무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데, 저희는 어떻게 이 누명을 벗어야 될지 정말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부정 청약’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후보자는 결혼식을 올린 장남을 미혼인 것처럼 속여 부양가족 수를 늘린 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에 당첨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런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자는 “당시 두 사람(아들 부부)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며 “당시 저희는 (아들 부부가) 혼례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관련 의혹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장남 부부가 결혼 이후 1년5개월간 주민등록상 주소가 전혀 겹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아들이 그 시기에 발병해서 지금까지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가 파경이 되면서 (장남이) 정신적인 압박과 스트레스 등으로 굉장히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서 발병했고,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이런 이야기를 이어가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이 후보자를 둘러싼 부정 청약 의혹을 두고, 관련 의혹이 사실이라면 부정 청약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사실혼 관계였다가 파탄 난 경우도 (이혼과) 동일하게 부양가족으로 넣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는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질의에 “국회나 언론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사실이면, 부정 청약 소지가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다른 의원에 대한 낙선 기도 등의 내용이 담긴 이른바 ‘비망록’의 진위를 놓고선 “제가 작성하지 않았다. 한글 파일로 이런 것(비망록)을 만들지 않는다”며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사무실 직원들이 공유하는 여러 일정을 기반으로 누군가가 본인의 짐작과 소문을 버무린 것으로 보인다”며 “(작성자는)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잘 아는 지근거리에 있는 우리 사무실 직원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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