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블랙홀' … 돈로주의 공습

윤원섭 기자(yws@mk.co.kr), 김혜순 기자(hskim@mk.co.kr), 진영태 기자(zin@mk.co.kr), 전형민 기자(bromin@mk.co.kr) 2026. 1. 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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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폐막…5대 메시지

◆ 다보스포럼 ◆

'대화의 정신'을 주제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24일 폐막한다. 특히 올해는 지난 55년간 다보스포럼을 이끌어온 클라우스 슈바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경영진이 꾸린 첫 포럼으로 이목을 끌었다.

다보스포럼 현장을 직접 취재한 매일경제는 이번 포럼의 5대 핵심 메시지로 △트럼프식 일방적 '돈로주의' 강화 △인공지능(AI) 버블론 일축, 경제성장 견인론 확산 △유럽 재도약을 위한 반성과 연대 △AI 혁명 일자리 대전환 선언 △글로벌 최대 리스크는 지경학·가짜뉴스를 꼽았다.

6년 만에 다보스 현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연 화제였다. 그는 유럽 본토에서 더욱 강화된 돈로주의를 일방적으로 선포했다. 벼랑 끝 대립까지 갔지만 결국 그린란드에 발을 디디며 유럽에 대한 우위를 선보였다. 포럼 기간에 유럽과의 관세 논란, 무력 충돌 우려를 단숨에 지우면서 그린란드 일부분을 미국이 영구 임대하는 방식으로 가져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연설은 예정된 45분을 훌쩍 뛰어넘어 100분까지 이어졌고, 공격적인 발언은 글로벌 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이 탓에 일부 세션이 지연되거나 취소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력 사용은 자제한다면서도 그린란드 소유권을 재차 요구해 추가 충돌 가능성을 예고했지만 이어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회담에서 합의점을 도출해 반전을 이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거래 기술이 먹혔다는 분석이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는 항상 겁을 먹고 물러난다'는 '타코(TACO) 트레이드'가 재차 이뤄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기술 뒤처진 유럽, 재도약 계기로…최대 리스크는 지경학·가짜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서유럽 국가들은 참여하지 않는 '평화위원회'라는 국제기구도 설립해 본인이 종신 의장으로 취임하는 등 독불장군식 위용을 과시했다.

AI 버블론이 일축되기도 했다. AI 투자가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열풍은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시작하게 했다"며 "지금까지 수천억 달러가 투입됐지만 추가로 수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가 증축돼야 한다"면서 투자 시점임을 강조했다. 모하메드 칸데 PwC글로벌 회장은 매경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AI는 투기가 아니며, 진짜 리스크는 과소 투자로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AI 버블론은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유력하지는 않다고 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도 "AI가 잉여가치를 만들어낸다면 거품이 아니라 혁명"이라고 힘을 보탰다.

AI, 빅테크 기술에 뒤처졌던 유럽의 재도약을 위한 반성과 연대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필리프 아기옹 인시아드 교수는 "메타에서 일했던 AI 석학 얀 르쾽이 유럽으로 돌아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그는 유럽의 희망"이라고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경제와 인프라 강화를 위해 "그린란드에 대한 유럽의 대규모 투자와 새로운 유럽 안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방위비 증대 요구에 이어 그린란드까지 동맹에 대한 위협이 거세지자 유럽이 연대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일자리 대전환도 화두였다. AI 혁명이 촉발한 일자리 소멸에 대해 우려도 많았지만 동시에 일자리가 더욱 많이 창출될 것이라는 의견도 맞섰다. 세계경제포럼이 연차총회를 맞아 발간한 '신경제 시대 일자리의 네 가지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CEO 중 절반이 AI가 일자리를 대거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다보스포럼이 선정한 올해 최대 글로벌 리스크는 지경학과 가짜뉴스였다. 포럼 사무국은 연차총회 기간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서 지경학적 대립과 허위 정보·가짜뉴스를 각각 1·2위로 꼽았다. 보고서는 "관세·제재·투자 통제·공급망 무기화 등 경제 수단의 안보화가 가속되고, 다자주의의 약화 속에서 국가 간 충돌이 체계적으로 전이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보고서는 "AI 플랫폼 확산으로 정보 신뢰가 붕괴되고 사회 분열, 선거 개입, 위기 대응 약화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보스 특별취재팀=윤원섭 글로벌경제부장 / 김혜순 기자 / 진영태 기자 /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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