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오만’ 국민의힘은 ‘오판’…현재라면 TK 빼고 野 전패 가능성 [박동원의 시시비비]

박동원 폴리컴 대표 2026. 1. 23. 17: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천 헌금 터져도 “그런 일은 국힘에서나”…권력화된 與의 오만한 선민의식
‘쇄신·개혁’ 대신 ‘한동훈 제명’ 밀어붙이는 野…반복된 오판, 멀어지는 민심

(시사저널=박동원 폴리컴 대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이하 직함 생략)는 1월3일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해 "국민과 당원 동지들에게 큰 실망과 상처, 분노를 안겨드린 데 대해 대표로서 사과드린다"며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사흘 후 김어준 유튜브 방송에 나와 "이번 일은 '시스템 에러'라기보다 '휴먼 에러'에 가깝다"며 공천 비리를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 논란을 일으켰다. 

시스템을 만드는 이유가 '휴먼 에러'를 사전 방지하기 위함이 아닌가. 국회의원의 막강한 권력이 지방선거 공천을 좌우한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 개인의 일탈로 단정하는 건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것이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은 박용진을 낙마시키기 위해 경선 룰을 수시로 바꿨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과 측근을 변호한 변호사 7명을 민주당 우세 지역에 경선을 붙여줘 5명이 공천됐다. 과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 공천이었을까.

이춘석 '주식 차명거래', 장경태 '성추행 의혹', 문진석 '인사청탁 논란', 전재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강선우 '1억 공천 헌금', 김병기 '셀 수 없는 의혹' 등 정청래 대표 이후 각종 '휴먼 에러'가 쏟아져 나온다. 물론 정청래의 잘못은 아니지만 현실 인식이 문제다. 왜 유독 민주당에서 이런 일이 계속 터져 나올까? 

김병기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25년 12월3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본인 의혹과 관련해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與 릴레이 악재에도 반사효과 못 보는 野

권력이 커지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가능성이 높아지면 사람이 몰리고, 부정이 개입될 소지가 커진다. 무엇보다 권력화는 도덕적 해이를 불러와 비리에 둔감하게 만든다. 권력이 더 컸던 과거 보수 정당은 '차떼기'로 홍역을 치렀다. 성비위도 보수당에서 자주 발생했었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기득권임을 잘 인정하지 않는다. 연일 터져 나오는 민주당발 사건·사고는 시스템화된 권력의 문제다. 그럼에도 '50년 정권' '우리에게 그런 DNA는 없다' '그건 국민의힘에서나 일어날 만한 일'이라며 오만한 선민의식을 자주 드러낸다. 

1987년 이후 10년을 주기로 번갈아 집권했지만 2017년 탄핵을 기점으로 권력 교체 주기가 짧아졌다. 문재인 정권은 5년 만에, 윤석열 정권은 3년 만에 바뀌었다. 1988년부터 10년간 집권한 보수 정당은 1997년 IMF로 신뢰를 잃어 정권을 내주며 침체기를 맞았다. 1998년부터 10년간 집권한 민주당은 노무현 정권의 실정으로 정권을 내줬다. 2006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2016년 총선 직전까지 10년간 다시 보수 정당이 집권하며 민주당은 침체기를 맞았다. 권불십년이란 말이 그대로 맞아떨어진다. 적어도 2016년 총선 전까지 정치부 기자들조차도 '선거는 새누리당이 정말 잘한다' '민주당은 정당도 아니다'란 얘기를 서슴지 않고 했었다. 

하지만 불과 10년 만에 정반대 상황이 됐다. 국민의힘도 과거엔 유능했다. '한나라당에서 배워라', 2007년 1월22일 한겨레에 게재된 칼럼 제목이다. 논설위원 김종철은 "정치공학적 새판 짜기는 실패한다. 성찰 없이 네 탓하며 쌈질하고 분열하기 바쁘다. 한나라당 지지율은 참여정부 실패에 따른 반사이익과 여론 보수화의 덕이라 생각하면 오판이다"라며 일갈한다. '한나라당' 대신 '민주당'을, '참여정부' 대신 '윤석열 정부'를 넣으면 지금의 상황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권력은 화무십일홍이고, 정치는 새옹지마다. 보수고 진보고 오만하면 망했고 오판하면 패배했다.

우리 선거를 관통하는 세 가지 큰 공식이 있다. 첫째, 분열하면 패하고 합치면 이긴다. 다만 통합의 명분이 분명해야 한다. 대다수 통합은 승리의 요인이 됐지만, 2020년 자유한국당 중심의 보수 대통합은 103석 역대 최악이었다. 장외투쟁으로 일관한 황교안 대표의 행태가 통합의 명분을 약화시켰다. 둘째, 정체되면 패하고 쇄신하면 이긴다. 다만 쇄신은 감동을 줘야 한다. 2004년 한나라당의 기사회생은 천막당사로 상징되는 쇄신과 소장파들이 보수당의 문화를 바꾼 덕이다. 2022년 탄핵을 극복하고 국민의힘이 집권할 수 있었던 건 젊은 당대표를 뽑고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 중도 성향 후보를 공천하며 국민에게 쇄신의 노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셋째, 여론을 외면하면 패하고 여론을 따르면 이긴다. 2004년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을 70% 이상,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60% 가까이 지지한 X세대를 면밀히 분석하며 대처했다. 그래서 대학생 아카데미 등 청년 잡기에 노력했다. 이명박 정권은 강력한 성장 중심주의와 이념성을 접고 2009년 8·15 경축사를 기점으로 집권 후반기 '중도실용'과 '친(親)서민'을 국정 기조로 삼았다. 당시 보수는 2004년 탄핵 역풍, 2008년 광우병 시위 등을 경험했기에 민심을 두려워했다. 박근혜, 윤석열 등 탄핵당한 두 보수 대통령은 민심에 너무 둔감했다.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하면 늘 패배 요인을 분석하며 민심을 파악한 데 반해,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백서 논쟁에서도 볼 수 있듯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바쁘고, 패배 원인과 민심 변화를 파악하지 않는다.

통일교·공천 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8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월22일 건강 악화로 국회에서 병원으로 이송되기 위해 구급차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단식으로 보수 결집? '한시적 효과'

민주당은 지금은 잠재돼 있지만 친명파와 반명파 간 갈등이 머지않아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다. 친명과 김어준을 위시한 온라인 세력이 맞붙었던 지난 당대표 선거는 지방선거 경선에서 재현될 공산이 크다. 지방선거 이후 벌어질 당대표 선거는 차기 총선 공천권으로 인해 거세게 격돌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집권 중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협력하는 대표를 원할 것이고, 반명과 온라인 유튜브 세력들은 자신들의 의지대로 당을 이끌어줄 대표를 원할 것이 자명하다. 이미 차기 당대표로 김민석 총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지 않은가. 마치 '친이' '친박'으로 분열하며 정권을 내줬던 2016년 새누리당의 기시감이 든다.

각종 악재가 불거지고 있음에도 양당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국민의힘에선 장동혁 대표 단식으로 약간의 결집은 일어나고 있지만 한시적일 것이다. 오히려 단식 이후 오만한 집권당과 맞설 카드도 더 없는 데다 예정대로 한동훈 제명이 강행된다면 잠시 소강 상태였던 내분이 다시 격렬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권력 기반이 약한 장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패하면 사퇴 압박에 시달릴 텐데 왜 이렇게 무리수를 둘까. 지방선거는 어쨌든 패배하니 실리라도 챙기려 하는 것은 아닐까.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비난 여론에도 굳이 무리수를 두는 건 한동훈을 희생양 삼아 강성 보수층을 확실한 우군으로 확보해 다음 정치 일정에 대비하려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현재 상황이 반전 없이 계속 이어지면 2018년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이 앞서가던 지역이 접전으로 변했고, 접전이었던 지역은 민주당 우위로 역전되었다. 결국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민주당 오만에 대한 심판이냐, 국민의힘 오판에 대한 심판이냐로 결정될 것이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