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 다보스서 '트럼프 야욕' 질타…"허구의 종말"
NYT 칼럼 "슬픈 현실 인정할 때…다 끝나"
"동맹국들, 트럼프 침략·탐욕에 저항 선택"
"미국 동맹국, 자동으로 번영·안보 구가?
과거의 안일한 가정 더는 유효하지 않아"
"중견국들, 사안별로 작동하는 연합 구축"
"패권국과 단둘이 협상한다면 약자 위치,
더 나은 대우 받고자 서로 경쟁할 건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20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 연설이 지구촌에 큰 반향을 부르고 있다.
베네수엘라 불법 침공과 대통령 납치, 기소와 덴마크 반자치령인 그린란드 강탈 추진, 캐나다 51번째 주 편입 주장 등으로 대변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힘'에 의한 일방주의와 약육강식 질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중견국들의 연대'를 통한 새로운 국제 질서의 구축을 호소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 01. 20 [AFP=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3/552865-A1PVkLX/20260123161818510nzwm.jpg)
카니, 다보스 포럼서 '트럼프 야욕' 질타
"세계 질서 파열, 즐거웠던 허구의 종말"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주도 '규칙 기반 국제 질서'의 공과를 따졌다. 카니는 캐나다 같은 '중견국들'은 이 질서 속에서 예측 가능성이란 혜택을 보고 가치 중심적 외교 정책을 추구하며 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규칙 기반 국제 질서 얘기가 부분적으로 거짓임을 알고 있었다"면서 강대국들은 편의에 따라 스스로에 면죄부를 주고 무역 규칙은 비대칭적으로 집행되며, 국제법도 피고에 따라 달리 적용돼왔다는 점을 털어놨다.
실상이 그렇기는 해도, '규칙 기반 국제 질서'란 허구는 나름 유용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카니는 "특히 미국의 패권은 공공재의 제공, 공해상 항로 개방, 안정적 금융 시스템, 집단 안보, 분쟁 해결 체제 지원 등에 도움이 됐다"면서 그래서 '일부 거짓'을 알면서도 그 질서에 동참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젠 솔직해질 때가 됐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카니는 "우리는 전환이 아닌, 파열의 한복판에 있다"며 "지난 20년 금융, 보건, 에너지, 지정학 분야에서 터진 일련의 위기들은 극단적 글로벌 통합의 리스크를 드러냈고, 더 최근에는 강대국들이 경제 통합을 무기로, 관세를 지렛대로, 금융 인프라를 강압으로, 공급망을 착취할 취약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합이 종속의 원천이 될 때 통합을 통한 상호 이익이란 거짓 속에서 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약자들의 힘은 정직함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을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2026. 01. 22 [로이터=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3/552865-A1PVkLX/20260123161819795guaj.jpg)
"미국 동맹국, 자동으로 번영·안보 구가?
과거의 안일한 가정 더는 유효하지 않아"
카니 총리는 "요새화된 국가들의 세상은 더 가난해지고, 더 취약하고,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라며 "강대국들이 권력과 이익의 거침없는 추구를 위해 규칙과 가치라는 가식마저 벗어 던진다면 거래주의로부터 얻을 이익은 복제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패권국들은 지속해서 관계를 수익화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동맹국들은 불확실성 대비하고자 다변화할 것이다. 보험을 들고 선택지를 늘려 주권을 재건할 것이다. 한때 규칙에 근거했던 주권은 갈수록 압박을 견뎌내는 능력에 기초하게 될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이 대목에서 카니는 "캐나다와 같은 중견국둘아 무력하지 않다...인권 존중, 지속 가능한 발전, 연대, 각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이라는 우리의 가치를 포괄하는 새 질서를 구축할 역량이 있다"면서 중견국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덴마크의 반자치령인 그린란드의 누크항에 보트들이 정박해 있다. 2026. 01. 22 [AP=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3/552865-A1PVkLX/20260123161821217kwie.jpg)
'가치 기반 현실주의'로 원칙과 실용 추구
"중견국들, 사안별로 작동하는 연합 구축"
그러면서 "원칙적이면서도 실용적"인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주권, 영토 완전성, 유엔 헌장에 부합하지 않는 무력 사용 금지, 인권 존중 등 "근본 가치들"에 대한 공약에선 원칙적이고, 때론 진보는 점진적이며 이해관계는 엇갈리고 모든 파트너가 우리의 모든 가치를 공유하는 건 아니란 점을 인정하는 점에선 실용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더 이상 가치의 힘에만이 아니라, 우리 힘의 가치에도 의지하고 있다"며 ▲ 에너지, 인공지능(AI), 핵심 광물, 신규 무역로를 위한 1조 달러 투자 ▲ 2020년대 말까지 국방비 두 배 증액 ▲ 유럽연합(EU)과 포괄적 전략적 동맹 합의 ▲ 중국·카타르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등 지난 6개월 4개 대륙에서 12개의 무역·안보 협정 체결 ▲ 인도, 아세안, 태국, 필리핀,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와 자유무역협정을 협상 진행 등을 대표적 사례로 제시한 뒤, "글로벌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가변적 기하학(협력 구조)', 즉 공통의 가치와 이익을 바탕으로 사안별로 서로 다른 연합체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권국과 단둘이 협상한다면 약자 위치,
더 나은 대우 받고자 서로 경쟁할 건가?"
카니는 "패권국과 단둘이 협상한다면, 우리는 약자의 위치에서 협상하게 된다. 제시된 것을 수용할 뿐이다...이건 주권이 아니라, 종속을 받아들이면서 주권이 있는 척 연기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대국 경쟁의 세계에서 사이에 낀 국가들은 선택해야 한다. 더 나은 대우 받고자 서로 경쟁할 것인가, 아니면 연대해 영향력 있는 '제3의 길'을 만들 것인가"라고 말했다.
![미국으로 압송되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홍콩 SCMP 캡처]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3/552865-A1PVkLX/20260123161823825yego.jpg)
NYT 칼럼 "슬픈 현실 인정할 때…다 끝나"
"동맹국들, 트럼프 침략·탐욕에 저항 선택"
이 연설에 대해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프렌치는 '카니 독트린'이란 22일 자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우여곡절과 기복은 있겠지만, 슬픈 현실을 인정할 때가 된 것 같아 두럽다. 다 끝났다"라고 썼다. 그는 최근 노벨 평화상 수상 불발에 대한 불만으로 "더는 순수하게 평화만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지 않는다"란 내용으로 노르웨이 총리에 보낸 트럼프의 서한과 카니의 다보스 연설을 거론한 뒤 "이번 주, 이 두 사건이 동시에 발생해 미국과 세계에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 미국이 주도해 온 민주주의 동맹이 파열의 한복판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동맹과의 신의를 깼고, 우리 동맹국들은 트럼프의 침략과 탐욕에 굴복보단 저항을 선택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프렌치는 "카니가 기립 박수를 받은 이유는 굴복을 촉구해서가 아니다. 대신에 본질적으로 미국에 필적할 새로운 강대국을 창설할 수 있는 동맹화된 통합과 협력의 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자존심이 있는 국가들은 속국이 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그래서 선택은 저항이냐, 굴복이냐가 아니라, 저항의 형태를 결정하는 문제다. '중견국들'이 국가적 요새를 구축할 것인지, 미국을 뺀 새로운 동맹과 협정을 맺을지의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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