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주 패권 확보 행정명령 서명의 의미] 우주 패권 유지 시동 건 트럼프, 달 탐사 집중… 한국의 기회

박근태 과학전문기자 2026. 1. 23. 12:2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5월 30일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첫 상업 유인 우주선 스페이스X 데모-2가 발사된 직후 무대에 올라 군중에게 연설하고 있다. /사진 백악관

미국이 우주를 국가 패권과 안보, 산업 경쟁력의 핵심 전장으로 규정하며 전면적 전략 재편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12월 18일(이하 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미국의 우주 패권을 공고히 하고 우주를 국가 안보와 경제 번영의 핵심 축으로 삼는 초강력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의 우주 패권 확보’로 명명된 이 행정명령은 트럼프 정부의 두 번째 임기에서 나온 첫 번째 주요 우주 정책 조치다. 이번 행정명령은 2028년까지 미국인을 다시 달에 보내고, 2030년까지 달 표면에 상주 기지와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구체적인 시한을 명시했다. 사실상 ‘우주 골드러시’와 ‘우주 안보’를 동시에 거머쥐겠다는 선전포고에 가까운 조치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우주 탐사, 안보 및 상업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 우주 정책의 재설정”이라고 밝혔다.

"2028년까지 달로 돌아가 경제권 구축"

트럼프 정부는 먼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가속화해 2028년까지 미국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기로 했다. 미국은 반세기 만에 달에 다시 사람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1972년 12월에 발사한 아폴로 17호 이후 지금까지 달에 사람을 보내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엔 한국과 일본, 영국, 호주 등 미국의 주요 우방 외에도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일원인 인도와 브라질까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우주에서도 러시아, 중국과 외교전을 벌이고 있는 것 이다. 현재까지 60개국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미국은 2022년 11월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1호를 달 궤도에 보냈고, 올해 5월 이후 달 궤도에 우주인을 태운 아르테미스 2호 발사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번 행정명령에서 2030년까지 영구 달 기지의 초기 시설을 구축해 ‘달 경제권’을 형성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을 명시했다.

2030년까지 달과 주변 궤도에 원자로를 배치하는 계획도 공식화했다. 2025년 7월 숀 더피 당시 나사 국장 대행은 달에 원자로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장기 달 체류와 심우주 탐사에 필수적인 안정적 전력 공급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인 2021년 1월에도 국방과 우주 탐사에 사용될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장려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번 행정명령에서 주목할 또 다른 부분은 상업 우주 경제의 활성화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할 민간 주도 우주 거점을 마련하고, 확정 고정 가격 계약 등 기업 친화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우주 기업 시대’를 열겠다는 내용을 넣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지구 저궤도(LEO)에서 ISS를 퇴역시키고 민간 우주정거장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현재 16개국 정부가 공동 운영하는 ISS의 임무를 액시엄스페이스, 블루오리진, 오비털리프, 스타랩 같은 민간 기업이 맡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지구와 달을 잇는 우주 공간에서 이뤄지는 통신과 항법 서비스도 민간에 맡기고, 우주 교통 관리와 우주 쓰레기라고 불리는 궤도 잔해물 저감 분야에서 미국을 국제 표준 선도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2028년까지 미국 우주 시장에 최소 500억달러(약 72조98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라고 지시했다.

우주는 패권 전쟁터… 관료주의 척결 의지

트럼프 정부는 우주를 안보 공간, 패권 전쟁의 공간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던 ‘미국을 위한 아이언 돔(행정명령 14186호)’을 우주로 확장했다. 아이언 돔은 인공위성과 우주 기반 센서를 활용해 자국 내는 물론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 잠재적 적 기지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파괴하는 차세대 우주 및 지상 방어 체계다. 2028년까지 차세대 미사일 방어 기술 프로토타입을 시연하고, 저궤도부터 달 궤도 공간까지 아우르는 위협 탐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행정명령은 “우주 내 핵무기 배치를 포함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라”고도 했다.

억만장자 출신 민간 우주비행사이자, 전 스페이스X 고객인 재러드 아이작맨이 나사 15대 국장으로 취임한 지 몇 시간 만에 발표된 이번 행정명령은 국가 우주 정책 조정 체계를 대폭 재편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사와 상무부에 조달 절차를 전면 개혁하고 불필요한 중복 인력을 검토하라고 명령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 만든 국가우주위원회를 폐지하는 대신 백악관의 과학기술보좌관(APST)이 앞으로 국가 우주 정책 전반을 총괄하며, 나사와 국방부, 상무부, 정보기관이 민간 기업과 긴밀하고 속도감 있게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사업 속도가 기준보다 30% 이상 지연되거나 비용이 초과하는 프로그램은 즉각 보고 대상에 올리게 했다.

아울러 우주에서 동맹국의 기여도 강조했다. 우주 안보 지출 확대와 기지 협정을 통해 우주 방위 분담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 ‘우주 청구서’가 날아들 가능성도 예상된다. 한국은 달, 화성과 연결하는 심우주통신(DSN)을 비롯해 나사와 공동 개발한 우주 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 아르테미스 2호에 실릴 반도체 실험 위성인 K-라드큐브 등을 통해 동맹으로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선 이번 행정명령이 실질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트럼프 정부는 2026년 나사 예산을 188억달러(약 27조4400억원)로, 전년도(249억달러)보다 24%를 깎았다. 미 의회가 나서 다시 244억달러(약 35조6100억원) 규모로 예산을 살려 놨지만, 우주에서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의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에스더 브리머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우주 우위 확보라는 대담한 제목을 단 이 행정명령은 진취적인 정책을 한데 모았다”면서 “이 정책이 성공하려면 모든 국가가 지지하는 실질적인 우주 안전 규범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Plus Point
중국판 스타워즈 '南天門'… 12만t 우주 항공모함 추진

비인 10만t급 우주 항공모함 '롼냐오'. /사진 CCTV

미국과 우주에서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도 중국판 스타워즈 계획을 구체화하며 우주 굴기의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국영 CCTV 군사 채널의 주간지 ‘리젠(礪劍)’은 1월 10일 난톈먼(南天門·천계의 정문) 계획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난톈먼 계획은 2017년 중국 군수 기업인 중항공업에서 제시한 미래 전력 구상이다. 극초음속 전투기와 무인기, 인공지능(AI) 기반 자율 의사 결정 등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임무를 수행하는 ‘통합 방공·방위 체계’를 담았다.

핵심 장비는 10만~12만t급 헬리캐리어(하늘을 나는 항공모함)인 ‘롼냐오(鸞鳥)’로, 전체 길이 242m, 날개 폭 684m, 최대 이륙 중량 12만t으로 설계되고 있다고 리젠은 전했다. 롼냐오는 전설 속 새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롼냐오는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에서 작전기지 역할을 하는 공중 항공모함 헬리캐리어의 현실판인 셈이다. 롼냐오는 최대 88대의 무인 우주 전투기 ‘쉬안뉘(玄女)’를 탑재할 계획이다. 중국 전설 속 병법에 능한 여신인 쉬안뉘는 높은 기동성을 갖춘 스텔스 무인 전투기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달고 대기권 밖에서도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 2024년 중국 에어쇼에서 공개된 ‘바이디(白帝)’ 무인 스텔스 전투기 모형 역시 가변익 구조와 유·무인 전환 기능을 통해 임무에 따라 형태와 역할을 바꾸는 적응형 전투기 개념을 강조했다. 마치 ‘트랜스포머’처럼 비행 고도와 속도에 따라 실시간으로 공기역학적 구조를 조절한다.

지난해 열린 제7회 톈진 국제 헬리콥터 박람회에서는 난톈먼 계획에 포함된 수직 이착륙 전투기인 쯔훠(紫火) 모형을 선보였다. 쯔훠는 스스로 판단 가능한 AI 두뇌를 갖춘 데다 시속 800㎞로 날아다닌다. 수색 작업이나 재해 대응에 특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최근 각종 방산 전시회에서 난톈먼 계획에 등장하는 이들 무기 모형을 공개하고 있다. 롼냐오 역시 주하이 에어쇼에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내면서 구체적인 개발 단계에 들어섰다는 추정이 나온다.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