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의 귀환, K-POP 판도 흔들 수 있을까? [K-POP 리포트]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이수만 프로듀서가 활동을 재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요즘 K-POP관계자들이 만나는 자리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화두다. SM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자이자 K-POP 시장의 선구자라 불리는 이수만 프로듀서는 현재 A20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다. 걸그룹 A2O MAY를 론칭했지만 한국에서의 활동을 제한적이다. 지난 2023년 2월, 자신이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하이브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경업 금지' 조항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이 프로듀서가 이 계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시기는 오는 3월로 알려졌다.
일단, 상징적 의미는 크다. K-팝 시장은 이 프로듀서 없이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는 기획형 아이돌 시장을 일궈냈다. H.O.T.와 S.E.S가 시작이었다. 그렇게 출발한 SM엔터테인먼트는 어느덧 설립 30년이 넘었다.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과거 연예계는 주먹구구식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짙었다. 동네와 지역에서 이름난 이들을 발굴해 데뷔시키는 식이다. 체계적 시스템이 없으니 몇 년 활동 후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이 과정에서 "정산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스타들이 속출했다. 자금 흐름이 투명하지 않고, 지식재산권(IP)가 쌓이지 않는 주먹구구식 연예계는 산업으로 발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 프로듀서는 이런 척박한 땅에 시스템을 구축했다. 보이그룹 동방신기, 엑소, NCT와 걸그룹 소녀시대, 에프엑스, 레드벨벳, 에스파 등 계 SM표 K-팝 그룹의 계보를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K-POP 시장의 단단한 기틀이 마련됐고 JYP, YG, 하이브 등 후속 거대 기획사가 등장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이 프로듀서가 돌아온 후에도 A2O엔터테인먼트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적잖다. 이 프로듀서가 씨앗을 뿌린 K-POP 시장은 거대한 공룡이 됐기 때문에 이미 신인 그룹 한 두 팀으로 판도가 흔들릴 덩치가 아니라는 해석이다. 물량 공세 측면에서도 A2O엔터테인먼트가 수조 원대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하이브, SM, JYP, YG에 어깨를 견준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수만'이라는 이름 석 자가 가지는 상징성은 상당하다. 그의 발언 하나 하나는 K-POP을 주목하는 전 세계 언론이 타전할 정도로 영향력이 높다. 게다가 '이수만 사단'이라 불리는 유영진 프로듀서 등도 여전히 그와 동행하고 있다. 이 프로듀서가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기지개를 켠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 자명하다.
또 하나 눈여겨볼 지점은 SM엔터테인먼트와의 관계다. 이 프로듀서는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특히 이 프로듀서가 육성했다고 할 수 있는 탁영준 공동대표, 이성수 CAO(Chief A&R Officer)와 사실상 전면전을 벌였다. 이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그들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을 갖기 힘들고, 그들 역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몇몇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듀서는 상반기 중 신인 보이그룹을 데뷔시키려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20일 SM엔터테인먼트는 'SM 넥스트 3.0'(SM NEXT 3.0) 전략을 공개하며 올해 안에 신인 보이그룹 공개를 공식화했다. 이들의 데뷔 과정은 예능 '응답하라 하이스쿨'을 통해 공개한다.
즉 이수만표 보이그룹과 SM표 보이그룹이 비슷한 시기에 맞붙게 된다는 의미다. 두 그룹의 성공 여부를 떠나 K-POP 시장 안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건 단순 경쟁을 넘어, 자존심 싸움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 프로듀서를 중심으로 '범 SM'의 규합도 예상된다. 이미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이자 이 프로듀서의 조카인 써니가 프로듀서로 A2O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 얼마 전에는 SM에서 데뷔 후 25년간 활동했던 가수 보아가 결별을 선언했다. 이 때문에 보아가 이 프로듀서의 품에 다시 안길 것이란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의 별'이라 불린 보아는 이 프로듀서가 일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다지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자, 이 프로듀서가 특히 아낀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는 이 프로듀서가 '2025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에서 만난 S.E.S. 멤버 바다, 유진, 유영진 프로듀서와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물론 현재 그들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A2O엔터테인먼트에서 K-POP 가수로서 다시 활동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프로듀서의 한국 활동 재개를 기념하며 SM의 주역들이 결집해 힘을 싣는다면 이 프로듀서의 귀환은 2026년 K-POP 시장의 주요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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