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력'이 수학 1등급을 만든다 [생활 속, 수학의 정석]

2026. 1. 23.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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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문해력 전성시대다.

기차가 터널과 철교를 지날 때 같은 속력으로 달린다는 것 정도의 문해력은 갖추고 있는데 그 문장 속에 숨어있는 수학 원리를 파악하지 못해 수식으로의 전환을 어려워하는 것이다.

거리와 속력, 시간에 대한 철저한 '수학적' 이해의 바탕 위에서 문장을 수학의 분수식으로 멋지게 바꾸는 능력은 문해력이 감히 넘보지 못하는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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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가히 문해력 전성시대다. 모든 학문의 길은 문해력으로 통한다고 여겨진다. 과학도 수학도 우리나라에서는 국어로 그 개념과 내용이 서술된다. 그래서 문해력이 모든 학문 탐구의 근본이자 핵심이라는 주장은 일견 일리 있어 보인다. 그러나 정말 문해력이 모든 학문의 개념이나 원리의 문을 열게 만드는 만능열쇠일까.

문해력이 학문의 기본 소양임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문해력 증진에 과도한 노력과 시간을 쏟다가 정작 필요한 수학의 핵심 원리를 놓칠까 걱정된다. 문해력이 내용 파악에 도움을 주긴 하지만 수학에서는 다르다. 각 단원 원리와 개념을 '수학적'으로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면 문해력은 수학 문제 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수학 문제가 있다. "기차가 일정한 속력으로 달려서 400m의 터널을 완전히 통과하는 데 10초가 걸리고, 700m의 철교를 완전히 통과하는 데 15초가 걸렸다. 이 기차의 길이는?"

학생 대부분이 버거워하는 거리, 속도, 시간 개념에 기반한 전형적 분수식 문제다. 아이들은 기차와 터널이라는 단어를, 그리고 달린다는 의미를 몰라서 헤매는 것이 아니다. 기차가 터널과 철교를 지날 때 같은 속력으로 달린다는 것 정도의 문해력은 갖추고 있는데 그 문장 속에 숨어있는 수학 원리를 파악하지 못해 수식으로의 전환을 어려워하는 것이다. 이때 문장 속 수학 원리를 완벽히 이해해서 수식으로 표현하는 그 능력이 바로 ‘수해력’이다. 거리와 속력, 시간에 대한 철저한 '수학적' 이해의 바탕 위에서 문장을 수학의 분수식으로 멋지게 바꾸는 능력은 문해력이 감히 넘보지 못하는 영역이다. 아무리 문해력을 키워도 각 단원의 개념 원리에 대한 철저한 '수학적' 이해, 그리고 그것들을 수학식으로 표현해내는 제대로의 수해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국어로 표기된 수학 문제라도 문해력을 넘어서는 더 높은 차원의 '수해력'으로만 풀어낼 수도 있다. 따라서 서술형, 문장제 문제 등에 대한 대비로 문해력을 키워 준다는 주장에 몰입할 필요도 없다. 수학을 정말 잘 해내고 싶고, 서술형 문제 등도 척척 풀고 싶다면 오직 수학의 학년별, 과정별 각 단원의 기본 개념 및 원리에 대한 철저한 '수학적' 이해만이 필요하다.

※정답: 200m(힌트: 기차 길이를 x미터, 속력을 y(m/sec)로 가정하고 연립방정식을 만들어 풀면 된다).

김필립 ㈜필립교육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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