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스푸트니크 모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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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10월4일 소련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직경 58㎝짜리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탑재한 R-7 로켓이 밤하늘을 가로질렀을 때 서구사회가 느낀 전율은 단순한 놀람을 넘어선 공포였다.
기술적 우위에 취해 있던 미국은 이른바 스푸트니크 쇼크에 직면했고 이는 인류를 달로 보낸 우주경쟁의 시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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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10월4일 소련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직경 58㎝짜리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탑재한 R-7 로켓이 밤하늘을 가로질렀을 때 서구사회가 느낀 전율은 단순한 놀람을 넘어선 공포였다. 기술적 우위에 취해 있던 미국은 이른바 스푸트니크 쇼크에 직면했고 이는 인류를 달로 보낸 우주경쟁의 시발점이 됐다. 그로부터 70여년이 흐른 지금 인류는 다시 한번 스푸트니크 모멘트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번 주인공은 인공위성이 아니라 인공지능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인공지능의 파고는 과거 스푸트니크보다 훨씬 치열하고 그 영향력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파괴적이다.
과거의 스푸트니크 모멘트가 항공우주라는 특정 첨단기술 분야에 국한된 사건이었다면 지금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인류문명 전반을 재구성하는 범용기술이 탄생한 사건이다. 1950년대 우주기술은 군사과학 분야에 국한됐을 뿐 그 혜택이 민간 영역으로 흘러들어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반면 인공지능은 다르다. 인공지능은 모든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기초를 바꾸는 근간 기술이다. 제조, 금융, 의료, 교육, 예술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이 침투하지 못하는 영역은 없다.
과거의 스푸트니크가 우주로 더 멀리 가기 위한 기술이었다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사고 자체를 증폭하거나 보완하는 기술이다. 기술의 파급력과 확산속도 면에서도 인공지능은 과거의 항공우주 기술과 비교도 할 수 없는 폭발력을 지녔다.
경쟁의 지형도 과거와 다르다. 냉전시대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강대국의 이데올로기 전쟁이었다. 승자와 패자가 명확했고 경쟁의 규칙도 국가 주도의 폐쇄적 구조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지금의 구도는 과거 미국과 소련의 대결구도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층적이다. 미국과 중국이 경쟁의 중심축으로 보이지만 한국, 유럽, 영국, 일본 그리고 수많은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이 사활을 걸고 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제 기술패권은 국가의 자존심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인공지능 경쟁에서 뒤처지는 국가나 기업은 단순히 순위에서 밀려나는 정도가 아니라 새로운 산업생태계에서 영구적으로 도태될 위험에 처한다. 적군과 아군이 모호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지구적 각축전은 경쟁의 온도를 한층 뜨겁게 달군다.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미국은 1958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설립해 우주개발을 전담토록 했고 국방부 산하에 고등연구계획국(현 DARPA)을 설립해 실패 가능성이 높더라도 파괴적인 혁신을 불러올 수 있는 초첨단 기술연구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기술격차의 원인을 교육부족으로 진단하고 국가방위교육법을 제정해 수학과 과학인재를 집중양성했다. 그 결과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역시 그때와 같은 집중력과 추진력이다. 범정부적 정책·집행 거버넌스를 정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구자와 기업가의 도전을 뒷받침하는 환경을 만들며 교육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하는 총체적 전환이 필요하다. 스푸트니크 쇼크 당시 미국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예산증액이 아니라 국가시스템 전체를 재편하는 올인의 자세였다.
인공지능이라는 스푸트니크는 이미 발사됐다. 이 위성은 우리의 머리 위를 정해진 궤도를 따라 조용히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딛고 선 땅의 기반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70여년 전 스푸트니크가 인류의 시선을 우주로 끌어올렸다면 지금의 스푸트니크는 인간지능의 한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대전환의 시대다. 과거를 능가하는 속도와 깊이로 밀려오는 이 새로운 스푸트니크 모멘트 앞에서 내일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다시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전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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