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속도] “주민투표로 결정” 신중론… 서부경남권 소외 우려도

이지혜 2026. 1. 2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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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통합 속도] 경남 분위기는
2024년 상생 합의 후 절차 진행 중
울산서도 행정통합 가능성 언급
“정치논리로 강행 땐 명분 없어져”

정부가 행정통합을 전담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지원 논의에 착수하자, 통합을 추진 중이거나 검토 단계에 있는 각 지역에서의 논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행정통합을 두고 “지금이 기회”라며 거듭 정부 지원을 강조하고 힘을 실으면서 행정통합 논의에 더욱 불을 붙였다.

다만 권한·재정 등 정부 지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통합 논의 지역 내에서도 통합 방식과 시기, 명칭 등을 두고 입장 차를 보이면서 속도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행정통합에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지역이나 기존 특별자치도가 꾸려진 강원·전북·제주 등에서는 역차별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형준(왼쪽부터) 부산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 김두겸 울산시장이 지난해 4월 부산시청에서 열린 제3회 부울경 경제동맹 정책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경남신문 DB/

◇대통령 통합 적기·정부지원 강조… 지자체 논의 속도=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광역 통합은 상징적 출발점이자 국가의 생존 전략”이라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광역통합의 방향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통합 유인책으로 재정 지원 대폭 확대와 2차 공공기관 이전 인센티브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지원 의지와 정부 TF 출범 등 논의가 이어지면서 각 지자체도 추진 속도를 올리고 있다.

광주전남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뽑는다는 목표로 통합 특별법 제정 등을 서두르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공청회와 의견 수렴 절차를 병행하며 통합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통합특별법 검토 간담회를 열고 법률안의 실효성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핵심 특례 사항과 입법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선발주자로 나섰던 대전충남의 경우 특별법 등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소속 정당이 다른 단체장, 대전 자치구를 중심으로 통합 논의에 대한 대응이 갈리는 상황이다.

행정통합 의제를 먼저 띄웠다가 속도를 늦췄던 부산경남이나 대구경북도 논의가 다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대구경북은 최근 양 시도 단체장이 만나 행정통합에 합의하며 논의가 전격 재개됐다. 과거 ‘대구에 흡수된다’는 우려로 반대 입장을 보였던 경북도의회도 이번에는 대체로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고, 정부가 제시한 공공기관 이전 등 인센티브를 계기로 지역 발전 기대감이 확산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부산경남에서도 논의는 이어지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24년 행정통합 상생 합의 이후 공론화위원회 구성, 주민설명회, 여론조사 등을 거치며 비교적 긴 호흡으로 절차를 밟는 상황이고, 정부 인센티브와는 별도로 주민투표를 포함한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 현재까지는 우세하다.

지난 21일에는 김두겸 울산시장이 부산경남과의 행정통합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경남도와 부산시는 22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경남·부산 행정통합 실무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오는 28일 오전 10시 30분 경남·부산 행정통합과 관련한 시도지사 공동입장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발표 장소는 추후 협의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행정통합 속도전 우려… 지역소외·흡수통합 걱정도= 주민 수용성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추진되는 행정통합 속도전에 대한 우려도 이어진다. 주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안인데도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방선거라는 시점을 정해 두고 강행할 경우 부실한 행정통합이 될 가능성이 크고, 결국 주민 피해로 이어진다는 우려다.

특히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논리에 휩쓸려 주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추진된다면 통합의 명분 자체가 사라질 것이란 지적이다.

이 같은 우려는 속도전보다는 신중론에 무게를 두는 부산경남 행정통합 논의의 밑바탕이기도 하다.

지난 13일 마지막 회의를 연 경남-부산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는 경남과 부산의 행정통합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여론조사만으로 전체 민의를 대표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아 ‘지방의회 의견청취 방식’보다는 시도민의 확실한 의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주민투표’ 방식으로 통합 여부를 결정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적극적으로 행정통합을 추진하고도 결국 무산된 대구경북의 경우도 충분한 주민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은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기도 했다.

논의가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에서도 통합효과 기대와 지역소외 우려가 엇갈린다.

대전충남에서는 충남도청이 옮겨간 내포신도시 위상 약화 우려가, 광주전남에서는 전남 시군을 중심으로 농정·어업·도서 지역 소외 가능성이 거론된다. 광주전남 통합 특별시의 명칭과 청사 위치를 둘러싸고 지역 간 갈등이 노출됐고, 근무 여건 변화를 우려한 공직자들의 반대 여론도 높다.

특히 광역시보다는 광역도 단위에서 일부 지역소외와 흡수통합 우려가 높다. 앞서 대구경북 통합 논의에서도 경북 북부지역의 소외 우려가 컸고, 경남에서도 부산과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서부경남권에서 소외 우려가 큰 상황이다. 충남에서도 대전 중심 흡수 통합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행정통합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지역이나 기존 ‘3특’으로 특별자치도가 된 강원·전북·제주 등 지역에서는 역차별 우려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통합 지역 우선 공공기관 이전 등을 강조했고 “충남·대전이 스타트했고, 전남·광주가 우리도 하겠다고 나섰다. 대구·경북, 부산·경남·울산도 한다고 하니 (재정 지원 문제 때문에) 너무 많이 할까 걱정이다”고 발언했다.

강원·전북·제주 등 기존 특별자치도와 세종시는 정부의 통합 인센티브 정책이 ‘통합 특별시’에 쏠리면서 기존 특별자치 체제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지혜 기자 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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