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vs 광역…파주 소각장 건립 '민민 갈등'
운정신도시 83% “단독 추진”
낙하리 대다수 “광역화 찬성”
시의원 “공론의 장 조성해야”

최소 2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파주시 소각장 건립 사업이 민민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업 방식을 놓고 주민들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 시의 소극 행정이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지 선정 전에 해당 사업의 방식이나 업체가 이미 정해졌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어서다.
<인천일보 1월20일자 1면 '입지 선정 전 업체 정했나…"파주 폐기물 시설 역행정"'>
2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기존 소각시설 노후화 및 인구 증가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2월부터 소각시설 확충을 계획했다. 같은 해 7월에는 고양시와 광역화 논의에 나섰다.
시는 2021년 2월 입지선정계획 결정·공고를 시작으로 하루 400t(단독) 혹은 700t(광역) 규모의 소각시설 건립을 본격 추진해 왔다. 사업비는 각 2194억원, 3839억원이다.
입지는 2021년 1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입지선정위원회의 7차례 회의 끝에 탄현면 낙하리를 우선 순위 후보지로 정했다.
이후 해당 지역 주민들은 광역·단독 시설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사업은 행정 절차 지연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당초 시는 2024년 9월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제출, 지난해 9월 최종 입지를 결정·고시할 계획이었으나, 군 협의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 사업 대상지가 군사시설제한보호구역에 포함돼 군부대 협의가 필수적인데, 기둥로 및 진지·굴뚝으로 인한 사계 제한 등으로 부동의 의결을 받으면서다. 시는 군과의 재협의를 통해 반영 가능한 부분을 검토 중이다.
재의결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사업의 첫발도 떼지 못한 셈이다. 향후 절차가 재개되더라도 시가 풀어야 할 주민 갈등이 쉽지 않은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현재 정치권은 물론, 파주시민들이 광역화 반대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인 운정신도시연합회가 소각장 단독·광역 추진 여부를 놓고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1325명 중 1100명(83%)이 '단독 소각장 추진'을 선택했다. 반면 시설이 들어서는 낙하리 주민들은 대다수 광역화를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민민 갈등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치권 등에선 시의 소극적인 행정이 갈등을 키운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시의회가 광역화 여부를 놓고 주민 투표를 실시하자는 의견을 공식 제시했으나, 시는 이를 받지 않았다.
박은주 파주시의원은 "주민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큰데도 시가 명확한 소통 없이 광역화를 전제로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논의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파주시 관계자는 "현재 군부대 협의와 입지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인 단계"라며 "주민 의견을 반영한 투명한 절차를 거쳐 사업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훈·오윤상 기자 o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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