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트럼프 만행에 흔들리는 국제법과 질서

2026년 1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한 군사 작전은 단순한 법 집행이나 국제 정의 실현이 아니라, 주권 국가를 무력으로 제압한 명백한 제국주의적 행위로 기록될 것이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르 몽드 등 세계 주요 언론은 이번 사건이 미국 헌법과 국제법을 동시에 위반했으며, 세계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가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의회의 승인 없이 외국 국가 원수를 직접 납치하는 작전을 단행했다. 겉으로는 '마약 테러리스트 체포'라는 명분이었지만, 실질적 동기는 석유와 전략적 영향력 확보 등 명백한 국익 추구였다. 과거 중동과 라틴아메리카 사례가 보여주듯, 미국의 무력 개입은 장기적 불안정과 지역 혼란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독일 쥐트도이체 차이퉁도 이번 작전의 최대 피해자는 마두로 정권이 아니라, 정치적·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베네수엘라 국민이라고 경고했다.
국제법적 관점에서도 이번 사건은 명백한 위반이다. 유엔 헌장은 회원국이 타국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무력 행사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이나 자위권 행사에만 제한한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 작전을 감행함으로써, 국제법 수호자로서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했다. 이는 동맹국과 적대국 모두에게 강대국 패권주의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낸 것이다.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이번 작전은 남미 전체 안보 지형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친다. 베네수엘라는 오랜 정치·경제적 불안정을 겪어왔지만, 미국의 군사 개입은 이를 국제 문제로 확대해 지역 내 반미 정서와 정치적 극단주의를 자극할 가능성도 크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작전은 국내 정치적 목적(지지층 결집, 외교적 성과 부각, '강경 지도자' 이미지 구축)과 무관하지 않아, 국제 사회에 끼치는 장기적 비용을 과소평가할 위험이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건은 단기적·전략적 이득보다 국제적 안정과 법치주의를 훼손한 결과를 가져왔다. 국제 사회는 힘에 의한 현실 논리에 단호히 대응해야 하며, 합의된 규범을 무시하는 강대국 행동이 반복되는 것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원리가 지켜져야 한다. 강대국의 힘이 법을 대신할 수 있는 시대는 존재하지 않으며, 진정한 지도국이라면 무력 대신 국제법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번 트럼프 만행은 국제 질서와 신뢰에 깊은 균열을 남긴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김천권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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