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 앞두고 '검사장 물갈이'… '대장동 항소 포기' 옥석 가리기
성명 참여·대행 용퇴 요구 검사장 7명 '한직行'
'항명'에 선명 메시지… 일부 기용해 조직 안정
좌천·승진 누락 사의… 중간 간부도 대폭 예고

정부가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고위 간부 인사를 전면 단행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관련 성명에 이름을 올리거나,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용퇴를 요구한 검사장들이 대거 좌천성 인사 발령을 받았다. 다만 항소 포기 반발 의견에 동조했으면서도 주요 보직에 기용된 검사장들도 있었다. 관여 정도 등의 기준으로 옥석을 가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직으로 밀려난 일부 검사장이 곧바로 사의를 표명하는 등 줄사퇴가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법무부는 대검검사급(검사장) 검사 32명에 대한 인사를 27일 자로 시행했다. 신규 보임 7명, 전보 25명이다. 인사 기조와 관련해선 "공소청 전환 등 검찰개혁 과제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검찰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진용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업무 역량 및 전문성, 리더십, 내외부 신망 등을 종합 고려해 다양한 전담 분야 최우수 자원을 신규 보임했다"고 밝혔다. 검찰청 폐지 전 사실상 마지막 검사장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인사의 가장 뚜렷한 메시지는 항소 포기 관련 노 전 대행에게 경위 설명, 거취 표명 등을 요구한 검사장 7명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전보다. 해당 보직은 검사장급이나, 비교적 한직이라 좌천성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전국 검사장 18명 성명에 참여한 박현준(사법연수원 30기) 서울북부지검장, 박영빈(30기) 인천지검장, 유도윤(32기) 울산지검장, 정수진(33기) 제주지검장 4명이 포함됐다. 박영빈 지검장은 인사 직후 "바른길은 멀리 돌아도 결국 이른다"며 사직서를 냈다.
장동철(30기) 대검 형사부장, 김형석(32기)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 최영아(32기) 대검 과학수사부장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이들은 노 전 대행에게 항소 포기 관련 수장으로서 책임을 보여야 한단 취지의 의견을 적극 개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 앞서 성명 작성을 주도한 박재억(29기) 전 수원지검장은 자진 사직했고, 김창진(31기)·박현철(31기)·박혁수(32기) 검사장은 지난달 이미 연구위원으로 발령났다.

신규 검사장 승진 인사는 모두 7명이다.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은 홍완희(34기) 대구지검 부부장(국무조정실 파견), 공판송무부장은 안성희(34기) 서울동부지검 차장, 과학수사부장은 장혜영(34기)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맡게 됐다. 이정렬(33기) 인천지검 1차장은 전주지검장, 박진성(34기) 서울남부지검 2차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정광수(34기) 대전지검 서산지청장은 대전고검 차장, 조아라(34기) 법무부 법무심의관은 대구고검 차장에 보임됐다.
법무부·대검 간부도 상당수 재배치했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차범준(33기) 대검 공판송무부장, 검찰국장은 이응철(33기) 춘천지검장, 법무실장은 서정민(31기) 대전지검장이 전보됐다. 대검은 기획조정부장에 박규형(33기) 대구고검 차장, 형사부장에 이만흠(32기) 의정부지검장, 공공수사부장에 최지석(31기)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앉혔다. '정교유착 비리'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이끌고 있는 김태훈(30기) 서울남부지검장은 대전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서울남부·북부·서부지검장으로는 각 성상헌(30기) 법무부 검찰국장, 차순길(31기) 대검 기획조정부장, 김향연(32기) 청주지검장이 이동한다. 이외 문현철(32기) 창원지검장을 의정부지검장으로 옮기는 등 8개 지검도 검사장이 재배치됐다. 항소 포기 성명에 이름 올린 검사장 중 10명은 법무연수원행을 피하고 소수 요직에 오르거나 전국 지검장으로 남았는데, 대거 좌천 인사와 주요 보직 물갈이로 '항명'에 대한 신호를 선명히 하면서도 조직 안정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박영빈 지검장을 비롯해 윤병준(32기) 서울고검 형사부장, 하담미(32기)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신동원(33기)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용성진(33기)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이동균(33기)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등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 인사 기조에 따라 좌천성 인사를 받았거나, 승진에서 누락된 검사들이 추가로 옷을 벗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만간 있을 고검검사급(차·부장) 인사에서도 연쇄적으로 대폭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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