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이 연 '품귀 현상' 혀보다 눈 즐거운 '자극' 해외 유행 비튼 'K-디저트' 단순 먹거리 아닌 '콘텐츠'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X 갈무리
대한민국 간식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트렌드 실험장이다. 2014년 '허니버터칩' 대란 이후 10여 년간,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포인트는 '맛'에서 '비주얼'로, 그리고 '경험의 변주'로 진화해 왔다.
허니버터칩. 해태제과 홈페이지 캡쳐
희소성 마케팅과 '단짠'의 혁명 2014~2018년의 트렌드는 '공급 부족 마케팅'과 '새로운 맛의 발견'으로 요약된다. 2014년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은 SNS 바이럴 마케팅과 품귀 현상이 결합해 폭발력을 낸 최초의 사례다. 짭짤한 감자칩에 단맛을 더한 '단짠' 조합은 이후 식품업계의 성공 공식이 됐다. 이어 대만 대왕 카스테라, 흑당 버블티 등 해외의 이색적인 맛이 원형 그대로 국내에 도입돼 줄 서기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때까지의 소비는 "남들이 못 먹는 맛있는 것을 내가 먹었다"는 성취감에 기반했다.
탕후루. 클립아트코리아
비주얼 쇼크와 자극의 시대 2019~2024년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대중화되면서 '보여주기 위한 간식'이 시장을 지배했다. 2020년대 초반을 휩쓴 마카롱과 탕후루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화려한 색감과 시각적 자극을 무기로 삼았다. 맛은 극단적으로 달거나(탕후루), 맵거나(마라탕), 호불호가 갈리는(민트초코) 자극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ASMR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바삭'거리는 소리 자체가 상품성이 되는 시기였다.
원조 비틀어 재창조…'K-커스텀' 현재의 두쫀쿠 열풍은 3세대 트렌드의 정점이다. 이제 대중은 있는 그대로의 해외 문물을 소비하지 않는다. 두바이 초콜릿이라는 원천 소스를 가져와 한국식 제과 제빵 기술(쿠키, 소금빵 등)과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K-디저트'를 창조했다. 이는 로제 떡볶이, 마라 로제 찜닭 등 퓨전 한식의 유행과 맥을 같이 한다.
빨라진 유행 주기와 자영업자의 숙제 가장 큰 변화는 제품 수명 주기(PLC)의 급격한 단축이다. 과거 허니버터칩이나 흑당 버블티가 1~2년 가량 인기를 유지했다면, 탕후루,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 두바이 초콜릿의 전성기는 불과 3개월에서 6개월 사이로 짧아졌다. SNS 알고리즘이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두쫀쿠 역시 폭발적인 초기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올 하반기까지 인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대한민국 간식 시장은 이제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밈(Meme)과 콘텐츠가 결합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