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니다] 자전거에 실어 행복 전하는 공무원
지난해 진주시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 대회 1위
진주시청 자전거 동호회·어르신 자전거 동호회 결성
빛사랑가족봉사단 등으로 다양한 봉사활동 펼쳐

진주시 이현동행정복지센터에서 사회복지직으로 근무하는 강재위(60) 팀장은 올해 퇴직을 앞두고 뜻깊은 상을 받았다. 30년 넘는 공직 생활 중 개인적으로 가장 명예스러운 상이라고 했다.
지난해 대한민국지속발전협의회 주최로, 자전거도시로 지정된 전국 15개 지자체별로 시민을 대상으로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 대회를 열었다. 각 지자체가 지정한 한 달 동안 출퇴근만으로 자전거를 가장 많이 탄 시민을 뽑는 대회이다. 강 팀장은 진주 시민 중 1위에 뽑혀 지난해 11월 6일 경기도 화성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 한 달 동안 자전거로 출퇴근한 거리는 725㎞였다. 탄소 154㎏을 줄였다.
"오랫동안 자전거로만 출퇴근했는데 공무원으로도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자 보람된 상이었습니다."
자랑할 만한 큰 상은 아니라고 했지만, 그에게 이 상이 유독 특별한 이유가 있다. 출퇴근으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건 25년 전부터다. 지금처럼 진주 남강변을 중심으로 잘 조성된 자전거도로가 있기 전이었지만, 자전거 타는 데 오롯이 매력을 느껴 승용차의 편안함을 버리고 즐거움을 선택했다. 집에서 일터까지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다섯 대의 자전거는 자가용이나 다름없다. 화물용 차량이 있긴 하나, 주로 주말 농사 목적으로만 이용한다. 비가 오거나 매서운 추위, 무더운 날씨에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지독한 자전거 사랑에 "미쳤느냐"는 동료들의 걱정 섞인 쓴소리를 종종 듣긴 했으나, 자전거로 향한 그의 마음은 늘 한결같다.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 대회에서 상을 받은 건 20여 년간 변함없는 자전거 사랑에 대한 보답이라고 할 수 있기에, 그에게는 무엇보다 특별했다.
"자전거는 제 인생의 귀한 보물 같은 존재입니다."
자전거로 향한 열정은 다른 공무원들과 시민 등 진주지역 자전거 이용 활성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2000년 대 초반 자전거 전용도로 시범도시로 지정된 진주시는 남강변을 중심으로 자전거도로망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후 전국 10대 자전거 거점도시로도 뽑혔다. 이에 맞춰 진주시는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행정력을 쏟았다.
그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공무원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생각에 2008년 시청 동료 22명과 함께 자전거 동호회를 처음으로 결성했다. 동호회 이름은 '두 바퀴로 열어가는 행복세상'이라는 뜻으로 '두바세'로 지었다. 2022년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한국생태교통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 대회에서 15개 참여 도시 중 단체 부문 우수상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
"그 당시 진주시가 명품 자전거 도시를 선포했을 때였습니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공무원이 솔선수범하면 좋겠다고 판단을 해서 관련 과에 동호회를 만들자고 제안했죠. 10년 정도 총무로 활동하면서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홍보활동을 다양하게 했습니다. 2019년 회장을 맡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거의 활동을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진주종합사회복지관에 근무할 때인 2010년에는 이곳을 이용하는 어르신들과 함께 '어르신 자전거 동호회'도 만들었다.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 상당수가 자전거로 오가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다, 어르신이 참여하는 자전거 동호회를 결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실행에 옮겼다.
동호회 결성까지는 쉽지 않았다. 동호회 결성에 따른 예산을 책정해 올렸으나,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복지관 관장에 이어 시의회에서 똑같은 이유로 반대했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오히려 조심스럽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탄다는 점을 강조해서 설득해 동호회 결성을 이끌었다. 어르신 자전거 동호회원 100여 명은 자전거만 이용하는 단순한 활동에 그치지 않고 환경순찰과 다른 자전거도시와 교류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진주시의 '자전거 홍보대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는 '미소친철'이라는 별칭도 붙어 있다. 2012년 경남도 주관으로 도내 최고 친절 공무원을 뽑는 '베스트 친절공무원 콘테스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그 다음해에 열린 '제1회 전국 미소친철 대상 선발대회'에서는 공공부문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계기로 경남도 인재개발원에서 공무원 대상으로 한 친절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사회복지직 공무원이라는 업무 못지않게 어려운 이웃을 돕는 활동에도 '동분서주'할 정도로 전념했다. 몇 년 전에는 제2회 방한천 공공복지행정대상에 뽑혀 받은 상금 200만 원 전액을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했다. 진주시 소프트테니스협회 회장 시절 기여한 공로로 받은 시상금도 모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했다.
중앙동사무소(현 중앙동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할 때는 '나눔의 실천'으로 널리 알려진 김장하 선생의 도움을 받아 저소득층 청소년을 돕는 다양한 청소년 복지프로그램을 진행해 주목 받기도 했다.

2008년 진주시민들로 결성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진 '빛사랑가족자원봉사단'은 그동안 그의 활동을 잘 엿볼 수 있는 단체이다. 그는 회장을 맡고 있다. 성인이 된 그의 아들 역시 초등학생 시절부터 함께 활동했다. 진주시장애인복지센터에 있는 장애인의 손과 발이 돼 봄나들이를 함께 갔다. 진주복지원에서는 김장담그기 봉사활동을 했다. 소외되거나 어려운 이웃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 도움을 손길을 전했다.
공직생활 33년째인 그는 올해 퇴직을 앞뒀다. 퇴직 이후에도 자전거 발판을 쉼 없이 돌리며 행복 전달자로서 봉사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는 꿈을 그리고 있다.
"내가 즐겁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합니다. 퇴직을 하면 지금 해왔던 것처럼 지역을 위해서 열심히 봉사할 겁니다. 특히, 사회복지 공무원을 오래 했으니,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행복을 전하는 사람'이 나의 꿈입니다."
/허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