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볼 축소는 간단하죠?” 청소년에게 더 위험한 이유

박준규 2026. 1. 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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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겨울은 졸업 입학 취업을 앞둔 이들이 성형외과를 찾는 계절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겨울은 성형외과의 성수기입니다. 졸업 입학 취업을 앞둔 이들이 성형외과를 찾습니다. 대학 합격 이후가 성형수술을 주로 고려하는 시기이지만, 최근 청소년들의 성형외과 방문도 부쩍 늘어난 느낌입니다.

성형외과 의사들이 청소년 성형을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중학생 조카가 매일 아침 쌍꺼풀 테이프와 사투를 벌이는 것을 보고, 직접 쌍꺼풀 수술을 해준 적이 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피부 손상을 줄이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는 의학적인 근거에 기반한 것입니다. 대략 눈은 중학교 2학년, 코는 고등학교 2학년 정도면 성장이 마무리되어 성형수술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시기가 되었다고 해서 성인과 똑같이 수술대에 올라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장'은 단순히 뼈와 연골의 크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내 얼굴의 이미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 '정서적 성장'까지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근래 눈에 띄는 현상이 있습니다. '성장이 끝나기 전에 코뼈나 연골을 건드리는 건 좋지 않으니, 일단 콧볼만 줄이자'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콧볼 축소를 위해 상담 오는 학생들도 있고, 대학 합격 후 코수술 상담을 하면서 이미 이전에 콧볼 축소 수술을 받았다 말하는 학생들도 만납니다.

문제는 콧볼 축소가 비록 연골이나 뼈의 성장에 영향을 직접적인 주지 않지만, 청소년기에 가장 권하기 어려운 수술이라는 점입니다. 바로 이 수술의 '비가역성' 때문입니다. 줄이는 것은 쉽지만,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코를 예쁘게 높이려면 피부의 '여유분'이 필요합니다. 사진=슈어스성형외과

코를 예쁘게 높이려면 피부의 '여유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콧볼 축소는 코가 넓어 보인다는 이유로 피부 조직을 잘라내는 수술입니다. 청소년기에 섣불리 콧볼을 줄여버리면, 최적의 코 디자인을 위한 '재료'를 미리 없애버리는 셈입니다. 성인이 되어 코를 높이고 싶어도, 얼굴형이 완성된 뒤 조화로운 코 모양을 다시 만들고 싶어도, 이미 잘라낸 조직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즉, 성인이 된 후 가질 수 있는 '높고 예쁜 코'의 확률을 스스로 낮추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콧볼 축소는 코가 넓어 보인다는 이유로 피부 조직을 잘라내는 수술입니다. 섣불리 콧볼을 줄여버리면, 최적의 코 디자인을 위한 '재료'를 미리 없애버리는 셈입니다. 사진=슈어스성형외과

조직에 여유가 있는 코일수록 성장기에 더 넓고 퍼져 보이기 쉽습니다. 넓고 퍼진 코는 더 높고 자연스러운 코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퍼져 보인다고 콧볼을 잘라내 버리는 것은 큰 코가 가진 가능성을 영영 작은 코에 가둬버리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콧볼 축소는 코끝과 콧볼의 비율을 무너뜨려 코끝이 더 커보이는 역설을 낳기도 합니다. 사진=슈어스성형외과

또한 콧볼 축소는 코끝과 콧볼의 비율을 무너뜨려 코끝이 더 커보이는 역설을 낳기도 합니다. 기능적으로는 콧구멍의 크기를 줄여 호흡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수술이 비가역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콧볼 축소는 성인에서도 미리 하면 안 된다고 강조하는 수술입니다.

'성형의 원리' 칼럼에서도 자주 말씀드렸지만, 최근 필러를 쉽게 생각하는 경향도 우려스럽습니다. 드물지만, 코 주위는 필러가 혈관이 막으면 실명을 일으킬 수 있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금지 수준의 경고를 하고 있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조직이 유연한 청소년기 조직에 주입된 필러는 시간이 흐르며 옆으로 퍼지기 쉽고, 반복될 경우 조직을 늘어나게 합니다. 진입 장벽이 낮고 진료의 질이 검증되지 않은 비전문의들이 무한경쟁하는 미용 의료 시장에서 선이 지켜지기 어려운 것도 큰 걱정거리입니다. 수술이 아니니 괜찮다는 생각이 더욱 위험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성형외과 의사가 청소년의 수술을 만류하는 것은 단순히 "학생다워야 한다"는 훈계가 아닙니다. 성인이 되었을 때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의 선택지'를 지켜주기 위해서입니다. 성형은 단순히 현재의 단점을 지우는 지우개가 아니라, 평생을 함께할 얼굴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지금 당장 유행하는 작은 콧볼, 오뚝한 콧대를 얻기 위해 내 얼굴이 가진 미래의 잠재력을 깎아내지 않기를 바랍니다.

박준규 원장 (parks@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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