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조국 합당도 ‘明心’ 반영? 靑도 與도 “사전 공유”
홍익표 “사전 연락 받았다…양당 혹은 정치 통합은 李 평소 지론”
‘진보 과반’ 상시 유지 노림수? “정청래-조국도 이해관계서 윈윈”
(시사저널=변문우·정윤성 기자)

'범진보' 동지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번 합당 기저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합당에 대해 대통령과 얘기를 많이 했고 오래 같이 고민했다"는 취지로 전했고,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사전에 정 대표에게 연락을 받았다. 양당 통합은 이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22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당을 향해 합당을 전격 제안했다. 그는 "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며 "이번 6·3 지방선거를 같이 치르자"고 말했다. 이에 조 대표도 30분 뒤 전북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이라는 목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리 당과 민주당은 일관되게 길을 함께 가고 있다"며 사실상 합당 의사를 수용한단 뜻을 내비쳤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이날 합당 제안 직후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당내 의원들의 반발에 대해 청와대와 조율 작업이 있었다는 취지로 설득했다는 전언이다. 관련해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정 대표가) 중요한 사안에 대해 (청와대와) 조율은 몰라도 공유 과정은 거쳤을 것"이라며 "당 대표의 (합당)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정 대표한테 연락받았다"며 "양당 통합이나 정치적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었다. 양당 간 (합당)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홍 수석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20일 예방 자리에선 해당 건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고 이후 정 대표가 조 대표에게 해당 언질을 남긴 후 연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당정이 한목소리로 이번 합당 추진에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음을 시인한 셈이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이 대통령의 의중에 진보진영의 '상시적 과반'을 구조적으로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계엄·탄핵이라는 혹한기를 겪고 치러진 지난 대선에서도 김문수 당시 후보가 41.15%의 득표율을 얻을 만큼 보수의 토양이 탄탄한 만큼 이 대통령 입장에선 위기의식을 느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연장선으로 최근 '통합'을 강조하며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보수 인사들을 요직에 앉힌 것도 보수진영을 갈라치기해 합리적 보수를 자기편으로 끌어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도 "이 대통령 입장에선 보수에서 중도 포지션에 있는 인사들을 이탈하도록 만들고, 진보 진영은 민주당을 비롯한 여러 인사들을 한데 묶어 지방선거를 치르면 유리한 고점에 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지금 시점에서의 합당이 민주당과 혁신당 모두에 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지선에서 범여권이 똘똘 뭉쳐서 이 기회에 국민의힘을 포위하고 완전히 지선을 압승하자는 의도"라며 "그러면 정 대표도 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 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당대표 연임 도전 때 혁신당 지지층까지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도 윈윈이다. 잘 하면 여권의 유일한 대선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만큼 정 대표와 조 대표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 떨어진다"고 봤다.
한편 혁신당도 민주당의 제안에 따라 속전속결로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설 방침이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우리는 자강론 입장이었지만, 예기치 못한 제안이 온 만큼 내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오는 24일 의원총회를 긴급하게 잡고, 이르면 26일 당무위원회를 통해 큰 방향을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당할 가치가 있다면 실무 협의에 들어갈 것이고 없다면 우리 길을 간다는 결론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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