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룡포 시장 화재…겨울 전통시장 화재 경고다

경북일보 2026. 1. 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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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새벽 경북 포항 구룡포읍 시장 상가에서 불이 나 점포 3곳이 전소되고 70대 주민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이 장비 22대와 인력 47명을 투입해 50여 분 만에 진화했다. 설 명절을 전후로 한 겨울철 전통시장 화재에 대한 경고다.

경북·대구 지역은 이미 숱한 전통시장 화재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2016년 대구 서문시장 화재는 점포 679곳을 태워 1000억 원 가까운 피해를 남겼다. 역사적으로 기록된 화재만 17차례에 달하는 서문시장은 '전통시장 화재의 대명사'가 됐다. 2022년 대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 2021년 영덕 전통시장 화재, 2015년 경주 중앙시장 화재까지 대형 피해 사례가 반복돼 왔다. 그때마다 '안전 대책 강화'를 외쳤지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국회와 소방청 자료는 지역 전통시장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집계에 따르면 경북 전통시장의 자동소화장치 미설치율은 63%, 대구는 77%에 달했다.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소화기조차 비치하지 않은 점포가 대구 전통시장의 45%에 이른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화재에 취약한 밀집 구조, 노후 전기시설, 가연성 물품 적재, 좁은 통로까지 겹쳐 대형 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전통시장은 한 번 불이 나면 순식간에 생계 터전이 사라지고, 고령 상인이 많은 현실에서 피해 회복이 더욱 어렵다. 더구나 겨울철에는 난방기 사용 증가, 전기 과부하, 건조한 날씨가 겹쳐 화재 위험이 급증한다. 산불 위험과 함께 전통시장 화재는 경북과 대구의 고질적 재난 리스크다.

보여주기식 점검보다 자동소화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노후 전기·가스 시설에 대한 정기 교체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시장 단위의 상인 화재 예방 교육과 야간 순찰 체계도 제도화해야 한다. 지자체와 소방당국의 합동 특별점검을 상시화하고, 미비 사항에 대한 개선 명령과 이행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안전설비 설치 비용을 상인에게만 떠넘겨서는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 국비와 지방비 지원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 지역의 모든 전통시장 화재 안전을 다시 점검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