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 정리 AI에 부탁해, 퇴근길 기원서 로봇과 대국도

이원재 기자 2026. 1. 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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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경남 경제
일상으로 스며든 AI
회의록 작성부터 대출 상담까지 보편화
운세·바둑 등 취미·여가생활 이용도 늘어
회의록 작성부터 대출 상담, 신년 운세까지. 인공지능(AI)은 이제 일부 전문가만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됐다. 기업 업무 효율화를 시작으로 소비자 응대, 취미와 여가생활에 이르기까지 AI가 변화시킨 일상을 들여다 본다.
경남은행이 도내 영업점에서 인공지능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BNK경남은행

기업 현장 깊숙이 들어온 AI

기업에서는 사무실과 제조 현장을 가리지 않고 AI 활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도내 한 대기업 직원은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회의 내용을 녹음해 AI에게 주면 이를 발언자별로 분류해 기록하고 요약 정리까지 해준다. 예전에는 회의 때마다 담당자가 컴퓨터로 기록하거나, 녹음 파일을 문서화한 후 직접 요약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지금은 매우 간편해졌다.

또, 아침에 출근하면 AI가 동종업계 동향과 뉴스를 정리해 알려준다. 또, 특정 업무에 적합한 사내 인재를 찾아내는 등 인사 업무에도 AI를 활용하다. 생산공장에서는 AI가 탑재된 산업용 로봇이 스스로 인식하고 용접까지 척척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상상해오던 많은 것들이 실제 업무에 적용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연구기관에서도 이미 AI 활용은 활발하다.

한국전기연구원은 AI 챗봇을 활용한다. 대게 챗봇은 대외용으로 활용하지만 이 곳에선 내부 업무 협력과 소통에도 활용한다. 필요한 물품을 구매해야 할 때 챗봇에게 물어보면 챗봇이 관련한 내부 규정을 알려주고, 어떻게 신청하면 되는지도 알려준다. 연구자들은 특정 분야 연구 논문을 찾아보거나 연구팀원들끼리 연구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는 데에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다만, 방위산업 기업을 포함해 상당수는 보안을 이유로 중국 AI '딥시크' 접속과 활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경남은행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챗봇 화면. /갈무리

은행 챗봇 보편화

'도민연금상담! 제가 도와드릴게요!' BNK경남은행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에서 챗봇 똑띠가 먼저 건넨 문구다.

국내은행을 비롯해 금융회사는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핵심 업무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챗봇, 신용평가, 이상거래탐지, 업무 자동화 등이다. 이 가운데 금융소비자 응대와 상담 등은 시범 적용을 넘어 보편화하고 있다. 또, 은행 애플리케이션의 비대면 업무도 확대하고 있다.

이혜지(40·창원시) 씨는 한 시중은행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에서 인공지능과 상담해 대출을 신청했다. 인공지능은 서류를 분류해 신용도를 평가했고, 대출 실행까지 진행했다. 이 씨는 "영업점 대기와 복잡한 서류 제출 없이 휴대전화로 간편하게 진행했다"며 "대출 실행 속도도 더 빨랐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생성형 인공지능 기반 금융상담 서비스를 출시해 예·적금 상품 상담에 국한했던 상담을 대출로 확대했다. 금융소비자가 질문하면 생성형 인공지능이 자연어 기반으로 답변하고 필요 때 상담사에게 연결하고 있다. 이 씨 사례처럼 인공지능이 상담 전반을 맡아 소비자 대기 시간을 줄이고 응대 정확도도 높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한 해 수백만 건 상담 문의 중 90% 이상을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처리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는 시간 제약 없이 언제든지 대답을 받을 수 있다. 또, 상담 인력은 인공지능이 처리하기 어려운 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영업점 1000여 곳에 인공지능 뱅커를 배치해 상품 설명과 투자 안내를 자동화했다. 은행은 점포 운영비용을 절감하면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다고 평가한다.

은행들은 인공지능 기반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대상 금융 지원도 관심을 기울인다. 경남은행은 도내 영업점에서 인공지능 통번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공지능 언어 데이터 전문 기업 플리토(Flitto)와 협업해 38개 언어를 실시간으로 통·번역하고 있다.

경남지역에서 외국인 소비자가 많은 △거제금융센터 △김해금융센터 △온산지점 △한화오션 영업소 △함안지점 총 5곳에서 선보이고 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현재 인공지능으로 각종 서류 문자 인식과 정보 입력 과정을 자동화해 단순·반복 업무에 소요되던 시간을 줄였다"며 "앞으로 자연어를 기반으로 금융상품 관련 문의나 상품 추천 등이 가능한 수준의 인공지능을 활용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은 올해도 전 분야를 인공지능 전환(AX)하고자 새로운 유형을 개발하고 있다. 시중은행마다 올해 경영전략에 인공지능 강화를 포함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안' 개정 방향을 공개하고 7대 원칙으로 △거버넌스 △합법성 △보조수단성 △신뢰성 △금융안정성 △신의성실 △보안성을 제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안은 금융권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인공지능기본법 하위법규·지침 논의 동향을 반영해 올해 1분기 중 시행할 예정이다.
창원 상남동의 AI 로봇 바둑카페에서 한 이용객이 AI 바둑 로봇과 대국을 하고 있다. /이원재 기자

취미·여가도 함께

AI는 여가생활에도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새해를 맞아 생성형 AI를 활용해 신년운세를 확인하는 이들이 늘었다. 과거 철학관이나 유료 사주 앱을 찾던 방식에서 벗어나, AI를 통해 무료로 운세를 보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AI를 활용한 사주 풀이는 간단하다. 이름과 생년월일, 성별 등을 입력하면 성향 분석과 함께 직업운·재물운·연애운 등에 대한 해석이 제공되고 추가 질문으로 구체적인 조언도 받을 수 있다. 접근성과 익명성이 결합된 점이 AI 운세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개인적인 고민도 부담 없이 털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박성현(29·진주시) 씨는 "연초에 진로와 관련된 조언을 얻고 싶어 AI로 운세를 확인했다"며 "점집을 직접 찾기에는 부담이 있지만, AI는 심리적 장벽이 낮아 필요할 때 가볍게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관련 서비스 이용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네이버에서 'AI 사주' 검색량은 5070여 건으로 전월 대비 60.0% 증가했다. GPT 스토어 라이프스타일 부문에서는 '운세박사 타로'가 1위를 차지했으며, '운세박사 GPT'와 '사주팔자 명리학' 등 관련 서비스도 상위권에 올랐다.

AI를 활용한 이색 카페도 등장했다. 창원 성산구 상남동에는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AI 로봇 바둑카페'가 문을 열었다.

카페에는 대국용 AI 바둑 로봇 9대와 교육용 로봇 1대가 마련돼 있다. 대국용 로봇은 초급자(18급)부터 아마 6단까지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며, 세계 정상급 수준의 최고 기력 AI와도 대국할 수 있다. 교육용 로봇은 착점 추천 기능을 통해 바둑 입문자들이 자연스럽게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사람 대국 상대를 따로 구하지 않아도 개인 수준에 맞춘 대국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카페에는 일반 바둑판과 체스판도 구비돼 있으며, 200달러 상당의 유료 버전 챗 GPT도 설치돼 있다. 카페형 인테리어와 쾌적한 환경 덕분에 가족 단위 방문객도 적지 않다. 요금은 2시간 음료 포함 7000원, 종일권은 1만 원이다.

카페를 자주 찾는 한 이용객은 "기존 기원과 달리 카페처럼 편안한 분위기라 부담 없이 올 수 있다"며 "사람과 두는 바둑은 약속이나 승부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AI와는 자유롭게 둘 수 있어 스트레스가 적다"고 말했다.

/경제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