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사기 단지서 수천 명 석방·탈출 확인… “붕괴 수순”

유진우 기자 2026. 1. 22. 14: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수조 원 규모 온라인 사기 산업이 국제사회 압박 속에 무너지고 있다.

중국계 캄보디아 재벌이자, 핵심 인물로 꼽혀온 프린스 그룹 회장 천즈가 체포·송환되면서, 그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사기 단지들에서 전례 없는 인력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英 제재 후폭풍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 산업 위축 국면
사기 작업장 118곳 단속·5000여 명 체포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수조 원 규모 온라인 사기 산업이 국제사회 압박 속에 무너지고 있다. 중국계 캄보디아 재벌이자, 핵심 인물로 꼽혀온 프린스 그룹 회장 천즈가 체포·송환되면서, 그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사기 단지들에서 전례 없는 인력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22일 가디언과 AP 등에 따르면 최근 캄보디아 전역에 자리한 이른바 ‘로맨스 스캠’ 범죄 작업장에서 인신매매 피해자를 포함한 수천 명이 풀려나거나 스스로 탈출했다.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자국민 1440명이 사기 단지를 벗어났다고 밝혔다. 수도 프놈펜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는 귀국 절차를 문의하는 인파가 몰렸다. 국제앰네스티 역시 위성·영상 분석을 통해 최소 10개 작업장에서 대규모 인력 이탈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대탈출은 프린스 그룹 회장 천즈 체포 이후 벌어지기 시작했다. 중국계 캄보디아 재벌인 천즈는 온라인 투자 사기 등을 통해 범죄 제국을 구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그를 지난해 10월 제재 대상에 올렸다. 하버드대 아시아센터 제이콥 심스 방문연구원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이번 석방과 탈출은 수년간 누적된 국제 압박이 작년 10월 천즈 제재를 계기로 한꺼번에 폭발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지에서 포착되는 분위기는 정부가 내놓은 단속 성과와는 온도 차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주민들은 경찰이 단지에 진입하기 며칠 전 이미 사기 조직이 단속 정보를 입수해 핵심 인력을 빼돌렸다고 증언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실질적 해체라기보다 단속 효과를 과시하기 위한 ‘범죄 방지 연극’에 가깝다”고 평가했다고 AP는 전했다.

14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사기 혐의 센터 단지에 있는 건물 전경. /연합뉴스

캄보디아 경제에서 온라인 사기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가 국내총생산(GDP) 절반에 육박한다. 연간 수익은 125억 달러(약 18조 4000억 원)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사기 산업이 사실상 주요 외화 수입원이 된 상황에서 캄보디아 정부가 이를 단기간에 완전히 정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탈출한 피해자들 미래 역시 불투명하다. 이들 대부분은 취업 사기에 속아 입국한 뒤 여권을 압수당하고 로맨스 스캠이나 암호화폐 사기에 동원된 인신매매 피해자들이다. 국제앰네스티 몽세 페레르 지역 연구 책임자는 “지원 체계가 충분하지 않으면 피해자들이 다시 다른 사기 단지로 넘겨질 위험이 크다”며 “실제로 도움을 찾아 떠도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가 완전한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가디언은 전문가를 인용해 “사기 산업이 정권의 중요한 자원으로 자리 잡은 만큼 국제적 압박이 느슨해지는 순간 언제든 재편·부활할 수 있다”며 “단속보다 지속적인 국제 감시와 제도적 개입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