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홀라당 타버릴까 두려워" 광양 산불 주민 '노심초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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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붙은 나뭇가지가 바람에 흩날려 마당으로 떨어졌다니까요. 집이 홀라당 타버리는 것 아닌지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22일 오전 전남 광양시 옥곡면사무소에 마련된 산불 주민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명상옥(69) 씨는 취재진이 당시 상황을 묻자 눈을 질끈 감고선 한숨을 내뱉었다.
축구장(0.714㏊) 67개에 해당하는 산림 48㏊가 불에 탄 이번 산불은 인근 주택의 불씨가 비화하면서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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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본부 꾸린 시청·산림청·소방 당국 721명, 현장서 밤샘 진화

(광양=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불이 붙은 나뭇가지가 바람에 흩날려 마당으로 떨어졌다니까요. 집이 홀라당 타버리는 것 아닌지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22일 오전 전남 광양시 옥곡면사무소에 마련된 산불 주민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명상옥(69) 씨는 취재진이 당시 상황을 묻자 눈을 질끈 감고선 한숨을 내뱉었다.
안방에서 TV를 보던 중 난데없이 울리는 "불이 났으니 집 밖으로 뛰쳐나오라"는 마을회관 안내방송이 여전히 귓가에 맴돈다고 했다.
외투를 챙길 겨를도 없이 부랴부랴 마을 어귀 밖으로 나온 명씨는 산 중턱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자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명씨는 "산불이 번지고 있으니 경로당이든 어디든 대피하라고 마을 이장이 소리쳤다"며 "야단이 나도 제대로 낫겠구나 싶어 일단 도망쳤다"고 설명했다.
당시 광양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었는데, 바람을 따라 산불이 마을 쪽으로 향하면서 자칫 연쇄 주택 화재로도 이어질 뻔 했다.
명씨는 불씨가 남아있는 나뭇가지가 집 마당으로 떨어졌고, 혹여나 불이 날까 싶어 발로 급하게 껐다고 전했다.
그는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거대한 불길이 귀신 들린 것처럼 춤을 췄다"며 "그 찰나에 가스 밸브를 잠그고 전기차단기를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명씨와 함께 대피소 신세를 지게 된 점토 마을 주민들도 불안해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점토마을 최고령자 백영순(96) 씨는 "집까지 불이 안 나 천만다행"이라며 "아직도 손이 덜덜 떨린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3시 무렵 시작한 불에 대응하기 위해 꾸려진 현장통합지휘본부도 진화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광양시청·산림청·소방 당국 등이 참여하는 지휘본부를 옥곡중학교 운동장에 꾸렸고, 지친 기색 없이 이틀째 진화 작업을 이어갔다.
전광판에 '진화 작전도'를 띄우며 11개로 구분한 4.1㎞ 화선에 인력 배치 방안을 논의했고, 721명의 진화 인력을 투입해 이날 오전 모든 불을 껐다.
국가 소방동원령으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헬기 26대도 프로펠러 소리를 내며 화재 현장에 투입되며 손을 보탰다.
축구장(0.714㏊) 67개에 해당하는 산림 48㏊가 불에 탄 이번 산불은 인근 주택의 불씨가 비화하면서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에는 화목보일러가 설치돼 있는데, 미처 타지 못한 땔감용 장작들이 마당에 널브러져 있거나 곳곳에서 검게 그을린 흔적이 발견됐다.
불로 인해 옥곡면·진상면에 있는 5개 마을 주민 601명이 면사무소·마을회관·경모정 등지로 대피했다.
da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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