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바꿔막기와 협력수비, 그리고 박혜진의 마지막 손질
박혜진(178cm, G)을 중심으로 한 BNK 수비는 높은 응집력을 자랑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부산 BNK는 2023~2024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박혜진과 김소니아(178cm, F)를 영입했다. 두 선수의 공수 밸런스와 노련함을 팀에 주입시키려고 했다.
특히, 박혜진의 비중은 코트 안팎으로 높았다. 우리은행 6연패 왕조의 핵심이었고,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에도 우리은행의 우승 세레머니를 함께 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리그 정상급으로 해냈기 때문이다.
박혜진의 수비는 그 중에서도 특별하다. 2024~2025 챔피언 결정전에서 빛을 발했다. 우리은행의 에이스인 김단비(180cm, F)를 어느 정도 제어했다. 김단비의 위력을 반감시켰다. 덕분에, BNK가 ‘창단 첫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BNK는 2025~2026시즌에 3위(9승 8패)를 기록하고 있다. 1위 부천 하나은행(13승 3패)과 4.5게임 차. 정상과 멀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혜진의 수비 영향력이 크다. 박혜진은 홈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힘을 내야 한다.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아산 우리은행을 상대하기에, 박혜진의 수비력이 코트에서 더 많이 나와야 한다.
# Part.1 : 김단비에게 주더라도
박정은 BNK 감독은 경기 전 “(변)소정이가 지난 번에 (김)단비를 막은 적 있다. 그렇지만 파울 트러블에 너무 빨리 걸렸다. 그래서 우리는 이전과 다른 ‘김단비 제어법’을 활용해야 한다”라며 ‘김단비 수비’를 강조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김단비는 우리은행 전력의 절반 이상이기 때문이다.
박혜진이 김단비에게 붙었다. 하지만 김단비를 중심으로 한 우리은행의 볼 없는 스크린에 흔들렸다. 김단비한테 너무 쉽게 찬스를 허용. 김단비에게 골밑 득점을 내줬다.
그러나 박혜진은 김단비의 경로를 잘 막았다. 김단비를 어느 정도 제어한 후, 오니즈카 아야노(168cm, G)에게 갔다. 아야노의 3점과 볼 없는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견제했다. 강계리(164cm, G)와 김예진(174cm, F) 등 3점슛 약한 선수에게 슈팅을 강요했다.
아야노를 막은 박혜진은 어느 순간 김단비에게 향했다. 김단비의 돌파 동작과 피벗 타이밍, 슈팅 등을 모두 따라갔다. 김단비를 알고 있기에, 김단비에게 정확하게 반응한 것. 김단비한테 파울 자유투만 내줬을 뿐, 김단비의 야투 및 파생 옵션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1쿼터에 김단비에게 6점을 내줬으나, BNK의 실점이 11에 불과했던 이유다.
# Part.2 : 불안 요소
BNK는 2쿼터 시작 1분 47초 만에 역전당했다. 점수는 15-16. 하지만 김단비 없는 우리은행을 상대했다. 박혜진의 매치업은 이다연(175cm, F)으로 바뀌었다. 박혜진은 이전보다 긴장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박혜진의 수비 활동량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단비를 막을 때보다, 더 많이 움직였다. 바꿔막기와 로테이션 수비를 정확한 타이밍에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BNK는 쉽게 밀리지 않았다. 우리은행과 백중세를 유지했다.
박정은 BNK 감독은 박혜진을 잠시 쉬게 했다. 김정은(177cm, F)을 대신 투입했다. 김정은이 비록 버티는 수비를 해내지 못했으나, 김정은은 김단비를 끈질기게 쫓았다. 김단비의 골밑 득점을 봉쇄했다.
덕분에, 박혜진은 휴식 이후에도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그리고 BNK가 김단비 중심의 2대2를 바꿔막기로 대응. 박혜진이 무작정 체력을 소모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혜진은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혜진이 백 코트 중 왼쪽 팔을 붙잡았다. 벤치로 물러난 박혜진은 벤치에서 왼쪽 손을 아이싱했다. 2쿼터 종료 1분 9초 전 복귀했으나, 2쿼터 종료 1초 전 3번째 파울을 범했다. 29-22까지 앞섰던 BNK도 29-27로 전반전을 마쳤다.

# Part.3 : 바꿔막기+함정수비
BNK가 3쿼터를 스타팅 라인업(안혜지-이소희-박혜진-김소니아-변소정)과 함께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공수 경쟁력이 BNK에서 가장 낫고, BNK가 3쿼터를 잘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BNK는 김단비를 바꿔막기로 대응했다. 빠른 반응 속도와 조직력으로 김단비와 김단비의 파생 옵션을 한꺼번에 제어한 것. 그런 전략이 김단비를 3점 라인과 먼 곳으로 밀어냈다. 김단비의 위력을 자연스럽게 줄였다.
수비를 해낸 BNK는 3점까지 성공했다. 특히, 안혜지(165cm, G)가 3쿼터 시작 3분 57초에 41-29로 달아나는 3점을 성공. 사직실내체육관의 데시벨이 그나마 높아졌다(사직실내체육관 규모 대비, 관중이 많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BNK는 우리은행의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까지 소진시켰다.
바꿔막기와 함정수비를 병행했다. 김단비를 더 혼란스럽게 했다. 무엇보다 주전 4인방이 합심했기에, BNK의 수비 활동량과 수비 조직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BNK는 53-44로 3쿼터를 마쳤다.
# Part.4 : 마지막 손질
박혜진이 3쿼터 종료 55.2초 전 4번째 파울. BNK의 수비 컨트롤 타워가 파울 트러블과 마주했다. 그리고 BNK는 가장 힘든 시간과 마주했다. BNK가 넘어야 할 산이 아직 존재했다.
박혜진은 4쿼터 초반에 김단비를 막지 않았다. 변소정(180cm, F)이 김단비를 막았다. 박혜진은 김단비의 반대편에 있는 선수에게 향했다. 이명관(173cm, F)을 주로 막았다.
또, BNK의 수비 전략이 명확했다. 강계리(164cm, G)에게 3점을 주는 것이었다. 그럴 만했다. 강계리의 3점 성공률이 낮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NK는 4쿼터 시작 3분 30초에 56-50으로 쫓겼다. 박정은 BNK 감독이 후반전 두 번째 타임 아웃을 요청했다. 전열을 정비하기 위해서였다.
BNK 선수들의 에너지 레벨이 분명 떨어졌다. 그러나 다잡은 승리를 놓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한 번 힘을 냈다. 경기 내내 활용했던 바꿔막기와 협력수비를 교대로 사용했다. 우리은행의 가장 강한 옵션을 막기 위해서였다.
BNK는 마지막 공격 때 턴오버를 범했다. 65-63으로 앞섰으나, 마지막을 견뎌야 했다. 그리고 이소희(171cm, G)가 김단비를 막아섰다. 미스 매치였다.
이소희가 김단비를 오른쪽으로 돌아서게 했다. 박혜진이 그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박혜진은 이소희의 의도를 알아챈 듯했다. 김단비의 패스를 엇나가게 했다. 김단비의 턴오버를 유도했다. 안혜지가 그 볼을 쥐었고, BNK는 승리를 확신했다. 65-63으로 경기 종료. 우리은행의 추격을 무위로 돌렸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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