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대부업은 불법사금융과 전혀 달라…차별화 해답은 디지털"

신진주 기자 2026. 1.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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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부협회 '2026 대부 금융 신년인사회'
손병두 "디지털금융 플래폼시대, 대부업 경쟁자 불법사금융"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2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2026 대부금융 신년인사회'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EBN 신진주 기자]

대부금융업이 불법사금융과의 차별화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구조적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단순한 전산화나 모바일 채널 확대를 넘어, 고객 경험과 리스크 관리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디지털 전환이 대부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라는 분석이다.

한국대부금융협회는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2026 대부금융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협회 회원사 대표와 임원 등 업계 관계자 110여 명이 참석해 대부금융 시장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서민금융 발전에 기여한 우수 회원사를 표창하며 업계 결속을 다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가 '디지털 금융 플랫폼 시대, 대부업의 미래와 역할'을 주제로 특별 강연에 나섰다. 

손 대표는 대부업의 디지털 전환이 불법사금융과의 차별화는 물론, 합법 금융으로서의 신뢰 회복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전통 금융이 놓친 핵심으로 '고객 경험'을 지목했다. 그는 "기존 금융은 공급자 중심으로 서비스를 설계해 왔고, 고객을 일의 중심에 두지 않았다"며 "그 결과 금융은 고객에게 불안과 두려움의 대상이 됐고, 대부업 역시 궁지에 몰렸을 때 찾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디지털 금융의 본질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위험을 더 정밀하게 세분화하는 능력"이라며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금융, 예측 가능한 금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의 전개 양상을 △기존 업무의 전산화 △채널로서의 디지털 △디지털 네이티브 플랫폼의 등장 등 세 단계로 구분했다. 

기존 전산화는 물리적 제약을 줄이고 업무 속도를 높였지만, 디지털은 여전히 보조적 수단에 머물러 왔다는 평가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확산으로 고객 유입은 늘었으나, 대출·신용 평가 등 핵심 구조는 전통 모델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 대표는 "이제 기술을 도입할지 말지를 고민할 단계는 지났다"며 "고객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읽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 변화의 핵심 열쇠를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대부업 전환의 핵심 변수로 꼽았다. 모바일 중심의 금융 경험에 익숙한 이들은 복잡한 절차와 대기 시간에 거부감이 크고, 금리 같은 단편적 조건보다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반적인 경험을 기준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금융사를 선택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합법적인 대부업과 불법사금융의 차이를 분명히 만들어야 한다"며 "불법사금융은 빠를 수 있지만 설명이 부족하고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반면 합법 대부업은 빠르되 조건이 명확하고, 분명한 경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불법사금융은 고객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거친 금융"이라며 "기술의 도움으로 정밀해진 금융이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금융"이라고 강조했다.

기술과 인공지능(AI)의 역할에 대해서도 기존 인식을 바로잡았다. 손 대표는 "AI의 목적은 모든 사람의 금리를 낮추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며 "한도, 기간, 상환 조건 등 다차원적인 요소를 반영해 금리를 세분화하는 것이 AI 활용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는 차주를 보호하는 동시에 사업자의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대부업계 대표들과의 티타임에서 나온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AI가 중요하지만 결국 비용 문제와 연결된다"며 "큰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AI를 활용하듯 업계가 십시일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미래 금융의 모습으로는 초개인화, 무마찰 금융, 임베디드 파이낸스를 제시했다. 금융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개인화가 이뤄지고, 결제·송금·정산 과정의 마찰이 사라지며, 금융이 아닌 영역에서 자연스럽게 금융이 작동하는 환경이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이 세 가지를 대부업에 적용하면 차주의 위험을 더 세밀하게 관리하고, 불확실성과 두려움을 줄이며, 자금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합법적 금융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 시대에 대부업의 경쟁자로 불법사금융을 지목하며 "불법사금융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부업이 가진 긍정적 역할을 함께 드러내야 한다"며 "금융의 트렌드가 디지털인 만큼, 이에 맞추지 못하면 불법사금융과의 차별성은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성웅 한국대부금융협회 회장은 신년사에서 "협회는 우리를 바라보는 차별과 편견을 넘어, 어렵고 힘든 저신용·취약 차주에게 마지막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겠다"며 "대부금융이 생활 속에서 신뢰받는 금융으로 자리 잡는 '생활금융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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