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안방극장에서 사라진 함성" 올림픽 중계권 독점 JTBC, 시청권은 뒷전인가
이제 안방극장에서 익숙했던 올림픽 중계방송의 함성은 사라지게 됐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지상파 3사의 중계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전 국민이 즐기던 '보편적 시청권'이 자본의 논리에 가로막혔다는 비판이 거세다. 스포츠가 모두의 축제가 아닌 특정 채널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스포츠 독점 시대'의 민낯을 짚어본다.

그동안 올림픽은 온 국민이 함께 즐기는 공공재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지상파 3사(KBS, MBC, SBS)의 생중계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중계권을 독점한 JTBC와 지상파 간의 재판매 협상이 끝내 결렬되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이제 자신이 선호하는 해설진이나 채널을 선택할 권리를 박탈당한 채, 특정 유료 방송 채널이 제공하는 화면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온라인 환경은 더욱 폐쇄적이다. 이번 올림픽의 뉴미디어 독점권은 포털 공룡 네이버가 가져갔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경기를 즐기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특정 포털의 환경에 종속되어야 한다. 특히 스마트 기기 활용에 서툰 노년층이나 특정 포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시청자들에게 '네이버 독점'은 디지털 장벽이다. '보편적 시청권'이 디지털 권력 앞에 무력해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가장 큰 우려는 상업성의 극대화다. 막대한 독점 중계권료를 지불한 JTBC와 네이버는 수익 회수를 위해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지상파가 공영방송의 책임감으로 지켜왔던 '중계의 공공성'보다는 '광고 효율'이 우선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기 흐름을 끊는 과도한 중간 광고나, 특정 기업을 노골적으로 노출하는 상업적 연출이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JTBC 측은 중계의 '안정성'과 '다양성'을 내세우며 항변하고 있다. 곽준석 JTBC 편성전략실장은 "지상파 쪽과 오랜 논의를 해왔지만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비인기 종목이 외면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최대한 중계 종목을 확대하려 노력했고, 계열 채널을 통해 다양한 종목을 소개하려 한다. 이미 기존 지상파 대비 두 배 정도의 중계 시간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상암의 기술 기반 시스템을 그대로 밀라노로 옮겨 안정적인 중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현지에도 50명이 넘는 인원을 투입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JTBC가 내세우는 '지상파 대비 2배 중계 시간'이라는 수치가 곧 '중계 퀄리티'와 '매체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십 년간 국가적 이벤트를 전담하며 전 국민적 접근성을 확보해 온 지상파 3사의 인프라와 상징성을 단일 민간 채널이 온전히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역과 플랫폼마다 채널 번호가 제각각인 유료 방송의 특성상, 접근 편의성 면에서 지상파의 보편성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은 시청권 침해 논란을 가중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중계권 확보에 실패한 지상파 방송사들은 생중계 대신 다양한 대안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와 접점을 찾고 있다. MBC는 자사 홈페이지(imbc.com)를 통해 과거 MBC가 중계했던 동계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상을 담은 '클립 모음 페이지'를 운영하고 응원 댓글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비록 실시간 생중계는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기존에 보유한 방대한 아카이브를 활용해 시청자들에게 최대한의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더 큰 문제는 이번 동계올림픽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JTBC는 이미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이어지는 총 4번의 동·하계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또한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포함해 2030년까지의 FIFA 주관 대회 중계권까지 거머쥐며 대한민국 스포츠 중계 지형을 완전히 바꿨다.
온라인 역시 네이버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포털 권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향후 10년 가까이 국가적 대사를 특정 민간 방송사와 포털이 좌지우지하는 '스포츠 사유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시청자들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선택권이 자본의 논리에 매몰된 지금,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법적·제도적 재정의가 시급하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iMBC연예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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