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만에 두 배 뛴 반전의 코스피… 46년 만의 꿈의 '오천피' 달성
대선 끝난 6월, 정치 리스크 해소에 3000 회복
10월, 상법개정과 관세협상이 만든 '사천피'
"예상치 못한" 반도체·AI 특수에 오천피까지

지난해 4월 9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2,284.72까지 하락하며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2024년 말 불법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국정 공백 상태에서 미국 정부가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크게 달했을 때다. 바닥을 모르고 하락하던 지수가 두 배 이상 상승하며 5,000포인트를 뚫는 데는 불과 9개월 남짓이면 충분했다. 새로운 대통령 당선에 따른 국정 안정과 주효했던 ‘코스피 5,000’ 정책, 여기다 예상보다 더 컸던 인공지능(AI) 랠리가 시장을 단숨에 탈바꿈시켰다.
46년 만의 대기록… 4000→5000에 단 3개월
22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5,019.54까지 오르며 사상 최초로 5,000 고지를 밟았다. 이달 들어서만 800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힘을 과시했다.
코스피는 1980년 1월 4일 100포인트를 기준으로 시작해 5,000포인트를 넘기기까지는 46년이 걸렸다. 1989년 3월 처음 1,000포인트를 넘긴 코스피는 2007년 7월 2,000포인트를 기록했다. 약 18년 4개월만이다. 이후 13년 6개월이 지난 2021년 1월 3,000포인트를, 다시 4년 9개월이 지난 지난해 10월 4,000포인트를 각각 넘었다. 4,000포인트에서 5,000포인트로 오르는 데는 채 3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정치 리스크·상호관세에 불안했던 코스피 반전
최근 1년 사이 코스피는 완전히 색깔을 바꿨다. 2024년 12월 3일 불법 비상계엄의 여파가 거센 상황에서 코스피는 2,399.49에서 2025년을 출발했다.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4월 4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4월 5일) 등이 이어지면서 4월 9일 장중에는 2,284.72까지 추락했다.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경선 주자였던 지난해 4월 21일 "회복과 성장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면서 불공정거래에 대한 강력한 대응,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주주 이익보호 등을 위한 상법 개정 등을 약속했다. 이후 유튜브를 통해 코스피 상장지수펀드(ETF)에 총 1억 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히면서 '코스피 5,000' 공약 달성에 실천력을 보여줬고, 1,400만 개미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대선이 끝나고 '정치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이 대통령이 취임한 6월 4일에는 2,770.84포인트까지 올랐다. 취임 20일도 지나지 않은 6월 20일에는 3,021.84에 장을 마치며 3년 6개월 만에 3,000포인트를 회복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6012214490003800)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6012013150003304)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6012210200005100)
지배구조·관세협상·AI가 끌어올린 코스피
코스피는 새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정책에 시동이 걸리면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이사회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1차 상법개정안이 지난해 7월 국회 문턱을 넘었고, 8월에는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가 도입됐다. 주주에 충실한 이사를 소액주주들이 뽑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해 7월에는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까지 마련했다. 이들은 '슈퍼리치'의 시세조종행위, 증권사 임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행위 등을 잇따라 적발하는 등 "주가조작하면 패가망신"이라는 이재명 정부의 주식 정상화 기조를 적극 실천하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불신을 시나브로 거두고 있다.
상반기 코스피의 가장 큰 악재였던 관세 협상도 하반기에는 실마리가 풀렸다. 코스피는 10월 27일 4,042.83에 마감하며 사상 최초로 4,000포인트를 돌파했고, 이틀 뒤인 10월 29일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졌다.
코스피 4,000까지 밀어붙인 것은 정책의 힘이었다면 이를 더 끌어올린 것은 AI였다. 오픈AI가 추진하는 700조 원 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삼성그룹과 SK그룹이 참여하기로 하고, 이후 엔비디아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 시장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이 대통령도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예측 못했던 게 있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분야의 예측 못할 정도의 활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인미답은 계속...6000 전망도 솔솔
5,000을 넘어선 코스피는 곧 6,000까지도 바라볼 기세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증시가 새로운 도약 단계에 진입했다"며 "6,000선까지도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외국계 투자은행(IB)에서도 코스피 6,000에 대한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JP모건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아시아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을 '비중 확대' 국가로 선정하면서 '강세 시나리오' 기준 6,000포인트를 제시했다.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정책이 코스피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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