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불펜, 숫자가 아닌 구조를 바꿨다
-김범수·홍건희 합류…뒷문 선택지 확장
-좌·우 매치업 대응력 강화된 불펜 구상
-연투 부담 완화, 시즌 운영 여건 개선
-‘지키는 야구’ 다시 가능한 조건 마련



[광주매일신문= 주홍철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올 오프시즌 불펜 영입은 단순한 숫자 보강에 그치지 않는다. 조상우 잔류로 뼈대를 세운 가운데 김범수와 홍건희를 더하면서, KIA는 새 시즌 뒷문 운용에서 몇 가지 분명한 장점을 확보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마무리 이전 승부처의 분산이다. 지난 시즌 KIA는 경기 후반 핵심 구간에서 흔들리는 장면이 잦았다. 곽도규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가운데, 전상현과 성영탁이 분전했지만 조상우 등 일부 자원들의 기복도 드러났다. 여기에 주전 의존도가 커지면서 필승조 4명이 불펜 이닝의 절반 가까이를 떠안아야 했다. 결국 경기 후반 짜임새가 좁아졌고, 체력과 컨디션 관리 부담까지 함께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번 계투진 보강은 조상우를 중심으로 한 틀은 유지하되, 김범수와 홍건희를 더해 승부처 선택을 한 방향으로 몰아가지 않게 해준다.
좌·우 매치업 대응력도 강화됐다. 좌완 김범수의 합류는 상대 타선 구성에 따라 대처 방식에 변화를 준다. 강한 구위를 바탕으로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은, 특정 상황에서의 전술적 선택 폭을 넓혀주는 요소다. 특정 이닝을 고정하기보다, 타순과 경기 양상에 맞춰 투입할 수 있는 카드가 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준영과 최지민 등이 버티고 있는 기존의 좌완 라인업이 한층 더 강화된 셈이다.
이와 함께 연투와 공백 관리의 완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시즌은 길고, 불펜 운용은 누적 피로와 직결된다. 노련미를 갖춘 홍건희처럼 다양한 보직을 경험한 자원이 더해진 점은, 특정 투수에게 연속 등판 부담이 집중되는 상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뒷문 영입의 의미는 시즌을 관통하는 운용의 유연성이다. 고정 보직에 얽매이기보다, 컨디션과 일정에 따라 역할을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KIA는 시즌 운영 차원의 여지를 확보했다.
물론 이러한 장점들이 곧바로 성적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구원진 영입을 통해 KIA는 최소한 지난 시즌과 같은 기용의 제약에서는 한 발 벗어났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가오는 시즌 불펜의 평가는, 이 장점들이 실제 경기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달라질 것이다.
결국, 계투진 자원 보강은 마운드 운영 전반의 안정성과 직결된다. 시즌 중에는 선발이 일찍 무너지는 경기, 연장전, 연투가 불가피한 흐름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가용 자원이 한정될 경우, 선택지는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번 영입은 KIA가 ‘지키는 야구’를 다시 전제로 삼을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야구계 관계자는 “불펜의 깊이가 달라지면 벤치의 선택도 달라진다”며 “특정 자원에 부담이 쏠리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한층 여력이 생겼고, 시즌 운영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jhc@kjdaily.com
Copyright © 광주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