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철강업계 ‘잔인한 겨울’... 현대제철·동국제강 폐쇄에 중소업체 ‘줄도산’ 공포
1차 금속 제조업 88.5% 소규모...市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신청”

인천 철강산업을 이끄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건설경기 악화로 인한 수요 감소와 저가 중국산 철강의 유입 등으로 생산 라인 가동이 줄어드는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이로 인해 인천의 가동·조립 등 중소 업계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1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현대체철 인천공장은 소형 철근을 주로 생산하는 90t 전기로 제강 및 소형 압연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보수 공사를 이유로 지난 2025년 12월15일부터 해당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소형 압연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80만~90만t으로, 인천공장 철근 생산능력(160만t)의 절반을 차지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수요가 워낙 없으니 지난해에도 공장 셧다운을 반복하는 등 상황이 계속 어려웠다”며 “노조와 협의해 인력 전환 배치 방안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동국제강 인천공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해마다 철근 220만t을 생산하며 동국제강에서 연 매출에서 40%를 차지하는 핵심 거점이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1주일 동안 철근 생산 라인을 중단한 데다, 올해 들어서도 여러 생산 라인을 유동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른 공장의 월 평균 가동률은 50~60%에 그치고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철강 대기업의 생산 라인 감소는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수요가 급감한 데 이어,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대규모 유입, 미국의 관세 부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인천공장이 생산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인천의 가동·조립 등 후공정을 맡는 중소 제조업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인천 철강산업은 대기업과 여러 중견·중소 철강가공업체가 모인 구조로 이뤄져 있다. 대기업의 철강 생산이 줄면 그만큼 가공을 맡는 중소 제조업체는 일감이 없어지는 셈이다. 지난 2023년 기준 인천의 1차 금속 제조업체는 모두 227곳에 이른다. 이 중 88.5%는 10~49인 규모의 소규모 사업체다.
인천 남동구 한 철강가공업체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생산 라인과 물량을 줄여 일이 없어지면 수입은 줄고, 시설 유지비 등 부담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자금 여력이 없는 소규모 업체는 줄줄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며 “올해 인천 제조업 전반으로 충격 확산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건설 투자가 살아난다고 해도 철강 수요를 크게 이끌 만큼 확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사 규모에 상관 없이 구조조정과 산업 전환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나 지자체 등이 업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철강업계들이 저탄소 철강 등 신기술을 보유해 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고용둔화 대응 지원사업 등에 참여하며 철강업계 안정성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함께 특별법을 근거로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신청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업체들과 소통하면서 철강업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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