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이용자 독거노인, 부자 시민 안 온다"… 李 대통령 제안 사업 '그냥드림' 가봤더니

이종구 2026. 1. 22.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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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김이 참 맛나요, 이웃들에게도 나눠준답니다."

20일 오후 1시쯤 경기 화성시 능동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1층 '먹거리 기본보장코너'(그냥드림)에서 만난 김영지(82)씨는 한 손에 식료품 꾸러미를 든 채 이렇게 말했다.

비슷한 시각 화성시 향남읍 남부종합사회복지관 그냥드림에서도 준비한 식료품이 순식간에 동나기는 마찬가지.

화성시는 '그냥드림' 사업에 금융상담을 접목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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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어려움 처한 40, 50대도 가끔 이용"
문 연 지 20분 만에 동나는 식료품 꾸러미
화성시, 전국 유일 거점별 3곳 운영 중
소득 따지지 않고 식료품 꾸러미 제공
보름 만에 이용자 4배, 5곳 확대 운영
20일 경기 화성시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먹거리 기본보장코너'(그냥드림)에 식료품이 진열돼 있다. 화성시 제공

“여기 김이 참 맛나요, 이웃들에게도 나눠준답니다.”

20일 오후 1시쯤 경기 화성시 능동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1층 ‘먹거리 기본보장코너'(그냥드림)에서 만난 김영지(82)씨는 한 손에 식료품 꾸러미를 든 채 이렇게 말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그는 “경제적 이유로 가끔 식사를 거르곤 하는데, 이곳에서 준 식료품 꾸러미 하나면 사나흘은 잘 지낸다”며 “나 같은 독거노인들이 끼니 걱정 없이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일 문 연 이곳에서는 방문하는 시민 누구에게나 햇반, 김, 라면, 참치캔, 찌개 키트 등 3~5종, 2만 원 상당 식료품을 무상 제공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자신이 경기지사 시절 시행했던 ‘그냥드림센터’ 사례를 언급하며 사업 시행을 주문하면서 본격화한 취약계층 대상 복지사업이다. 보건복지부 재정 지원을 받아 전국 70여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화성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이용객 편의를 위해 거점 3곳(만세·병점·동탄권역)에서 운영할 만큼 이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기 화성시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먹거리 기본보장코너'(그냥드림)에서 한 시민이 식료품이 든 봉투를 들고 있다. 이종구 기자

한겨울 이용자 반응은 뜨거웠다. 이날 매장 앞에는 정오쯤부터 대기자가 보였다. 오후 1시에 문을 열자마자 약 20분 만에 미리 준비한 식료품 꾸러미가 동났다. 예산 문제로 하루 공급물량이 제한된 탓이다. 비슷한 시각 화성시 향남읍 남부종합사회복지관 그냥드림에서도 준비한 식료품이 순식간에 동나기는 마찬가지. 이곳에 온 신현성(76)씨는 “평소 찬 없이 끼니를 때우곤 하는데, 오늘은 푸짐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연신 감사인사를 건넨 뒤 자리를 떠났다.

일각의 우려처럼 경제사정이 넉넉한데도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안계분 사회복지사는 "주 이용자는 70~80대 독거노인, 노인 부부지만 갑작스럽게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40, 50대 중년들도 가끔 이용한다”며 “뒷모습이 씁쓸해 짠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간단한 신상을 적는 신청서를 써야 해 부자나 식품이 불필요한 시민이 타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화성시는 '그냥드림' 사업에 금융상담을 접목해 운영한다. 행정복지센터와 화성시정신건강복지센터 등과 연계해 긴급 생계비, 의료 지원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 80대 이용자는 “식료품을 받으러 왔다가 상담을 통해 독거노인 안부 확인 서비스를 신청했다”며 “홀로 죽어 남겨질 것이 두려웠는데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개장 초기 매장별 하루 평균 8명에 그쳤던 화성시 그냥드림 이용자는 보름 만인 지난달 중순 30명을 훌쩍 넘겼다. 지난 15일까지 매장 3곳의 이용자는 877명으로 집계됐다. 매장별 이용자는 하루 15명으로 제한한 상태다.

정명근 시장은 “26일에는 봉담읍사무소 등에도 그냥드림을 열어 거점별로 5개 매장을 운영할 것”이라며 “배고픈 시민이 문 앞에서 부끄러움에 머뭇거리지 않도록 문턱도 낮추겠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 능동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먹거리 기본보장코너'(그냥드림) 앞에서 대기자가 매장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래울종합복지관 제공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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