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법정서 해리왕자 '울컥'…"언론, 아내 삶 비참하게 만들어"
![21일 증언하는 해리 왕자 법정 스케치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2/yonhap/20260122021427898zakr.jpg)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가 21일(현지시간)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과 메일온선데이를 상대로 낸 사생활 침해 소송에서 법정 증언을 통해 가족이 겪는 고통을 호소했다.
AFP 통신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이날 런던 고등법원에서 성서에 손을 얹고 선서한 뒤 증언석에 앉았다. 이 소송은 해리 왕자가 가수 엘튼 존, 배우 엘리자베스 헐리 등과 함께 데일리메일 발행사인 어소시에이티드 뉴스페이퍼스(ANL)를 상대로 낸 것이다.
해리 왕자는 "여기에 앉아 이 모든 걸 다시 겪어야 하고, 그들이 내게는 사생활에 대한 권리가 전혀 없다는 반론을 펼치는 건 역겨운 일"이라며 "끔찍한 경험이다. 그들은 내 아내의 삶을 완전히 비참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을 할 때 해리 왕자는 목소리가 떨렸고 감정에 북받치는 모습이었다고 영국 주요 매체들은 전했다.
해리 왕자는 미국 배우 메건 마클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왕자 부부는 왕실 다른 가족들과 불화를 겪다가 2020년 왕실 업무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이주해 살고 있다.
해리 왕자는 "내 삶이 이 사람들에 의해 상업화되도록 개방된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며 본인의 삶이 공익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10대 때부터 (언론이) 내 사적인 삶의 모든 측면을 캐내고 전화 통화를 엿듣고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내려 항공편을 추적하면서 내 삶은 상업화됐다"고 호소했다.
보도 직후에 항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속한 기관 때문"이라고 답했다. 앞서 서면 진술에서도 해리 왕자는 "일절 항의도, 설명도 하지 않는다"는 게 왕실 기조였다고 말했다.
![21일 법원을 나서며 인사하는 해리 왕자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2/yonhap/20260122021428137lfex.jpg)
해리 왕자는 어머니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죽음부터 본인 가족의 미국 이주까지 언론의 사생활 침해가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대중지들을 상대로는 전화 도청, 속임수로 빼돌린 문건 등 불법적으로 취득한 정보로 사생활을 침해하는 기사를 썼다며 잇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걸었다.
더선 등을 소유한 '뉴스 그룹 뉴스페이퍼스'(현 뉴스UK)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선 2023년 영국 고위 왕족으로선 최소 1세기 만에 처음으로 법정 증언에 나섰고 거액에 합의하며 사과를 받아냈다.
ANL은 자사가 수집한 정보는 해리 왕자의 지인 등 사교계 소식통들로부터 합법적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해리 왕자는 앞서 제출한 서면 진술에서 "진실과 정의, 책임성을 동기로 한 이번 소송 제기에는 분명히 개인적 요소가 있지만, 이는 나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탐욕 때문에 침해받는 삶을 사는 수천 명에 관한 사회적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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