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주워도 1000원 남짓” 한파 속 폐지값까지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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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 고물상의 폐지 매입가가 수년째 ㎏당 50원가량의 낮은 가격대에 머물고 있어 한파 속에서 폐지를 줍는 어르신과 손님이 줄어든 고물상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창원 의창구의 고물상 3곳의 폐지 매입가는 ㎏당 박스(골판지)류 40~50원, 신문이나 책류는 70원가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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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중 충남 이어 두 번째 낮아
폐지 줍는 어르신·고물상 직격탄
경남지역 고물상의 폐지 매입가가 수년째 ㎏당 50원가량의 낮은 가격대에 머물고 있어 한파 속에서 폐지를 줍는 어르신과 손님이 줄어든 고물상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오전 11시께 찾은 창원시 의창구 봉곡동의 공사 중인 식자재마트 앞에서 이미연(88·가명) 어르신은 박스를 펴서 수레에 싣고 있었다. 영하 2도의 추운 날씨 속에서, 방한용품이라곤 장갑 하나만 낀 이 씨는 굽은 허리로 박스가 쌓인 수레를 밀어가며 골목에 있는 박스를 주웠다. 그는 이른 아침부터 오후 3~4시까지 돌아다니며 폐지를 줍지만 하루 벌어들이는 돈은 1000~2000원 남짓이다. 이 어르신은 “돈벌이는 그다지 안 되지만, 호주머니에 100원이라도 더 채워넣는 재미로 돌아다닌다”며 “10여년 전 남편이 떠나 혼자 사는데, 나이 먹고 일할 데도 없는데 이것마저 안 하면 사람처럼 살지 못하는 느낌이다”고 했다.
이날 창원 의창구의 고물상 3곳의 폐지 매입가는 ㎏당 박스(골판지)류 40~50원, 신문이나 책류는 70원가량이었다. 고철은 품질에 따라 ㎏당 200~250원이 책정됐다.

봉곡동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황모(64)씨는 “몇 년 전 폐지류 가격이 크게 내린 후로 지속해서 내림세를 타고 있다. 가격이 내려가기 전엔 매입가는 박스류가 150원, 책이나 신문이 170원가량 받았다”며 “고물상보다 이곳에 매일 폐지를 가져오는 어르신들이 제일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폐지 가격이 바닥을 찍어감에 따라 인근 사림동의 한 고물상은 폐지를 쌓아두는 공간도 텅 비어 있었다. 고물상 한구석엔 고철 재질 가전용품 몇 가지가 쌓여 있을 뿐이다. 또 다른 고물상을 운영하는 김모(50)씨는 “종이를 가져와도 돈이 안 되니 팔러 오는 사람도 점점 줄고 있다”며 “그나마 고철을 가져오는 편인데, 폐지는 종일 1명도 안 가지고 올 때도 있다”고 한숨지었다.
사림동의 또 다른 고물상 관계자는 “할머니들은 많아 봤자 20~30㎏ 폐지밖에 가져오지 못하는데 고작 1000원 남짓이다”며 “20년 전부터 고물상을 운영해 왔는데, 근 몇 년간 폐지 가격이 낮게 유지되는 추세다”고 호소했다.
도내 폐지 매입가는 지난 2018년에 ㎏당 골판지류가 100원 아래로 떨어진 후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재활용가능자원 가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경남 재활용업체의 평균 매입가는 ㎏당 골판지 77.3원, 신문류 125.6원이다. 특히 경남지역 골판지류 매입가는 전국 시도 가운데 충남(71.6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이는 3년 전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도 ㎏당 10원가량 떨어진 수치다.
경남의 폐지 매입가는 지난 2017년 12월에 ㎏당 골판지류 144원, 신문류 152원이었지만 2018년 3~4월 골판지류 매입가가 ㎏당 두 자릿수로 내려간 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지난 2018년 들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며 낮은 품질의 폐지 수입을 금지·제한한 여파다. 당시 전국적으로 폐지 시세는 30%가량 떨어졌다.
진휘준 기자 geni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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