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남성당 한약방’ 모두의 교실이 되다

KBS 지역국 2026. 1.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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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남성당 한약방이 3년 만에 남성당 교육관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김장하/남성당 한약방 설립자 : "제가 살아온 길이 부끄러움이 되지 않도록 남은 인생을 잘 마쳤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참된 어른으로 불리는 김장하 선생의 삶, 그리고 ‘진주 정신’이 담긴 남성당 교육관은 이제 모두의 교실이 됐습니다.

그 현장 속으로 찾아가 봅니다.

푸른 남강을 가로지르는 진주교를 따라 건너면 오전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는 곳, 남성당 한약방을 만납니다.

빛바랜 간판 위로 새로운 간판이 눈에 띕니다.

[김해솔/진주시 문화유산과 학예사 : "지금 저쪽에 옛날 한약방 간판 위로 새로 만들어진 진주 남성당 교육관 간판이 있는데요. 저 글씨는 김장하 선생님께서 직접 써주신 글씨를 바탕으로 제작한 간판입니다."]

김장하 선생은 이곳에서 48년간 환자를 돌보며 얻은 돈을 쌓아 두지 않고 장학금으로, 그리고 지역사회에 골고루 뿌려 거름이 되게 했습니다.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한 뒤 무상으로 국가에 헌납하고 진주남성문화재단의 재산 34억 원 전액을 경상국립대학교에 내놨는데요.

2022년 한약방이 문을 닫자 진주시가 건물을 매입해 전시는 물론 교육과 체험 공간이 있는 3층 규모의 교육관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지역민의 바람대로 1층에는 김장하 선생이 걸어온 삶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 공간이 교육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누군가를 그리는 데서 멈추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김해솔/진주시 문화유산과 학예사 : "아무래도 김장하 선생님이 본인을 다루지 말아 달라고 하신 게 본인이 우상화되는 것에 대한 경계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 공간이 어떤 사람을 기리는 공간보다는 그 정신을 계승하고 우리가 앞으로 이어나갈 공간으로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나눔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전했을 감사패, 김장하 선생의 손때가 묻은 오래된 컴퓨터와 책상 위 물건들이 주인 대신 진료실을 지키고 있습니다.

[김해솔/진주시 문화유산과 학예사 : "제 뒤편으로 있는 곳은 이제 응접실인데 일전에 손님이 오거나 아니면 장학생들이 이제 장학금을 받으러 올 때 항상 저곳에서 차를 마시곤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김장하 선생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다시 그 마음을 기억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김귀영/진주시 집현면 : "진주에서 문화 단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김장하 선생님 도움도 많이 받았었고 지금 그 약방은 문을 닫았지만 또 선생님 정신은 저희가 또 이어 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사람들하고 같이 오면서 선생님 마음을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생각해서 왔습니다."]

예전 한약방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 나들이 명소로도 인기입니다.

[장은영·전세현/진주시 초전동·하대동 : "옛날 한약방이 이렇게 생겼구나 그리고 제조실도 이렇게 해서 만들어지는구나 이런 과정들을 알게 돼서 되게 생각보다 좋은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약을 지어주던 곳이 이제는 오늘날 우리에게 위로가 되어줍니다.

[장은영·전세현/진주시 초전동·하대동 : "진주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된 한약방 같아서 이제 그걸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 너무 좋았고요. 1층 저 끝에 약재 함을 선택하면 저에게 위로가 되는 약재와 관련된 말 예를 들어서 오미자는 ‘인생에도 다섯 가지 맛이 있다’ 이런 말이 있어서 위로도 얻을 수 있는 따뜻한 곳인 것 같습니다."]

남성당 교육관에는 진주형평운동과 진주소년운동 등 ‘진주 정신’의 뿌리를 미래세대에 전하는 공간도 마련됐습니다.

김장하 선생의 삶과 진주 정신을 배우기 위해 경남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견학을 오고 있습니다.

[배윤경/광주 계림초등학교 6학년 : "나눠주는 것만이 나눔인 줄 알았는데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하고 나눌 수 있을 만큼 나눠주면서 사회를 위해서 행동하는 것이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라/광주광역시 북구 : "‘낙선호의’라고 하는 옳은 일을 따르고 또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런 진주 정신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이웃을 사랑하는 진주 정신 이런 것들을 우리도 이 시대에 연결해서 공동체를 좀 다져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남성당 교육관은 원도심 한가운데서 역사를 보고 배우고 이야기하는 체류형 공간이 될 전망입니다.

[김해솔/진주시 문화유산과 학예사 : "이 공간에서 계속 교육이나 전시 체험이 이루어지면서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찾고 김장하 선생님을 기억하고 사람들이 ‘진주 정신’이라는 걸 이해할 수 있는 어떤 중심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눈부시게 푸르른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눈부신 문화, 이 사회를 지탱하는 힘, 그것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자신의 옷 한 벌은 허투루 사지 않은 김장하 선생이, 또 그를 닮은 어느 여인이, 그의 아들이 지켜낸 위대한 유산이었습니다.

구성:정현정/촬영·편집:한동민/내레이션:신유진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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