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수중 데이터센터, SK텔레콤 참여 의미
울산 앞바다 수심 20m 아래에 거대한 인공지능(AI) 두뇌를 심는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가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 국내 통신 및 AI 인프라의 강자인 SK텔레콤이 어제 MOU를 통해 울산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손을 잡고 기술 개발에 전격 합류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협약은 울산의 수중 데이터센터가 이론적 연구를 넘어 실질적인 'AI 고속도로'로 기능할 수 있는 기술적 완성도를 갖추게 됐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데이터센터는 현대 산업의 쌀인 데이터를 처리하는 핵심 시설이지만, 막대한 전력 소모와 열 발생으로 인해 '전기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써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울산시가 추진하는 수중 데이터센터는 해수를 활용한 자연 냉각 방식을 채택한다. 육상 대비 냉각 에너지를 40%가량 절감하고 전체 전력 소비를 30% 이상 줄일 수 있는 이 방식은 탄소 중립 시대의 가장 현실적이고 혁신적인 대안이다.
이번 SK텔레콤의 참여가 특히 반가운 이유는 '알맹이'에 해당하는 인프라 역량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의 외형적 구조와 해양 환경 적응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내부에서 돌아가는 서버와 AI GPU(그래픽처리장치) 운영이 최적화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SK텔레콤은 수중 환경이라는 특수한 조건 속에서 AI GPU 인프라를 구축하고 서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핵심 노하우를 제공하게 된다.
울산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에는 이미 한국수력원자력의 전력 공급, LS일렉트릭의 전력망 구축,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지반 안정화 기술 등 각 분야 최고의 파트너들이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의 가세는 프로젝트의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촉매제가 될 것이다.
울산시는 2030년까지 모델 개발을 마치고 2031년부터 상용화에 나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는 울산이 전통적인 제조 도시를 넘어 산업과 환경이 공존하는 'AI 수도'로 도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규제 개선과 행정적 지원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SK텔레콤의 합류로 추진력을 얻은 만큼, 이제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친환경 데이터센터의 표준을 울산 바다에서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강정원 기자 (mikangjw@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