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쾌재 외쳤다…캐스팅부터 '빵' 터진 '왕과 사는 남자'[스한:현장](종합)

신영선 기자 2026. 1. 2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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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과 사는 남자'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한 장항준 감독, 유지태, 김민, 전미도, 박지훈, 유해진. 2026.1.21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조선의 가장 비극적인 역사, 그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를 장항준 감독만의 따뜻한 시선과 배우들의 압도적인 열연으로 채웠다.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유배 생활을 스크린에 담아내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베일을 벗었다.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장항준 감독과 배우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김민이 참석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2세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되어 17세에 생을 마감한 조선 6대 왕 단종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한 박지훈. 2026.1.21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유해진은 마을의 풍족한 생활을 꿈꾸는 광천골 촌장 엄흥도 역을 맡았다. 그의 아들 태산 역은 김민이 연기한다. 박지훈은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이홍위 역을, 유지태는 이홍위를 내쫓고 수양대군을 왕좌에 앉힌 일등공신 한명회 역을 맡았다. 이홍위를 보필하는 궁녀 매화 역은 전미도가 연기했다.

장항준 감독은 이번 작품의 캐스팅에 대해 "저는 복을 많이 받은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연기력과 캐릭터 싱크로율을 최우선으로 봤는데, 편집을 하면서도 캐스팅이 참 잘 됐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좋은 시절을 함께해 준 배우들께 감사하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한 유해진. 2026.1.21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특히 유해진에 대해서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그를 염두에 두었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 유해진 씨를 캐스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겠다고 해주셔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유해진 씨가 유해진 씨와 저의 목소리 톤이 하이톤인 게 비슷하다.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유해진 씨를 떠올리며 썼다. 인간미와 정이 있는 엄흥도 캐릭터를 유해진 씨가 대본보다 더 잘 살려주셨다"라고 전했다. 이에 유해진은 "제가 감독님 말투와 비슷했나요? 제가 그렇게 가벼웠나요?"라고 농담을 던지며 "저도 그런 가벼운 면이 있다. 중반까지는 가벼운 톤을 가져가려고 했다"라고 답했다.

또한 장 감독은 유해진을 향한 신뢰와 함께 박지훈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약한 영웅'을 보고 박지훈이 단종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팬덤이 많지 않았고 이미지에 고정관념이 없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 뒤로 글로벌 스타가 됐다. 기분이 정말 좋다. 유해진 씨와 부자 같은 느낌이 있어 '내가 복을 받았구나'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한 유지태. . 2026.1.21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유지태가 연기한 한명회 역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장 감독은 "기존 매체에서는 한명회를 왜소하고 목소리가 높은 인물로 묘사했지만, 사료에는 기골이 장대하고 얼굴이 수려하며 무예가 출중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당대 권력자가 그렇게 가벼운 사람은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에 유지태, 혹은 마동석 씨가 적격이라 판단했다"라고 비화를 전했다. 이에 유지태는 "기존 한명회와 다른 힘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새로운 변신이 되겠다고 느꼈다. 잘못된 신념일지언정 본인만의 정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연구했다"라고 밝혔다.

전미도와 김민에 대해서도 장 감독은 "전미도 씨는 분량이 적어 안 하실 줄 알았는데, 의견을 나누다 보니 상상력이 자극되어 오히려 분량이 늘어났다. 김민 씨는 세 번째 함께하는데 데뷔 때부터 봐와서 정이 깊고 성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라고 전했다.

배우들은 서로의 연기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유해진은 "연기는 주고받는 기브 앤 테이크라고 생각하는데, 박지훈 씨가 정말 잘 던져주었다. 마지막에 쓰러져 있다가 안내를 받고 들어갔을 때 박지훈의 눈을 보면 감정이 자연스럽게 나오게끔 큰 도움을 받았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박지훈 또한 "계획해서 선배님께 다가가기보다 함께 호흡하며 자연스럽게 연기가 된 것 같다"라고 화답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한 전미도. 2026.1.21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전미도는 박지훈의 눈빛에 대해 "모든 배우가 느꼈겠지만, 식음을 전폐한 홍위의 눈빛만으로도 매화의 정서를 잘 잡을 수 있었다"라고 평했다. 김민 역시 "지훈이가 어린 나이에 느꼈을 무서움과 두려움을 정확하게 연기해 주어 감명받았다. 전미도 선배님은 현장에서 가장 의지할 수 있었던 분이다"라고 회고했다. 이에 박지훈은 "전미도 선배님은 친누나처럼 잘 보살펴주셨고, 김민 배우와는 서로 넘치는 의지로 에너지를 주고받았다"라며 훈훈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역사적 사건을 다룬 만큼 고증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장항준 감독은 "작품을 준비하게 전부터 역사를 자문해 주신 교수님들이 많다. 어디까지 기록이 남아 있는지 확인했다. 실록에는 엄흥도가 슬퍼하며 시신을 수습하고 숨어 살았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그 행간 사이를 어떻게 이을지 상상력이 많이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해진은 "막연하게 상상했던 슬픔이나 정이 현장에서 스며들었다. 특히 강가에서 단종이 물장난을 치는 장면에서 어린 자식을 보는 부모의 심정을 느꼈는데, 그 마음에 스며들게 연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한 김민. 2026.1.21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작품에는 이준혁과 안재홍의 특별출연으로 힘을 실었다. 장 감독은 "이준혁 씨는 단종을 지킨 유일한 대군인 금성대군 역에 딱 맞는 올곧은 인물이라 캐스팅했는데, 그 뒤로 '나의 완벽한 비서'로 월드 스타가 되셨다. 천운이라고 생각했다. 안재홍 씨는 '리바운드'를 같이 했는데 처음 시나리오를 줬을 때 직접 촌장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유해진 씨와는 또 다른 색의 연기를 보여줄 것 같았다. 재밌어 하면서 촬영에 임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한 장항준 감독. 2026.1.21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장항준 감독은 "실현되지 못한 정의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성공한 영웅은 박수받아야 하나, 충신 엄홍도를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들을 관객들이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영화의 흥행에 대해서는 "모두의 염원은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우리를 믿어준 사람들에게 이 작품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공약이 있다면 배우 중 누군가가 삭발은 하는 것은 상관은 없다. 침체에 빠진 한국 영화계의 도약에 작은 밀알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오는 2월 4일 개봉했다.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eyore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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