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유해진 “박지훈 눈빛에 저절로 감정이 잡혔다”

이민경 기자 2026. 1. 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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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에서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산 왕 단종.

단종의 시체를 수습하고 장례를 치렀다고 기록에 남은 영월 땅에 살았던 평민 엄흥도.

장 감독은 "아마 이 영화를 보시면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단종은 상상이 안 되실 것"이라며 "저희가 영월에서 합숙하듯 지내며 촬영했는데, 유해진과 박지훈은 정말 부자지간처럼 보내는 것이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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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해진(왼쪽), 박지훈이 21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연기는 서로 주고받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연기한 엄흥도는 단종(이홍위)을 연기한 박지훈씨랑 주로 붙어있는데, 지훈씨가 저에게 호흡을 아주 잘 던져줬어요. 지훈씨 눈만 보면 제가 금세 감정이 잡히고 상황에 몰입할 수 있었죠. 촬영하면서 고마웠습니다.”(유해진)

“엄흥도라는 인물을 바라보면서, 이홍위는 어쩌면 아버지를 보는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싶고, 그립고, 그런 마음이 유해진 선배님의 눈을 마주칠 때 저절로 생겨났어요.”(박지훈)

조선왕조에서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산 왕 단종. 단종의 시체를 수습하고 장례를 치렀다고 기록에 남은 영월 땅에 살았던 평민 엄흥도.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이 두 인물을 재료로 장항준 감독이 상상력을 발휘해 만든 팩션 사극이다.

21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왕과 사는 남자’ 기자간담회에는 장항준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김민이 참석했다.

장 감독은 단종의 유배지인 영월 청령포 인근에 광천골이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고루 섞었다. 단종의 죽음을 그린 결말에서도 장 감독만의 끝맺음이 돋보였다.

21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기자간담회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항준 감독, 배우 유지태, 김민, 전미도, 박지훈, 유해진. 연합뉴스

장 감독은 “수많은 단종의 죽음에 대한 설이 있는데, 우리 영화는 어디서 무엇을 취하고 그것들을 어떻게 이어야 할까, 많이 고민했다”며 “특히 엄흥도란 인물은 실록에 ‘노산군(단종의 강등된 지위)의 시신을 수습하고 곡하며 슬퍼했다. 그리고 숨어살았다’는 한 줄이 전부였기에 행간을 많이 상상하면서 극적으로 만들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과 유해진 모두 박지훈의 연기를 칭찬했다. 장 감독은 “아마 이 영화를 보시면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단종은 상상이 안 되실 것”이라며 “저희가 영월에서 합숙하듯 지내며 촬영했는데, 유해진과 박지훈은 정말 부자지간처럼 보내는 것이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단종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지만 의외로 비정한 숙부 세조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세조의 편에 선 한명회가 중심 악역을 맡았다. 큰 체구의 유지태는 기존의 왜소하고 간사한 이미지의 한명회를 정반대로 그려냈다.

“저는 이 한명회라는 악역이 영화의 척추와도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잘 해내고 싶었습니다. 감독님도 기존의 한명회와 다른 새로운 인물을 만들고 싶어하셨고요. 매 장면에서 제가 정말 한명회라고 생각하고 잘못된 신념을 가진 사람일지언정 제 나름의 정의감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이 되려고 했습니다.”

장 감독은 마지막으로 “단종을 끝까지 지킨 진짜 충신 엄흥도에 대해서 기억하자, 실현되지 못했지만, 역사를 정방향으로 세우려는 올곧은 의지를 가졌던 사람들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영화를 만들었으니, 함께 감동을 느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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