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로 유엔 건물 밀어버린 이스라엘···유엔 직업학교에 최루탄 발사도

이영경 기자 2026. 1. 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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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건물 철거
서안지구 유엔 직업학교에 최루탄 발사도
유엔 “국제법 위반, 전례 없는 공격”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점령지인 동예루살렘에 위치한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본부 건물을 철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20일(현지시간) 점령지인 동예루살렘에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운르와) 본부 건물을 불도저로 철거했다. 또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유엔 직업학교에 최루탄을 발사하며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지원하는 유엔 기구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롤랜드 프리드리히 운르와 서안지구 지부장은 이날 새벽 이스라엘 경찰과 토지관리국 집행관들인 불도저와 토목 장비를 동원, 운르와 건물 철거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행위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필립 라자리니 운르와 대표는 엑스에 “유엔 기구와 시설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며 “이스라엘이 유엔의 특권과 면책권을 포함한 국제법을 공개적이고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새로운 차원의 행위”라고 비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 정부에 운르와 시설 철거를 즉시 중단하고, 시설을 유엔에 반환할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이 1949년 가입한 유엔 특권 및 면제에 관한 협약은 유엔 시설·구역이 침해받을 수 없으며 “행정·사법·입법 조치를 통한 수색·징발·몰수·수용 및 기타 모든 형태의 간섭으로부터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운르와가 인도주의적 구호단체로서 역할을 하지 않고 테러리즘의 온상이 돼 왔다” 며 “해당 시설은 어떠한 면책 특권도 누리지 못하며, 철거는 이스라엘법과 국제법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8일(현지시간) 동예루살렘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운르와) 건물에서 이스라엘 경찰이 강제로 진입한 뒤 이스라엘 당국자들과 함께 이스라엘 국기를 걸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운르와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고 비난하며 운르와 해체를 주장해왔다. 2023년 10월7일 하마스 공격 이후 하마스가 운르와에 침투했다며 공세를 강화했다. 지난해 1월부터 운르와의 이스라엘 영토 및 점령지 내에서의 활동을 금지하는 법안이 시행됐으며, 지난해 12월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 운르와의 외교 면책 특권을 박탈하고 운르와 시설에 대한 전기·상수도 공급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후 운르와 활동은 축소됐으며,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에 이스라엘은 운르와 건물을 급습해 유엔 깃발을 내리고 이스라엘기를 게양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 운르와 직원 19명이 하마스 공격에 가담했다며 이름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엔은 내부 조사 결과 최소 9명이 공격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이들을 해고했다. 가자지구에서 1만3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운르와는 하마스 등 무장단체의 조직적 침투를 뒷받침할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당국 또한 운르와 직원 소수가 공격에 가담했을 가능성에 대해 “낮은 확신도”로 평가하며 광범위한 연루 가능성에는 의구심을 표한 바 있다.

운르와는 1949년 이스라엘 건국 후 대량 발생한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250만명 팔레스타인 난민과 시리아·요르단·레바논의 300만명 난민에게 구호품을 제공하고 교육·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한편 이날 오후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 칼란디아에 있는 팔레스타인 청년 직업학교에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곳에서는 3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기술 및 용접을 배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하교하던 어린이들이 최루탄에 질식했고, 15세 소년은 고무탄에 눈을 맞았다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밝혔다.

가디언은 이스라엘의 운르와 활동 금지와 본부 철거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단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노력의 연장선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국경없는의사회와 케어 등 수십개 구호단체에 지난해 말로 활동 허가가 만료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 유엔 건물 급습, 자국 깃발 꽂은 이스라엘···“모든 통신 두절, 장비·재산 빼앗아가”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091738011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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