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가격 오름세에 제조업 원가 부담 확대

김명환 기자 2026. 1. 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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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은 급등, 대구·경북 주력 제조업 비용 압박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실시간 국제 금은 시세가 모니터에 표시돼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유럽 국가들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금과 은 가격이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연합뉴스 제공

금과 은 등 금속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대구·경북 산업계의 원가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로 금값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데 이어 산업용 수요 비중이 큰 은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전장·전자·기계 등 지역 주력 제조업을 중심으로 비용 압박이 커지는 모습이다.

21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순금(24k) 한 돈(3.75g) 가격(오후 3시 기준)은 100만9천 원을 기록했다. 국제 금값도 트로이온스당 4천700달러대에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은 가격도 트로이온스당 95.89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은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25% 가까이 상승했고 금도 8%의 오름폭을 기록 중이다.

금값 상승은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과 미·유럽 간 무역 갈등 우려가 겹치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여기에 주요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이어지면서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달러로 표시되는 금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값 급등의 배경에는 금값과의 연동성뿐 아니라 구조적인 수급 변화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은은 귀금속이면서 동시에 산업용 금속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 안전자산 수요와 산업 수요가 동시에 늘 경우 가격 변동 폭이 커지는 특징이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서버, 전기차, 태양광 설비 확산으로 은 사용량이 늘어난 반면 신규 광산 개발은 제한적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공급 부담이 겹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은 가격의 상승세는 대구·경북 산업계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은은 전도성이 뛰어나 전장부품, 전자회로, 태양광 설비 등에 널리 쓰이는 소재로, 가격 변동이 제조 원가에 비교적 빠르게 반영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은값 상승은 지역 산업계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기계·자동차부품·전자·전장 등 제조업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은 가격 상승은 곧바로 원자재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경우 원자재 조달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납품 단가에 원가 상승분을 즉각 반영하기 어려운 중소 제조업체일수록 수익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 성서산업단지에서 전장부품을 생산하는 A사 대표는 "은 가격이 오르면서 부품 원가가 다소 높아졌지만 납품 단가는 쉽게 올리기 어렵다"며 "당분간은 마진이 줄어드는 부분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은 가격 상승을 단기적인 원자재 가격 변동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AI·전기차·태양광 설비 확산 같은 구조적 수요 증가와 공급 제약이 맞물릴 경우 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은은 산업용 비중이 높은 금속이어서 가격 상승이 제조 원가와 연결된다"며 "단기적인 비용 부담을 넘어 중장기적으로는 대체 소재 개발이나 공정 효율화 같은 대응이 지역 기업들에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km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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