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피칭만 13명, 사이판 ‘몸 만들기’ 마친 WBC 대표팀… 남은 과제는 ‘디테일’

심진용 기자 2026. 1. 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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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6일 사이판 올레아이 구장에서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사이판 | 심진용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20일 사이판 1차 캠프 훈련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전례 없는 1월 해외 캠프 훈련을 진행할 만큼 3월 WBC를 향한 의지가 크다. 조 2위까지인 8강 토너먼트 티켓을 무조건 따낸다는 각오다.

사이판에서 대표팀은 몸만들기에 집중했다. 3월 본대회에 투수들이 100% 컨디션으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밑 작업을 했다. 사이판 캠프에 참가한 투수 16명 중 13명이 사이판에서 불펜 피칭을 소화할 만큼 페이스가 빠르다. 손주영·유영찬·조병현·김영규가 18일, 소형준·송승기·배찬승·김택연이 19일 사이판에서 첫 불펜 피칭을 했다. 조병현·박영현·정우주에 노경은·고우석은 20일 불펜 마운드에 올랐다. 노경은과 고우석은 훈련 첫 턴부터 시작해 사이판에서만 3차례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류현진 등 다른 투수들도 소속팀 캠프에 합류하는 대로 빠르게 불펜 피칭에 나설 계획이다.

대회까지 남은 한 달여 동안 대표팀은 컨디션 관리뿐 아니라 디테일 적응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WBC는 KBO리그와 세부적인 룰이 다르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KBO 선수들은 2년 만에 ‘사람 심판’이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하는 경기에 나서야 한다.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평가전에서 ABS 없는 경기를 경험했다. 투수와 타자의 반응이 엇갈린다. 대표팀 야수조장 박해민은 “다른 타자들하고 대화하는데 ABS를 하다가 사람 심판이 보니까 존이 좀 더 작게 느껴지더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면서 “그런 면에서 일본하고 붙었을 때도 좋은 타격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는 존 주위의 ‘완충 지대’ 크기를 줄였다. 자연스럽게 존이 좁아졌다. WBC에도 같은 기조가 적용될 수 있다.

WBC 대표팀 노경은(왼쪽)과 고우석이 지난 16일 사이판 올레아이 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사이판 | 심진용 기자

‘반대 투구’ 판정이 특히 차이가 크다. 사인과 다른 코스의 공이 들어오면 포수의 자세가 흐트러진다. 그러면 존을 통과했다고 해도 볼 판정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11월 평가전에서도 체감했다. ABS 아래에서는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다.

타자들에게 이득인 만큼 투수는 최근 없던 숙제를 새로 안게 됐다. 대표팀 투수진은 11월 평가전에서도 볼넷 남발로 고전했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반대 투구를 생각하면 포수들 앉은 위치도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조정을 해야 한다. 다음 달 오카나와 훈련에서 호흡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수들마다 포수 앉는 위치를 선호하는 게 조금씩 다르다. 정확하게 목표 지점을 잡아달라는 투수가 있고, 그냥 가운데 앉아달라는 투수도 있다. 그런 부분들까지 맞춰봐야 한다”고 했다.

피치 클록도 신경을 써야 한다. MLB 피치 클록은 주자가 없을 때 15초, 있을 때 18초 제한이다. 각각 20초, 25초인 KBO리그에 비해 제한 시간이 짧다. KBO리그에 없는 견제 횟수 제한도 있다. 3번째 견제로 주자를 잡아내지 못하면 보크가 선언된다. 역시 남은 기간 적응해야 할 과제다. 연장전에 들어가면 KBO리그에 없는 승부치기 상황에도 대처해야 한다. KBO리그와 다른 WBC 공인구도 당연히 적응을 마쳐야 한다.

류 감독은 “피치 클록 시간이 짧다는 건 투수들도 다들 인지하고 있다. 11월에 경험을 해봤다는 게 도움이 될 거다. 야수 쪽에서도 피치 클록이나 승부치기에 맞춰서 전략적인 준비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WBC 대표팀 선수들이 사이판에서 훈련한 WBC 공인구. 사이판 | 심진용 기자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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