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땡큐”… 보잉, ‘알래스카 사고’ 이전 주가 회복
‘알래스카 사고' 직전 주가 수준
‘실적부진' 보잉, 올해 흑자 유력
보잉은 “아직 해결할 과제 많아”
미국 최대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주가가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른 수혜로 항공기 인도 실적이 7년 만에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20일(현지 시각) 미국 증시에서 보잉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5% 오른 249달러(약 37만원)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24년 1월 5일 알래스카 항공 그룹 소속 보잉 항공기에서 문짝 크기의 패널이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의 장 마감 가격과 동일한 수준이다. 해당 사고 이후 보잉 주가는 약 15개월 동안 최대 45%까지 급락한 바 있다.
보잉 주가는 2019년 이후 롤러코스터와 같은 흐름을 보여왔다. 그해 3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737 맥스 기종의 잇단 사고와 팬데믹으로 전 세계 항공 여행이 마비되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탔다. 이후 2024년 사고 직전까지는 회복세를 보였으나, 그해 1월 운항 중이던 알래스카 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 9 기종의 도어 패널 이탈 사고와 이에 따른 연방정부 조사로 다시 주가가 타격을 받았다.
최근 수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보잉은 올해 흑자 전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잇따른 사고 여파로 사고 기종의 전 세계 운항이 약 2년간 중단되면서 보잉은 2019년 이후 적자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주력 기종인 737과 787의 인도량이 회복되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앞서 CNBC에 따르면 지난해 보잉의 항공기 주문 대수는 전년(377대) 대비 211% 증가한 1173대로, 경쟁사인 에어버스(889대)를 제치고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항공기 주문량 기준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미 투자은행 웨스트우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여러 펀드를 통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벤 치텐든은 “경영진이 위기 국면에서 벗어나 회생 단계로 전환하는 데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잉의 견조한 수주 실적과 분기별 잉여현금흐름의 흑자 전환이 투자자들을 고무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보잉은 연간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한다는 장기 목표를 재확인했다.
보잉은 최근 주력 기종인 737의 생산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지난해 10월 보잉의 주력 기종인 737 맥스의 월간 생산 한도를 기존 38대에서 42대로 상향 조정한 것이 신호탄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보잉은 737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제조 품질 문제와 직원들이 문제 제기를 꺼리게 만드는 기업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보잉 내부에서는 이러한 긍정적 분위기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켈리 오르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직원들에게 올해 역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르트버그는 지난 9일 사내 메모를 통해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우리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2026년에도 보잉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면서도 “경영 정상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으며, 어쩌면 작년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르트버그의 신중한 발언은 보잉 주가가 2024년 1월 수준을 회복했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3월 1일에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440.62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큰 폭의 격차가 남아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스차일드앤컴퍼니 레드번의 애널리스트 올리비에 브로셰는 “보잉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777X와 737 신형 기종에 대한 인증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보잉은 오는 27일 실적발표에서 향후 생산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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