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평화, 강원도가 경쟁력이다] 3. 금강산 관광

박지은 2026. 1. 2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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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관광객 195만여명 ‘호황’
2008년 남측 관광객 피격 발생
관광 즉시 중단 남북 교류 위축
고성군 3600억원 이상 경제 손실
이재명 정부 금강산 관광 재개 노력
통일부 ‘북한 지역 개별 관광’ 제시
북한 호응·미국 협의 등 난관 산적

18년째 막힌 금강산 가는 길 ‘평화공존 원년’ 물꼬 틀까

1998년 11월 18일 오후 5시 43분.

강원도 동해항에서 관광객과 실향민 등 889명과 승무원 등 1475명을 태운 2만8000t급 대형 유람선 ‘현대 금강호’가 북측 장전항을 향해 출항했다. 분단 후 처음으로, 금강산을 향한 첫 뱃길을 연 날이었다.

금강호는 출항 이튿날인 19일 새벽 2시 50분 북방어로한계선을 넘어 오전 6시 금강산 관문인 장전항에 닻을 내렸다.

금강산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사흘동안 구룡폭포, 만물상, 해금강을 돌아봤다. 그리고, 22일 오전 6시 25분 동해항으로 돌아오는 등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13일까지 약 10년간 시행됐다.

2003년에는 금강산 육로관광도 시작됐다.

금강산을 오고 갔던 10년. 금강산은 더 이상 노래로만 부르던 ‘그리운 금강산’이 아닌 눈으로, 마음으로 담았던 금강산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순항할 것만 같았던 금강산관광은 2008년 8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 발생으로 전면 중단됐다.

남북 경제협력과 교류의 대표 상징으로 기능했던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지 18년 째다.

이재명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시, 금강산으로 가는 길이 열릴 수 있을까.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금강산 만물상(萬物相)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천선대(天仙臺)의 가을 풍경 사진. 천선대는 해발 높이 936m의 봉우리로 벼랑 중턱에는 선녀들이 내려와 치장하던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오는 ‘선녀화장호’가 있다. ▲금강산 관광 뱃길을 연 2만8000t급 대형 유람선 ‘현대 금강호’. 연합뉴스

■호황 누렸던 금강산 관광

2008년 ‘남측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누적 195만 5951명이 금강산을 다녀갈 정도로 호황이었다.

금강산 관광은 1998년 11월부터 2008년 7월까지 약 10년 간 시행됐다.금강산 관광은 1998년 11월 현대그룹이 주도한 크루즈 선박(해로) 관광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초기에는 동해·부산항에서 출발해 금강산 해상 관광을 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2003년에는 동해선 육로가 개통되면서 버스를 통한 육로 관광이 본격화됐다. 당일·1박2일 코스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며 관광객이 급증했다.

통일부 통계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누적 금강산 방문객은 약 195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2004년에는 연간 26만 명을 넘어서는 등 남북 관광 협력의 정점을 찍었다.

1998년부터 외금강 3개 코스가 개방됐고, 내금강은 2007년 5월부터 제한적으로 열렸다.

■남북 관계 악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당시 53세) 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쳤다.

사건 발생 시각은 2008년 7월 11일 새벽 4시 50~55분쯤으로 추정된다. 관광객 박 씨는 금강산 관광지구 인근 해안가를 산책하던 중 북한군 해안초소 초병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당시, 북한 측 주장은 피해자가 군사통제구역을 무단 침입, 정지 명령을 거부해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와 언론, 가족 등은 산책 구역이 군사지역과 인접해 철조망 등으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고, 경고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사격 시점과 경로에 대한 정부합동조사단의 발표와 북한 측의 주장이 일부 차이가 있어 사건의 정확한 경위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 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즉시 중단되는 등 남북교류가 크게 위축됐다.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른 피해 규모는 2008년 중단 이후 10년간 최소 2조원, 15년간 1조 8778억원으로 추정됐다. 일자리 감소, 인구 유출, 지방세 수입 감소 등 고성군 지역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고성군은 2012년 기준으로 3600억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강산 관광은 남북관계 악화와 함께 관광·지역경제·투자기업 등에 심각한 피해를 끼쳤다.
1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금강산 만물상(萬物相)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천선대(天仙臺)의 가을 풍경 사진. 천선대는 해발 높이 936m의 봉우리로 벼랑 중턱에는 선녀들이 내려와 치장하던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오는 ‘선녀화장호’가 있다. 2 금강산 관광 뱃길을 연 2만8000t급 대형 유람선 ‘현대 금강호’. 연합뉴스

■금강산 관광 재개 현실화될까

금강산 관광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이후, 재개를 위한 물꼬를 트는 듯 했으나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가 남북관계 개선의 핵심 과제로 명시됐었다. 또, 같은 해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에서도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금강산 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각 선언은 결국 휴지 조각이 됐다.

금강산 관광은 유엔 안보리 및 미국의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으나, 관광 대가의 ‘벌크 캐시(대규모 현금)’ 지급 방식 등은 제재 위반 소지가 있어 국제사회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2019년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로 현대아산 소유였던 해금강호텔 등 금강산 관광 시설들을 단계적으로 철거했다. 지난해에는 마지막 남측 시설이었던 이산가족면회소 건물까지 뜯어냈다.

북한의 금강산관광지구 재개발 구상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관광명소로 조성 중인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와 접점을 모색하는 방향이 읽힌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금강산과 가까운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찾아 “앞으로 금강산관광지구와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연결하는 관광문화지구를 잘 꾸려야 한다”라고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원산 인근 마식령스키장과 동해안 해수욕장, 금강산 내 골프장, 온천 등 휴양시설로 사계절 내내 활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복합형 관광지구를 조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재명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에 힘을 싣고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설악산과 북한의 원산갈마관광지구, 금강산을 잇는 관광축 개발 사업을 과제로 제시했다.

이와 별개로 통일부는 남북관계 개선 방안 중 하나로 ‘북한 지역 개별 관광’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호응은 물론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현실적 난관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개별 관광이 이론상으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직접 저촉되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북한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입장에서는 우려를 표할 가능성이 있다.

금강산으로 가는 길은 아직, 막혀있다.

통일부는 2026년을 ‘한반도 평화 공존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가운데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해법 마련이 주목된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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