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연은 이제 불가능”···아프리카 출신 예술가들 ‘입국 금지’ 공연 줄취소
영국 국적 공연자, 나이지리아 출생 이유로 ‘비자 보류’
미국 찾는 해외 예술가 30% 감소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입국 제한 정책으로 아프리카 출신 해외 예술가들의 미국 공연이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입국 금지 조처로 해외 예술가들이 미국에서의 공연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가장 유서 깊은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상을 받은 아프리카 록밴드 티나리웬은 지난달 오는 11월로 예고된 북미 투어를 취소했다. 밴드 구성원 대부분이 지난달 입국 금지국으로 지정된 서아프리카 말리 출신이기 때문이다. 패트릭 보탄 티나리웬 매니저는 “이제 미국에서 공연을 하는 건 완전히 불가능해졌다”라며 “다시 돌아올 방법이 전혀 없다”고 NYT에 말했다.
쿠바 밴드 쿠바니시모의 트럼펫 주자 헤수스 알레마니도 오는 30주년 기념 순회공연에서 미국을 제외할 계획이다. 현재 멕시코 시민이지만 쿠바에서 태어난 그는 비자 신청 문제를 우려하며 “최근 미국의 정책이 과거 미국·쿠바의 문화 교류의 시대를 위협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연극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17일 미국 뉴욕의 ‘언더 더 레이더 연극제’에서 초연될 예정이었던 영국 극단 쿼런틴의 공연 <12 라스트 송스>는 공연을 며칠 앞두고 취소됐다. 리처드 그레고리 쿼런틴 예술감독은 성명을 내고 “팀원 13명 중 10명이 비자를 받지 못했다”며 “팀원 중 두 명이 최근 미국의 부분 입국 금지국 목록에 오른 나이지리아 출신이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들은 나이지리아 출신이지만 영국 시민권자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입국 전면 금지 국가를 기존 12개국에서 19개국으로 늘렸다. 말리, 니제르, 남수단 등이 입국 금지국에 추가됐다.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잠비아 등 15개국은 부분 입국 금지국으로 추가 지정됐다. 최근 미국 이민국은 시민권이 아닌 출생지를 기준으로 미국 정부가 지정한 39개 입국 금지·제한국에서 태어난 경우 비자 발급 심사를 보류하고 있다.
공연 예술가의 이민 신청을 전문으로 하는 매슈 코비 변호사는 최근 미 공연예술가협회 콘퍼런스에 참석해 “올해 미국을 찾는 해외 공연 예술가 수가 2024년에 비해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 예술가들에게 미국 투어는 원래 비용이 많이 들고 번거로운 일이었지만, 지난 9개월 동안에는 아예 시스템이 붕괴했다”고 말했다.
코비 변호사는 몇 달밖에 걸리지 않던 비자 업무가 이제는 최대 1년까지 기다려야 하며, 일부 공연단의 경우 신속한 처리를 위해 약 6000달러(약 900만원)를 내는 경우도 흔하다고 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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