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깊은 우정" 강조하지만… 쿠바에 쌀만 지원하는 中
트럼프 다음 타깃 쿠바에 대한 지원 의지
지난해 美, 이란 핵시설 공습 때 되풀이
"중국, 적극적 개입하지 않을 것" 관측

중국이 중남미의 반미 국가이자 오랜 우방국인 쿠바에 긴급 식량을 지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직후부터 쿠바를 향한 압박성 발언을 이어간 가운데 오랜 우방을 돕기 위해 나선 것이다. 다만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피하기 위해 '소극적 지원'에 그치는 모양새다.
1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쿠바 긴급 식량 지원 사업 첫 번째인 쌀 전달식이 이날 쿠바 내무부 곡물 수송 창고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오스카 페레스-올리바 프라가 쿠바 부총리 겸 대외무역투자부 장관 등 쿠바 고위 인사들과 화신 주쿠바 중국대사가 참석했다. 두 차례에 걸쳐 전달될 쌀 지원 물량은 총 3만 톤으로 알려진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오랜 친구를 돕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화 대사는 "이번 지원은 중국과 쿠바 간의 깊은 우정을 상징할 뿐 아니라 양국이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굳건히 함께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어떤 봉쇄도 희방의 빛을 끌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쿠바는 중국과 오랫동안 사회주의 노선을 공유하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우방국이다.
미국의 오랜 경제제재로 쿠바 경제는 베네수엘라로부터 공급받는 원유에 크게 의존해 왔다. 그런데 지난 3일 마두로 대통령 축출 군사작전을 감행한 트럼프 대통령은 직후 쿠바로 향하는 베네수엘라의 석유와 자금을 차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쿠바가 베네수엘라의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큰데도 중국은 가장 간절한 에너지나 차관 대신 식량 지원으로 생색만 내고 있다.
쿠바뿐 아니다. 지난해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전격 공습했을 때도 이란과 반미 연대를 구축하며 '오랜 친구'를 자처해 온 중국은 외교적 공세만 했을 뿐 무기 지원 등 이란이 간절히 바랄 법한 구체적 행동을 하진 않았다. 장스쉐 상하이대 중남미연구센터 소장은 "결과적으로 쿠바는 무기와 군사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중국은 지금까지 그런 지원을 제공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중국이 미국과 쿠바 사이에서 적극적 개입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관측한다. 우선 싼 값에 중국에 원유를 수출했던 베네수엘라와 달리 경제가 붕괴한 수준인 쿠바는 중국에 외교적 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풀틴 암스트롱 전직 미국 정보관리는 "연대만으로 먹고살 수는 없다"며 "쿠바는 구체적인 지원을 원하겠지만 중국에 갚을 여력이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부도 관망을 이어가고 있다. 베네수엘라 사태 직후인 7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와 쿠바에 대한 재정적 또는 경제적 지원을 확대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이들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겠지만 구체적인 조치는 공동 결정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이후에도 "쿠바에 대한 봉쇄와 제재, 모든 형태의 강압행위를 즉시 중단하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이혜훈 장관 지명 직전… 아들에 27개월 치 월세 한 번에 받아 | 한국일보
- 형 살해 뒤 80대 모친에 흉기 휘두른 50대 "생활고 시달려" | 한국일보
- [단독] '꿈같던 5000' 눈앞… 이 대통령, '민주당 코스피5000 특위' 초청한다 | 한국일보
- [속보] 정부, 이 대통령 피습사건 '1호 테러' 지정… '하명 수사' 논란 가능성도 | 한국일보
- 불륜 들통나자 내연남 성폭행 혐의로 허위 고소한 40대 집행유예 | 한국일보
- [단독] "신천지 특검 수용하자" 국민의힘 재선들, 송언석에게 건의 | 한국일보
- 김주하 "전 남편 일로 마약 검사 받아… 자존심 상했다" 고백 | 한국일보
- “혹시 반명이세요?” 이재명 대통령 기습 질문… 정청래 대표의 답은? | 한국일보
- [단독] 20대 마라톤 유망주 왜 죽어야 했나… '가족여행' 약속은 마지막 말이 됐다 | 한국일보
- "피자라도 보내라" 이 대통령 특급 칭찬 경찰관… 포상금 기부 미담까지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