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숙박형 대피소 도입 첫 날 현장 가보니… 취약계층은 “몰라”

유혜연 2026. 1. 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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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기도 내 한 숙박업소에 해당 업소에 ‘한파 숙박형 응급대피소’라는 점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해당 사업은 기존 공공시설 중심 대피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 숙박업소와 협약을 맺어 한파특보 발효 시 취약계층에게 숙박 공간을 제공한다. 2026.1.20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20일 오전 찾은 수원시 내 한 숙박업소. ‘한파 대피소’로 지정된 308호 문을 열자 5㎡남짓한 공간에는 이부자리 2개와 소형 냉장고, 모니터 등이 갖춰져 있었다. 화장실도 내부에 마련됐다. 체육관·대강당 등에 매트를 깔아 집단 수용하는 기존 대피소와 달리 바닥난방이 가능한 독립된 객실이라는 점에서 여건은 쾌적한 편이었다. 며칠간 머물기에 무리는 없어 보였으나 이 방을 포함해 한파 대피소로 지정된 객실을 이용한 취약계층은 아직 한 명도 없었다.

경기도가 한파 인명 피해 예방을 위해 도내 민간 숙박업소를 활용한 ‘숙박형 응급대피소’를 도입했지만 취약계층이 실제로 이용하기까지 안내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업은 기존 공공시설 중심 대피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 숙박업소와 협약을 맺어 한파특보 발효 시 취약계층에게 숙박 공간을 제공한다. 숙박비는 도 재해구호기금을 통해 1박당 최대 7만원까지 지원한다.

이날 도내 특례시를 기준으로 각 지자체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수원시를 제외하고는 지정 숙박업소 위치를 별도로 안내하지 않고 있었다.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취약계층에게는 활용이 쉽지 않은 대목이다. 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31개 시·군에 지정된 민간 숙박형 대피소는 모두 67곳이다. 수원시 4곳, 성남시 5곳이며, 나머지 시·군은 2곳 안팎으로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수원시 내 한 ‘한파 숙박형 응급대피소’ 모습. 내부에 화장실이 마련돼 있고 독립된 객실에서 바닥난방이 가능해 취약계층이 기존 공공시설 강당에 매트를 깔고 집단으로 머무는 방식보다 선택지를 넓힌 대안으로 평가된다. 다만 해당 사업을 알지 못해 실제 이용자는 없는 상황이다. 2026.1.20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이와 동시에 민간 숙박업소도 운영 부담과 안내 부족 문제를 안고 있었다. 비수기 공실이 잦은 소규모 숙박업소의 경우 남는 객실을 활용해 일정 비용을 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여를 결정했지만 난방을 상시 가동해야 하고 행정 절차가 명확하지 않아 혼선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도내 한 협약 숙박업소 사장 A씨는 전화 통화에서 “날도 춥고 지자체에서 요청이 들어온 만큼 어려우신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으니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며 “일반 손님은 낮 시간대 방을 비우지만, 취약계층이 오면 하루 종일 객실을 사용하게 돼 보일러를 계속 돌려야 한다. 난방비 부담이나 운영 방식은 기존 영업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민간 숙박업소를 활용한 이번 방식은 기존 공공시설 대피 방식이 안고 있던 불편을 줄이고 대피소 이용이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지는 심리적 장벽을 낮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현장 안착과 실효성 확보가 과제로 남았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새 제도를 도입했다면 시·군에 홍보와 참여 독려를 맡겨두는 식의 단순 공지에 그칠 게 아니라 취약계층이 실제로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까지 포함한 안내와 동행·연계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위치, 이동 방법, 숙소 환경 같은 기본 정보조차 제공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불안감 때문에 취약계층의 이용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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