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관매직(賣官賣職)

고경업 기자 2026. 1. 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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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매관매직(賣官賣職)이란 '돈이나 뇌물로 관직이나 공적인 자리를 사고파는 행위'를 말한다. 팔 매(賣), 벼슬 관(官), 팔 매(賣), 직분 직(職)의 조합이다. 직역하면 '벼슬을 팔고 직책을 산다'는 뜻이다. 사전엔 '돈이나 재물을 받고 벼슬을 시킴'으로 정의된다.
매관매직의 유래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전한(前漢)시대부터 이 용어가 쓰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매관매직이 없었던 때는 없다는 얘기다. 역사 속에서 어느 시대,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부정부패의 대명사로 존재해 온 게다.

▲매관매직은 정치가 타락하고 권력이 남용되거나 나라가 쇠퇴할 때 어김없이 등장했다. 예컨대 중국에선 후한(後漢)시대 영제(靈帝)때 가장 극심했다. 원래 장사꾼을 지망했던 영제는 모든 벼슬에 정가를 매기고, 외상구매까지 장려했다.
당시 벼슬의 정가는 삼공(三公) 1천만 전, 태수(太守) 2천만 전, 현령(縣令) 400만 전 등이었다. 문제는 돈으로 관직을 산 관리들이 본전을 뽑기 위해 백성을 더욱 혹독하게 수탈했다는 점이다. 이는 황건적의 난, 십상시의 난 등으로 이어져 결국 후한은 멸망의 길을 걷게 됐다.

▲우리 역사에서도 매관매직의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중 조선 후기엔 세도정치가 극에 달하면서 성행했다. 순조(純祖)ㆍ헌종(憲宗)ㆍ철종(哲宗) 시기 60년간 안동 김씨, 풍양 조씨 등 권문세족이 권력을 독점하면서 거의 모든 관직이 돈으로 거래됐다.
구한 말엔 고종(高宗)이 매관매직을 일삼았다. 관찰사(觀察使)는 10~20만냥이었고 수령(守令)은 5만냥 이하로 내려가지 않았다. 권력의 한 축인 명성황후(明成皇后)도 관직을 파는 데 앞장섰다. 실로 능력이 없었도 돈만 주면 벼슬이 가능한 시대였다. 그러니 나라가 망하는 게 당연해 보인다.

▲매관매직은 단순히 과거 이야기만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심심찮게 나온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된 김건희 여사 사건만 봐도 그렇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 김 여사가 인사ㆍ공천 등을 대가로 7건의 금품수수 사건에 연루돼 총 3억7000여 만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된 거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김 여사의 범죄 행각을 영부인이 대통령 권력을 배경으로 벌인 '현대판 매관매직'으로 규정했다.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재판에선 어떤 판결이 나올까. 국민들의 이목이 법원에 쏠린다.